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편. 인생, 트로트처럼 살다 보면 삶의 희로애락의 굽이굽이가 트로트 곡조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특히나 세속의 힘든 일을 겪고 나면 트로트의 가사가 마치 내 인생 같아 마음 크게 위로를 받는다고.
그래서 흔히들 ‘뽕짝’ 이라 부르는 트로트는 우리의 일상에 위로가 되고 살아갈 힘이 된다. 지금 그 노래 한 가락, 들어본다. 1부. 신명 나게 놀아요
3월 20일 (월) 밤 9시 30분 장구와 결혼한 여자
트로트 장구로 신명 나게 사는 여자가 있다! 20여 년간 국악 선생님으로 활동한 이수금 씨.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장구 수업은 폐강되었다. 사람들에게 다시 장구를 알려주기 위해 이수금 씨만의 방법을 생각하게 되는데.
바로 사람들이 가장 익숙하고 신나는 트로트 가락! 원래는 트로트를 즐겨 부르지도 춤도 한번 안 춰봤지만 사람들에게 장구만 알려줄 수 있다면 노래를 배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트로트를 부르면서 트로트 가락에 점점 흥미를 느끼기 시작한 이수금 씨. 지금은 그 누구보다 트로트와 장구를 사랑하는 여자다.
나는야 트로트 농사꾼!
20년 동안 고향인 김해에서 장구를 가르치며 하는 일이 또 있다. 지인의 땅에서 지인의 농사일을 도와주고 표고버섯 재배를 하고 있다.
노동요라고 하던가? 이수금 씨는 일을 할 때 잘되지 않거나 힘이 들면 어김없이 트로트를 부른다.
‘노래 부르면 덜 지루하고 덜 힘들고 기분도 좋고요’
하루하루 트로트와 사랑에 빠지며 프로 농사꾼이 되어가는 이수금 씨이다.
사람들과 노래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게 꿈이라는 그녀의 하루를 만나러 가보자. 2부. 트로트가 좋소
3월 21일 (화) 밤 9시 30분 음메~ 트로트가 좋소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젖소 목장을 운영해가고 있는 남상오 씨
이곳에는 특별한 젖소들이 있다고 하는데. 힙합, 발라드, 팝송에도 반응하지 않는 젖소들이 반응하는 건 오로지 트로트이다.
착유할 때 트로트를 틀어주지 않으면 시위라도 하듯 착유량이 현저히 줄어드니 남상오 씨는 트로트를 틀지 않을 수가 없다.
아들의 꿈
남상오 씨가 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았듯이 아들 선우 군의 꿈도 젖소 목장이다.
아들은 아빠를 닮는다고 했던가. 젖소들에게 트로트를 틀어주며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남상오 씨. 부전자전, 아들 선우 군도 트로트가 나오면 절로 따라 부른다.
트로트 찐팬인 젖소들 따라 트로트를 좋아하게 된 가족- 오늘도 트로트와 함께하는 이들의 일상을 만나러 가보자.
3부. 막내의 꿈
3월 22일 (수) 밤 9시 30분 다도해의 수려한 자연경관이 펼쳐지는 전라남도 신안군.
이곳에서 어렸을 때 품었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여려서 가수를 하기 위해 서울로 갔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혀 포기할 수 밖에 없덨던 꿈.
그러다 19살 차이 첫째 누나가 하던 김양식을 버거워하자 일을 돕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박경덕 씨. 누나 일을 돕는 틈틈이 고된 하루를 한두 곡씩 부르던 노래가 지금은 다시 꿈이 되어 그 꿈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팬 1호는 가족
이곳에 가끔 놀러 오는 둘째 누나와 매형은 그런 경덕 씨의 팬이다. 경덕 씨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눈물이 난다는 누나와, 박경덕 씨의 노래를 들은 이후 다른 사람의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는 매형.
그리고 박경덕 씨 옆에서 묵묵히 그를 지켜주는 큰 누나, 노래 잘하는 막둥이가 그저 대견한 어머니까지.
이렇게 가족들은 박경덕 씨의 1호 팬이 되어 그의 오랜 꿈을 응원하고 있다.
가족과 함께 꿈을 찾아가는 박경덕 씨. 그의 행복한 하루를 따라가 보자. 4부. 브라보, 마이 라이프
3월 23일 (목) 밤 9시 30분 트로트는 내 사랑
전라남도 함평, 이곳에 제일가는 인기쟁이 김영호 씨가 떴다!
그는 10여 년 전, 노래 경연에서 꿀벌을 온몸에 붙이고 트로트를 불러 유명해졌다. 유명세에 걸맞게 오일장에 나선 그는 한 발자국 떼기 무섭게 사람들과 인사하느라 바쁘다.
길을 걸어갈 때도 자칭 오픈카라고 불리는 자전거를 타고 갈 때도 김영호 씨는 트로트를 부르고 듣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내 인생의 트로트가 없다면
예전에는 잘되던 양봉이 지금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꿀벌이 많이 죽어 규모를 줄였다. 꿀벌이라고는 하지만 김영호 씨에게는 자식 같았던 만큼 꿀벌이 죽었을 때 왔던 적적함은 표현할 수가 없다.
우울할수록 더 신나게! 더 재밌게! 김영호 씨는 적적함을 난 키우는 재미로 달래고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듣고 부르며 오늘도 즐거운 인생을 맞이한다.
“외롭고 힘들 때 나를 붙잡아주는 게 노래에요”
누구나 다 힘든 시기가 있지만 그가 오늘 다시 웃을 수 있는 건 바로 트로트가 있어서라고 한다. 때론 트로트 가사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김영호 씨. 그의 인생 노래를 들어본다. 5부. 돌아와요, 부산항에
3월 24일 (금) 밤 9시 30분
우리나라 최초의 국민가수 현인에서부터 가왕 나훈아가 태어난 곳, 부산.
이곳에서 트로트 가수 송애 씨와 대중음악 평론가인 김형찬 씨를 만나 트로트의 산실인 부산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트로트하면 부산! 부산하면 트로트!
많은 트로트 가수들이 태어난 곳 부산. 그리고 부산을 테마로 한 대중가요가 2,500곡이 넘는다. 이 중에서도 ‘돌아와요 부산항에’ ‘이별의 부산정거장’이 부산을 대표하는 노래다.
그중에서도 원로 가수 故 박재홍의 ‘경상도 아가씨’는 부산 피난살이 노래의 대명사 격. 그 노래의 배경인 40계단 거리는 40계단 층층대에 앉아 우는 나그네와 처량한 판잣집이 경상도 아가씨의 눈에 비친 실향민의 생활상이다. 그 안에서 느끼는 살가운 인정, 타향살이의 설움은 노랫말에 잘 나타난다.
가왕 나훈아의 고향, 초량동
또한 나훈아의 고향인 ‘초량 이바구길’은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라는 뜻의 ‘이바구’ 근현대 부산의 옛 기억이 고스란히 스며있는 곳이자 역동적인 세월을 깊이 받아들인 곳이다. 나훈아의 모교 초량 초등학교와 그가 거닐었을 이바구길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본다.
굴곡과 파란이 많았던 우리나라 근현대사가 그대로 녹아있는 항구도시, 부산. 그곳에서 탄생한 트로트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정통 트로트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부산의 거리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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