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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 찬양 집회금지 사건
독일연방헌법재판소 2009. 11. 4. 결정, 1 BvR 2150/08
분지델 사건
주 문
헌법소원을 기각한다.
이 유
1. 사건개요
청구인은 독일 분지델에서 “루돌프 헤스를 추모함”이라는 주제로 옥외집회를 개최하려 하였다. 분지델에는 루돌프 헤스의 묘가 있었고, 예정된 집회의 표어는 “그에게 명예는 자유보다 소중하였다”였다.
루돌프 헤스는 히틀러의 측근이자 “총통의 대리인”으로 불린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나치당의 고위 간부였고,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정치적·상징적 대표자 중 한 사람이었다.
관할 행정청은 이 집회가 루돌프 헤스를 단순히 역사적 인물로 추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를 순교자 또는 영웅으로 영광화함으로써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는 효과를 가질 위험이 있다고 보았다. 이에 행정청은 집회법 제15조 제1항과 형법 제130조 제4항에 근거하여 집회를 금지하였다.
형법 제130조 제4항은 공개적으로 또는 집회에서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함으로써,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공공평화를 교란한 자를 처벌하는 규정이다.
청구인은 형법 제130조 제4항이 특정한 정치적 견해만을 겨냥하는 특별법으로서 의견의 자유를 침해하고, 그 조항에 근거한 집회금지도 집회의 자유와 의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2. 심판대상
이 사건의 심판대상은 연방행정법원이 루돌프 헤스 추모집회 금지를 적법하다고 판단한 판결이 청구인의 의견의 자유 및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그 전제로서 형법 제130조 제4항이 기본법 제5조 제1항 및 제2항에 합치되는지, 그리고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이 표현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3. 법원의 판단
연방행정법원은 집회금지를 적법하다고 보았다.
연방행정법원은 형법 제130조 제4항이 공공평화와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 피해자의 존엄을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보았다.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란 나치 시기의 모든 국가작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존엄·자유·평등을 부정하고 중대한 인권침해를 체계적으로 자행한 지배체제를 의미한다고 하였다.
연방행정법원은 루돌프 헤스 추모집회가 그의 인물 또는 행위의 일부 측면을 평가하는 데 그치는 행사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집회의 주제, 표어, 장소, 과거 유사 집회의 진행 방식 등을 종합하면, 루돌프 헤스라는 인물 전체를 아무런 제한 없이 긍정적으로 고양하고, 거의 제의적·종교적 성격을 띤 방식으로 영광화하는 행사로 이해될 수 있다고 보았다.
특히 루돌프 헤스가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지도적·상징적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그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 지배 전체와 그 체제가 행사한 폭력·자의지배를 묵시적으로 찬양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연방행정법원은 이러한 집회가 실시될 경우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고, 공공평화를 교란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다고 보아 집회금지를 유지하였다.
4. 헌법재판소의 판단
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국가의 기초가 되는 기본권이다. 의견은 개인이 자신의 진술 내용에 대하여 가지는 주관적 입장표명과 가치판단을 말한다. 그러므로 의견은 그것이 타당한지 부당한지, 근거 있는지 없는지, 가치 있는지 무가치한지, 위험한지 무해한지와 관계없이 원칙적으로 보호된다.
국가는 시민에게 헌법의 가치질서에 대한 내면적 충성을 강제할 수 없다. 기본법은 자유로운 공적 논쟁의 힘을 신뢰한다. 따라서 전체주의적이고 인간멸시적인 사상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단순히 사상으로 표현되는 단계에 머무는 한 처음부터 의견의 자유의 보호영역 밖에 놓인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국가사회주의 사상의 전파도 그 자체만으로 곧바로 의견의 자유의 보호영역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법은 극우적 또는 국가사회주의적 사상의 전파를 그 내용의 정신적 효과 자체만을 이유로 일반적으로 금지하는 반국가사회주의적 기본원칙을 알지 못한다.
나. 표현의 자유에서 보호되지 않거나 보호가 약화되는 경우
다만 의견의 자유가 모든 표현을 무제한으로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의식적으로 허위이거나 이미 허위임이 입증된 사실주장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실주장은 의견 형성의 전제가 될 수 있는 한 보호되지만, 입증된 허위사실은 자유로운 의견 형성에 기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홀로코스트의 역사적 사실을 의식적으로 부정하는 표현은 단순한 역사해석이 아니라 입증된 허위 사실주장으로서 보호영역에서 배제될 수 있다.
둘째, 표현이 단순한 사상표명 또는 역사적 평가를 넘어, 특정 인간 또는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동등한 가치를 부정하고 그들을 권리주체가 아닌 멸시·배제·박해의 대상으로 만드는 경우에는 그 보호가 결정적으로 약화된다. 인간의 존엄은 모든 기본권질서의 출발점이며, 자유로운 의견투쟁도 인간이 동등한 인격적 주체로 승인된다는 전제 위에서만 가능하다.
셋째, 표현이 타인의 인간존엄을 침해하는 경우, 그 표현은 더 이상 단순한 의견의 경쟁에 속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대방을 논쟁의 상대방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질서의 주체인 인간으로서의 지위를 박탈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표현은 자유로운 공론장의 일부가 아니라 공론장의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법익침해이다.
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표현이 정당화될 수 없는 이유
인간의 존엄은 다른 법익과 같은 차원의 이익이 아니다. 그것은 기본권 질서 전체의 근거이자 자유민주적 헌법국가의 최종 한계이다. 인간의 존엄은 인간을 단순한 객체로 전락시키거나, 인간으로서의 동등한 가치를 부정하거나, 특정 집단을 배제·멸시·박해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을 금지한다.
따라서 인간의 존엄을 침해하는 표현은 일반적인 법익형량의 방식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에도, 인간의 존엄은 표현의 자유와 같은 평면에서 저울질되는 이익이 아니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자유로운 인격발현과 민주적 의사형성을 보장하기 위한 권리이다. 그런데 어떤 표현이 다른 인간의 인격주체성을 부정하고, 그 사람 또는 집단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낮추며, 그들의 생명·고통·희생을 조롱하는 데 이른다면, 그 표현은 표현의 자유가 전제하는 인간의 동등한 존엄을 파괴한다.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 위에서 성립한다. 그러므로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는 표현은 표현의 자유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없다. 이는 단순히 다수의 도덕감정이나 역사적 불쾌감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헌법이 인간을 자유롭고 평등한 주체로 승인하는 근본결정을 침해하는 문제이다.
특히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의 경우, 그 체제는 특정 인종과 집단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규정하고, 그들을 박해·추방·살해하였다. 이러한 체제를 제한 없이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은 단순히 특정한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그 체제의 피해자들에게 다시금 “너희의 생명과 고통은 존중받을 가치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사망 피해자와 생존 피해자의 인간존엄에 대한 공격이다.
따라서 국가사회주의 인종이데올로기에 식별 가능하게 동일시하거나, 그 폭력·자의지배를 선전적으로 긍정하는 표현은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공공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표현의 자유는 인간존엄 침해를 정당화하는 방패가 될 수 없다.
라. 형법 제130조 제4항의 성격
형법 제130조 제4항은 의견의 자유에 개입하는 규정이다. 이 규정은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을 처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규정은 기본법 제5조 제2항 제1대안의 의미에서 일반법률은 아니다. 일반법률이란 특정 의견 자체를 금지하지 않고, 특정 의견과 무관하게 보호되어야 할 법익을 일반적으로 보호하는 법률이다. 그런데 형법 제130조 제4항은 모든 폭력·자의지배 일반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오직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에 대한 찬양·미화·정당화만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므로 이 규정은 특정한 역사적·정치적 태도에 연결된 특별법의 성격을 가진다.
그럼에도 이 규정은 예외적으로 기본법 제5조 제1항 및 제2항과 양립한다. 국가사회주의 지배가 유럽과 세계에 가져온 불법과 공포는 일반적 범주로 포착될 수 없는 역사적 특수성을 가진다. 독일연방공화국은 바로 그러한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에 대한 반대구상으로 성립하였다. 따라서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의 선전적 긍정을 제한하는 특별규정은 독일 기본법 질서의 역사적 정체성에 비추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예외가 의견의 자유의 실질적 내용을 후퇴시키는 것은 아니다. 기본법은 국가사회주의 사상의 전파 자체를 금지하지 않는다. 국가가 개입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신념이나 사상 자체가 아니라, 그 표현이 외부적으로 법익침해 또는 구체적 위험상황으로 전환되는 경우이다.
마. 공공평화의 의미
형법 제130조 제4항은 공공평화 보호를 정당한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공공평화는 단순한 불쾌감이나 주관적 불안감을 의미하지 않는다. 도발적 의견이나 극단적 이데올로기에 직면하여 시민들이 느끼는 불안, 다수 국민의 법의식이 상처받는다는 사정, 또는 정신적 분위기가 오염된다는 추상적 우려만으로는 의견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다. 자유국가에서는 불쾌하고 위험한 사상도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논쟁과 시민적 비판을 통해 대응되어야 한다.
공공평화는 공적 논쟁의 평화성을 의미한다. 즉 표현이 단순한 정신적 설득의 영역을 넘어, 공격·위협·법위반으로의 이행을 표시하거나, 수신자의 공격성을 자극하거나, 특정 집단을 직접 위축·협박하거나, 그 집단의 법적 안전에 대한 신뢰를 흔드는 경우에 공공평화 보호가 문제 된다.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의 찬양·미화·정당화는 역사적으로 실제 존재한 범죄의 긍정이다. 그것은 단순히 불쾌한 사상표명이 아니라, 전체 주민집단의 절멸로 나아간 체제의 악행을 환기하고 긍정하는 표현이다. 그러한 표현은 피해자와 그 후손에게 자신들의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권리가 다시 부정될 수 있다는 위협으로 작용하고, 그 표현에 동조하는 사람들에게는 폭력과 배제에 대한 억제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진다.
따라서 형법 제130조 제4항이 보호하는 공공평화는 표현 내용에 대한 국가의 도덕적 승인 여부가 아니라, 특정 집단에 대한 위협과 법익침해로 전환되는 외부적 효과를 방지하는 법익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바. 비례원칙 위반 여부
형법 제130조 제4항은 비례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첫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이 규정은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의 선전적 긍정이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고 공적 논쟁의 평화성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공공평화 보호라는 정당한 목적에 해당한다.
둘째,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은 피해자 집단에 대한 공격적 메시지로 작용하고, 지지자들에게 억제해제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따라서 이를 제한하는 것은 공공평화 보호에 기여한다.
셋째, 필요성도 인정된다. 이러한 표현이 공개적으로 또는 집회에서 이루어질 경우, 피해자 집단에 대한 위협과 공적 논쟁의 비평화화를 동일한 정도로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더 완화된 수단이 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넷째, 좁은 의미의 비례성도 충족된다. 형법 제130조 제4항은 국가사회주의 사상의 전파 일반을 처벌하지 않는다. 나치 시기의 모든 긍정적 언급을 금지하지도 않는다. 오직 역사적으로 실제 존재한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에 대한 찬양·미화·정당화가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는 방식으로 공공평화를 교란하는 경우에 한정된다. 따라서 의견의 자유와 공공평화 보호 사이에 적정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사. 구체적 사안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집회금지는 헌법적으로 정당하다.
예정된 집회는 루돌프 헤스의 개인적 행적 일부를 역사적으로 평가하는 데 그치는 행사가 아니었다. 집회의 주제, 표어, 장소, 과거 유사 집회의 진행 방식 등을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루돌프 헤스를 아무런 제한 없이 영광화하는 행사로 이해될 수 있었다.
루돌프 헤스는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지도적·상징적 인물이었다. 그는 “총통의 대리인”으로 불렸고,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중심부에 있었으며, 그 체제의 중대한 인권침해와도 관련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그를 무조건적으로 찬양하는 것은 공정하고 이해력 있는 청중에게 국가사회주의 체제 전체와 그 폭력·자의지배를 찬양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특히 루돌프 헤스를 “평화비행가” 또는 “순교자”로 묘사하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전도한다. 이는 국가사회주의 체제의 지도적 인물을 피해자처럼 만들고, 실제 피해자들이 겪은 박해와 살해의 의미를 상대화한다. 이러한 표현은 단순히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 피해자들의 고통과 희생을 조롱하고 그들의 존엄을 침해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
따라서 관할 행정청이 형법 제130조 제4항의 실현 위험을 이유로 집회를 금지한 것은 의견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
5. 결론
이 사건에서 문제 되는 것은 국가가 특정한 사상을 싫어하기 때문에 이를 금지할 수 있는지가 아니다. 기본법은 원칙적으로 자유의 적에게도 의견의 자유를 보장한다. 국가사회주의 사상의 전파도 그 자체만으로는 곧바로 보호영역 밖에 놓이지 않는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을 파괴할 자유가 아니다. 인간의 존엄은 표현의 자유와 같은 평면에서 비교형량되는 하나의 이익이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기본권질서의 기초이다. 인간을 동등한 인격적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특정 집단을 박해와 절멸의 대상으로 삼은 체제를 선전적으로 긍정하는 표현은 단순한 의견표명이 아니라 헌법질서의 전제 자체를 부정하는 법익침해이다.
따라서 국가사회주의 폭력·자의지배를 찬양·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이 피해자의 존엄을 침해하고 공적 논쟁의 평화성을 위태롭게 하는 경우, 그러한 표현은 표현의 자유에 의하여 정당화될 수 없다. 형법 제130조 제4항은 이러한 특수한 역사적·헌법적 상황에서 인간존엄과 공공평화를 보호하기 위한 제한규정으로서 기본법에 합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