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675
천자문262
동봉
0957그믐 회晦Dark
0958혼백 백魄Soul
0959고리 환環Environment
0960비칠 조照Shine
훼이풔후안자오晦魄环照huipohuanzhao
(혼천의는 하늘가에 매달려돌고)
-그믐지나 초승되면 다시밝아라-
0957그믐 회晦Dark
그믐 회晦 자는 꼴소리 문자며
날 일日부수에 획수는 총11획입니다
해의 뜻을 나타내는 날 일日 자와
소릿값 매양 매每 자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그믐 회晦에 담긴 뜻으로는
1. 그믐
2. 밤, 어둠
3. 얼마 안 됨, 조금
4. 날이 어둡다
5. 희미하다, 분명하지 않다
6. 어둡다, 캄캄하다
7. 어리석다
8. 감추다, 숨기다
9. 시들다 따위입니다
그믐 회晦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晦 : 그믐 회
朓 : 그믐달 조
除 : 섣달그믐 제/음력 사월 여/덜 제
望 : 보름 망/바랄 망
朢 : 보름 망/바랄 망
琞 : 보름 망/성인 성
朔 : 초하루 삭
祽 : 초하루 제사 췌 자가 있습니다
'그믐晦'이라 할 때는 음력입니다
그믐에 달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날일日 부수에 매양 매每 자일까요?
초하루 삭朔자 보름 망望 자를 비롯하여
심지어 그믐달 조脁 자에도 달월月이 있는데
하필 그믐의 대명사 그믐 회晦 자에는
달 월月이 빠지고 날 일日 자가 들어갔습니다
'월진이일여고月盡而日如故'입니다
달月은 다하여盡 보이지 않지만
해日는 예전故처럼如 그대로라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서 달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초승달이든 보름달이든 그믐이든 상관없이
언제每나 한결같은 태양日의 모습이
그믐회晦 자에 담겨있는 뜻이라 하겠습니다
눈으로 보았을 때 달은 두 가지 빛깔이지요
어둠의 빛깔과 밝음의 빛깔입니다
그믐이라고 해서 달이 없는 것이 아닙니다
육안으로 달이 보이지 않을뿐이지
보이지 않는다 해서 달이 없어진 게 아닙니다
요즘은 천문학에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분야입니다
하지만 천문학에 관한 지식이 없더라도
달이 아예 없어졌다 생겨났다 하는 게 아님은
이미 옛날이나 지금이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점은 달에 정령이 있다고 본 것이지요
이를 옛사람들은 회백晦魄이라 했습니다
회백에는 또 2가지 뜻이 있는데
반달을 놓고 보았을 때
어둔 곳이 그믐晦의 빛깔이고
밝은 곳이 달빛魄의 빛깔입니다
그믐 회晦 자에는 해日의 정령이 있어서
아무리 어둠이 누리를 덮더라도
태양日의 정녕이 늘每 함께하는 까닭에
그믐에는 희망을 잉태한 양신陽神이 있고
밝은白 정령鬼이 함께 하는 까닭에
백魄은 음신陰神=月神으로 커지는 것입니다
초승달에서 반달을 거쳐 보름달로 커짐에
달의 정령이 깃들어있다고 본 것입니다
0958혼백 백魄Soul
넋 백/재강 박/영락할 탁魄 자는
귀신 귀鬼 부수에 획수는 총14획이고
꼴形 소리聲 문자입니다
귀신이나 영혼의 뜻을 지닌 귀신 귀鬼 자와
소릿값 흰 백白 자가 만나 이루어졌습니다
넋 백魄으로 새길 경우
1. 넋
2. 몸
3. 모양
4. 달
5. 달빛 따위이고
재강 박魄으로 새길 경우
1. 술을 거르고 남은 찌끼 재강과
2. 찌꺼기
3. 넓다 따위의 뜻이 있으며
영락할 탁魄으로 새길 경우
1. 영락하다
2. 보잘것없지만 되다의 뜻이 됩니다
넋 백魄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神 : 귀신 신
靈 : 신령 령
鬼 : 귀신 귀
魂 : 넋 혼
䰟 : 넋 혼 자 등이 있습니다
'넋'을 표현할 때는 늘 귀鬼 자가 붙습니다
귀신 귀鬼 자는 형태를 갖고 있습니다
귀신 신神 자가 무형의 존재인데 비해
귀鬼는 머리由가 있고 다리儿가 있습니다
머리가 있고 다리가 있다면 움직임이지요
도깨비도 형체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를테면 '이매망량魑魅魍魎'이란 게 있는데
도깨비 이/~매/~망/~량 자입니다
한결같이 귀신 귀鬼 자가 들어 있지 않습니까
혼백魂魄은 귀신귀변鬼에 들어 있습니다
혼백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단 얘기입니다
어쩌면 수행이 부족해서일지 모르나
솔직히 나는 아직 혼백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튼 이 귀신 귀鬼자에 비해
귀신 신神 자에 대해서는 불가시적입니다
신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많이 등장하고
기독교와 이슬람에서도 신을 믿지만
아직까지 신을 보았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신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하다는 것이겠지요
새김으로 볼 때 귀신 귀鬼 귀신 신神은
동일한 '귀신'에 해당한다고 보겠지만
귀신 귀鬼는 자체 부수部首이고
귀신 신神은 보일 시示/礻부수입니다
한자에서는 부수가 다르다면
담긴 의미조차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테면 똑같은 척삭동물문에서도
고양잇과와 원숭잇과는 다르듯이 말입니다
같은 귀신이라도 부수가 다르면 다릅니다
옛사람들은 넋 백魄 자에 넋을 담았습니다
달에는 넋이 있어서 밝아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아무튼 달은 그믐에서 초승을 거쳐
상현달을 거치고 가장 둥근 보름달을 지나
하현으로 다시 그믐으로 되돌아옵니다
이러한 현상을 반복하면서
달은 나름대로 고리環를 형성합니다
초승달에서 상현달로 갈 때는 D자 형이고
보름달에서 하현달로 갈 때는 C자 형입니다
DC는 소비자가 좋아하는 글자이고
CD는 음악 매니아들이 좋아하는 글자인데
어느 쪽이든 이는 달의 자연현상입니다
정말 귀신 귀鬼 자가 들어간
귀신鬼의 부류가 육안으로 보일까요,
귀신 귀鬼 자가 들어가 있는
60여 가지 귀鬼의 세계를 볼 수 있습니까
0959고리 환環Environment
고리 환環 자는 꼴소리 문자며
구슬옥 변王에 획수는 총17획입니다
간체자 고리 환环의 본자로서
구슬의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 변玉과
소릿값이면서 둥글게 되어 있다는 뜻을 지닌
놀라서 볼 경睘 자로 이루어졌습니다
둥글게 되어 있는 구슬의 뜻으로 쓰이지요
고리 환環 자를 영어로 옮길 때
첫째는 링Ring으로 푸는 게 맞을 것입니다
달이 고리를 이루어 모행성母行星을 비추기에
링으로 옮긴 것은 직접적인 뜻입니다
D자형에서 O자형으로 갔다가
그리고 O자형에서 다시 C자형으로
고리를 이루면서 달은 우리 지구를 비춥니다
고리란 달의 여러 가지 모양을 뜻하지요
둘째는 인바이런먼트Environment입니다
비록 직접적인 뜻은 되지 못하지만
사람뿐만 아니라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반드시 3가지 환경이 있어야 합니다
첫째는 시간이라는 환경이고
둘째는 공간이라는 환경이며
셋째는 생명체라는 환경입니다
불교에서는 환경오염을 5가지로 듭니다
일반적으로 '오탁악세五濁惡世'라고 읽는데
나는 '오탁오세五濁惡世'로 발음합니다
악할 악惡 자를 미워할 오惡로 새긴 것이지요
시대환경도 그렇거니와 공간환경도
나아가서는 이러한 시공 속에서 살아가는
어떤 인간 어떤 생명체도 악惡한 것은 없습니다
오직 혐오嫌惡와 혐오감이 있을뿐입니다
혐오감 혐오증은 바꿀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탁오세도 바꿀 수가 있습니다
나는 '미워할 오惡'로서 새김의 세계와
'악할 악惡'으로서 새기는 새김의 차이를
피의자와 죄수에 견주고 싶습니다
피의자는 아직 죄수가 아닙니다
그러나 죄수는 법정의 판결이 내린 상태이지요
따라서 부처님께서 제시하신 '오탁오세'는
'악세惡世'가 아니기에 바꿀 수 있습니다
한 번 죄수로 법정에서 판결이 나면
반드시 그 죗값을 치르기 전에는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게다가 원죄를 선언한 기독교의 말씀은
원죄이기에 영원히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곰과 호랑이가 백 번을 죽었다 깨어나더라도
결코 사람이 될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마늘을 많이 먹더라도
백일기도가 아니라 천일기도 만일기도를 올리더라도
곰은 여전히 곰을 벗어나지 못하고
호랑이 역시 여전히 호랑이일뿐입니다
원죄가 있는데 신에게 아무리 기도를 올린들
원죄인데 어떻게 없어질 수 있겠습니까
1. 시대의 혐오감=겁탁오세劫濁惡世
2. 견해의 혐오감=견탁오세見濁惡世
3. 생활의 혐오감=명탁오세命濁惡世
4. 번뇌의 혐오감=번뇌탁오세煩惱濁惡世
5. 중생의 혐오감=중생탁오세衆生濁惡世
환경環境은 눈에 보이는 공간만이 아니라
느낌으로조차 알 수 없는 시간과
그 시공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입니다
고리 환環 자의 직접적 풀이 못지않게
간접적 풀이로서의 환경 또한 중요한 점입니다
산과 들, 강과 바다, 대기와 기후 따위는
우리가 환경으로 쉽게 생각합니다
시대의 환경도 생각해볼 수 있는데
생명체도 환경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요
지구상에는 70억 인구가 함께 살아갑니다
사람은 자신을 제외한 세계 모든 인구가
그대로 그의 삶에 소중한 환경이 되어줍니다
어디 사람뿐이겠습니까
만일 사람 밖의 어떤 생명체도 없다고 한다면
과연 사람이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따라서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그대로 나의 삶의 환경이 되어줍니다
이 고리 환環에 담긴 뜻으로는
1. 고리
2. 둥근 옥
3. 고리 모양의 옥
4. 둘레
5. 두르다
6. 돌다, 선회하다
7. 두루 미치다
8. 물러나다 따위가 있습니다
고리 환環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环 : 구슬 배/고리 환의 간체자
镮 : 고리 환
玔 : 옥고리 천
鋂 : 사슬 고리 매
還 : 돌아올 환/돌 선 자 등이 있습니다
0960비칠 조照Shine
비칠 조照 자는 꼴소리 문자며
연화발灬 부수에 획수는 총13획입니다
뷸꽃의 뜻을 나타내는 연화발灬부와
소릿값 밝을 소昭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옛날에는 날 일日 부수와 불화火=灬 부수는
글자로 쓸 때 서로 같이 쓰곤 했습니다
그런 까닭에 밝을 소/비출 조昭 자는
햇빛, 불이 밝다는 뜻으로 많이들 썼습니다
나중에 밝을 소昭 아래에 연화발灬을 붙여
비칠 조照라 뜻과 소릿값을 지니면서
해와 불 양쪽의 뜻을 동시에 나타냈습니다
구별할 때는 소昭를 그림씨 '밝다'로 하고
조照를 움직씨 '비치다'로 쓰게 되었습니다
우리말보다 언어의 변천사가 더 다양한 것이
바로 중국의 말이자 글語文인 한자입니다
비칠 조照에 담긴 뜻은
1. 비치다, 비추다
2. 견주어 보다, 대조하다
3. 밝다, 환하다, 알리다
4. 빛, 햇빛, 영상, 거울
5. 증서, 증거 따위입니다
비칠 조照 자와 관련된 한자로는
㷖 : 비칠 조의 본자
曌 : 비칠 조와 같은 자
燳 : 비칠 조와 같은 자
瞾 : 비칠 조와 같은 자
映 : 비칠 영/희미할 앙
召 : 부를 소/대추 조
招 : 부를 초/지적할 교/풍류 이름 소
昭 : 밝을 소/비출 조
超 : 뛰어넘을 초 자 등이 있습니다
그믐晦은 그믐 그대로 어둠을 만드니
새까만 어둠이 세상을 비추고
초승魄달은 초승달 그대로 아직 어둠이나니
초승달 어둠으로 세상을 비추어냅니다
반달彎月은 반달 그대로 어스름을 만드니
어스름 그만큼의 세상을 비추어내고
보름달滿月은 보름달 그대로 밝음을 만드니
둥근 고리로서 누리를 비추어냅니다
아! 회백환조晦魄环照여!
내일이 어느새 음력 시월 보름입니다
바야흐로 동안거의 시작입니다
부디 바라건대 이 땅을 두루 비추소서
11/13/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