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자의 본선리그 첫 대국에서 여자랭킹 7위 조혜연 9단(왼쪽)이 35위 정유진 초단에게 완승을 거뒀다. 상대전적은 4승.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1R 2G
조혜연, 정유진 상대로 194수 불계승
'입신' 조혜연 9단이 '수졸' 정유진 초단에게 완승을 거뒀다. 28일 오후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호반 여자최고기사결정전 본선리그 1라운드 2경기에서 194수 만의 불계승으로 첫발을 기분 좋게 뗐다.
1985년생과 2006년생, 입단 25년차와 3년차. 프로 경력에서 최고참과 막내, 입신과 수졸의 대결은 초반 우변에서 수읽기 착오를 일으킨 정유진 초단이 제 기량을 보여주지도 못한 채 때이르게 승부를 넘겨 주었다.
▲ 조혜연 9단은 정유진 초단이 태어나기 전부터 여자기전을 우승하며 전성기를 열었다.
반상에는 그 후로도 150수 가까이 놓여졌지만 조혜연 9단이 노련하게 정리해 나갔다. 전혀 빌미를 주지 않았고 차이도 좁혀지지 않았다. 대국 중 15살 초단의 한숨 짓는 모습이 가끔씩 보였다. 각자 2시간의 제한시간에서 조혜연은 33분 43초를 남겼고 정유진은 초읽기가 시작되자마자 돌을 거둬 들였다.
K바둑 박지은 해설자는 "원래 조혜연 프로가 강하게 두는 스타일인데 오늘은 정확한 형세판단으로 참을 때는 참고 튼튼하게 두면서 자신의 강점을 다른 데서 보여준 한판이 아닌가 한다"는 평을 전했다. 상대전적은 4전 전승. 전부 불계 승부가 났다. 아래는 국후 감상.
▲ 초반 우변 공방의 결과가 승패에 직결됐다. 백46 때 흑47이 정유진의 패착. 백48이 놓이자 흑 승률이 한자릿수로 곤두박질쳤다. 47로는 흑A, 백B, 흑48로 나가야 했던 것.
"우변에서 결과적으로 너무 망한 것 같다. 그저께 여자바둑리그에서 쉬운 착각으로 져서 오늘은 긴바둑을 두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정유진 초단)
"초반에 성공했지만 좋은 바둑을 못 닦는 고질병이 있어서 긴장을 많이 했다. 장고바둑을 몇 십년 만에 두어 보는 것 같은데 중반 이후로 체력이 딸린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는 것을 일단 많이 먹겠다." (조혜연 9단)
▲ 프로가 되고 나서 제한시간 2시간 바둑은 처음 둔 정유진 초단이다.
2라운드에서 조혜연은 조승아 4단을, 정유진은 이민진 8단을 만난다. 다음주에는 최정-조승아(3일), 김은선-이민진(4일)의 1라운드 경기로 이어진다.
41명이 참가한 예선을 통과한 4명, 시드 3명과 와일드카드 1명이 합류한 본선리그, 본선 1ㆍ2위 간의 결승5번기로 초대 여왕을 가리는 2021 호반배의 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프로 3년차인 15세 정유진도 어리고, 조혜연은 여자 최연소 기록(11세 10개월)으로 입단했다.
▲ 와일드카드로 막차를 탔다.
▲ 김혜민 9단, 허서현 2단, 강다정 3단을 꺾고 올라왔다.
▲ "(다음 상대) 조승아 사범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은데 일인자로 올라서려면 일단 저를 밟고 가야 합니다(폭소)."
▲ "오늘은 내용이 너무 안 좋았는데 다음 판은 열심히 준비해서 잘 두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