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승1국을 내줬지만 2국을 승리한 최철한, 제2의 전성기를 찾았다고 할 만큼 자신감이 넘쳤다.
"내 바둑을 두고자 했다. 자신감을 얻게 됐다."
이세돌의 묘수는 산맥을 부술 정도였지만 최철한의 시야는 그 파괴력을 포용할 정도로 넓었다. 11월 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서 열린 2012 olleh배 바둑 오픈 챔피언십 결승5번기 제2국에서 최철한 9단이 이세돌 9단을 상대로 198수만에 백불계승을 거둬 결승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1일 열린 제1국은 이세돌이 승리했었다.
이세돌은 대국 시작 40분 전부터 대기실에 나타나 해설자인 김성룡 9단, 한해원 3단과 담소를 나누며 긴장을 풀었다. 이세돌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바둑싸이트를 기획하고 있으며 11월 중순경 이를 발표할 생각이다. 최철한이 도착하자 LG배 8강전의 최철한 상대선수인 중국 렌샤오가 기권한다는 것도 화제가 됐다. 폐렴 비슷한 증세로 비행기를 타기 어렵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다고 하자, "(기압차로 비행기가 폐에 해롭다면) 배를 통해 인천항에 들어오는 것은 어떨까?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신안까지 올 수 있다"라는 농담으로 서로의 긴장을 푼다.
결승2국의 초반은 이세돌이 리드했다. 최철한이 이렇께 끌려다니며 2-0으로 패배하면 남은 삼성화재배 준결승도 힘들어질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도 나왔다. 명인전에서 박영훈에게 반집 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그러나 최철한의 장점은 성급한 '올인'이 아니라 넓은 시야였다. 과감하게 좌변을 뚫어 대세를 돌린 최철한은 이세돌의 묘수를 성동격서 식으로 멋지게 회피하며 해설자들을 감동시켰다. 이세돌의 흔들기가 작렬했지만 1국처럼 초읽기에서 흔들리지도 않고 차이를 벌려 198수만에 승리를 거뒀다.
국후 인터뷰에서 최철한은 이세돌의 '묘수'를 이미 읽고 있었노라고 답해 해설자들을 놀래키기도 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 결승2국 날이 마침 아내의 생일이라 꼭 이기고자 했다는 최철한
- 어제 대국을 지고 나서 충격이 있지 않았나? "어제의 제1국은 끌려다니다 져서 기분이 매우 안 좋았다. 오늘은 꼭 제 바둑을 두자고 마음 먹었는데 이겼다. 마침 오늘이 아내(윤지희 3단) 생일이기도 해서 꼭 이기고자 했다. 목적한 바가 이뤄져서 기분 좋다."
- 이세돌의 묘수(103수)를 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그 수는 저도 보고는 있었다. 손해를 보고 둬야 하기 때문에 보기 어려운 수, 두기 어려운 수라고만 생각했는데 막상 둬 오는 걸 보고는 좀 놀랐다. 그래도 대비책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았다."
- 오늘 대국은 어디서 승기를 잡았나? "초반은 제가 나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진행이었다. 이세돌 9단은 63 마늘모를 별로 좋지 않게 봤다. 마늘모가 있어도 결국 좌변을 제가 뚫고 나온 수(68수)가 있기 때문에 흐름이 좋아졌다. 이후에 이 9단의 실수도 몇 번 겹쳐서 승리할 수 있었다."
- 초반에 좋지 않았는데, 그럼 승리로 반전이 된 때는? "역시 좌변을 뚫고 나오면서부터다."
- 이세돌 9단과 olleh배 결승5번기와 삼성화재배 준결승 3번기 총 8번기를 둬야하고 이중 2번을 둬 1:1이 됐다. 앞으로 남은 대결은 자신있나? "오늘 기분 좋게 이겨서 자신감이 생겼다. 번기 승부에서 그동안 많이 밀려왔는데 자신감을 가지고 좀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 전에 응씨배를 우승할 때보다 지금이 더 기량이 늘었다는 기분이 든다. 본인은 어떤가? 지금이 전성기인가? 아니면 그때의 실력이 전성기인가? "당시는 패기로 뒀던 때이고 지금은 나름 노련하게 원숙하게 버티는 것 아닐까? 하하. 지금은 결혼도 하고 해서 제2의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결승 3국은 오는 11월 22일 오후 1시부터 바둑TV 생중계로 진행되며 사이버오로에서 프로기사의 해설로 인터넷 생중계한다. olleh배의 우승상금은 1억. 이세돌-최철한은 올해 삼성화재배 준결승에 동시 진출했으며 오는 12,13,15일에 준결승 3번기를 겨룰 예정.
▲ 복기중인 최철한 9단
▲ "이 수는 생각을 못했네", 복기는 이세돌의 공부법이다.
▲ 후끈한 취재열기
---------------------------------------- - 이하 속보 - 1신/이세돌, 수읽기로 덤비지 마라
"이세돌이 이런 중요한 판의 중요한 장면을 마치 바둑리그 두듯이 속기로 일관하고 있다. 그렇지만 너무 어려워서 최철한의 고민이 크다. 이런 판을 이렇게 지면 충격이 있을 것이다." - (김성룡 9단)
1-0으로 앞선 이세돌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초반이다. 11월 2일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서 시작된 2012 olleh배 결승5번기 제2국에서 이세돌 일단 압도적인 수읽기와 속기를 선보이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날지 아직 단정하기 이르지만 기분 좋은, 통쾌한 행마로 최철한을 압박하고 있다. 마치 수읽기의 영역에서 내게 도전을 하지 말란 '으르렁거림'처럼도 보인다. 1일 열린 제1국에선 이세돌이 승리했었다.
오후 2시 70수를 진행중이다. 사이버오로에서 결승2국 인테넷 해설을 맡은 온소진 7단은 "이세돌 9단의 행마가 기분좋다. 하지만 최철한 9단도 실리 균형을 잘 맞추며 큰 반격을 노리고 있다."고 진단.
▲ A로 끊고 나가 올인한 최철한의 결단력과 대세관이 빛났다 - 온소진
2신/최철한의 올인, 이세돌의 장고
백1(100수)에 대한 이세돌의 응수가 궁금하다. 좌변에서 A로 과감하게 끊고 모험을 택한 최철한의 결단이 빛났다는 평가다. 흐름은 어느새 최철한 쪽으로 돌아섰다. 이세돌의 장고가 이어지고 있다.
▼ 대타협? 최철한 유리
3신 / 2시 40분, 이세돌의 장고 끝 묘수 나왔으나 최철한 큰 바둑에 이세돌 묘수 무력화
△를 교환한 다음 흑1이 묘수다. 잘 못 받으면 백이 망한다. 그러나 좌변 실리를 초개같이 포기한 최철한의 처리가 좋았다. 반상을 넓게 쓴다는 말과 통한다. 실전 백6으로 하변을 건드린 것이 좋았다. 이세돌의 묘수는 성공했지만 중앙에서 최철한 백말이 뻗어나가 최철한이 대세를 장악했다. 이대로 끝나면 최철한의 승리가 유력하다. 이세돌의 주 특기인 '흔들기'가 거세질 것 같다.
4신/ 이세돌 대위기 속 흔들기
3시 7분, 162수를 지나고 있다. 최철한은 제한시간을 모두 소비하고 초읽기 한 번을 썼다. 이세돌은 아직 제한시간이 남아있다. 바둑TV 해설을 맡은 김성룡 9단은 이세돌의 위기라고 진단, 오로 해설자 온소진은 "흑(이세돌)에게 별다른 수가안보인다. 집으로 추격하기에는 때늦었다"라고 형세판단을 했다. 이세돌의 흔들기가 강렬하지만, 최철한이 실수없이 잘 받아내고 있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제2국은 최철한이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 다만 최철한의 핸디캡인 '난청'은 이런 초읽기상황의 한가지 변수다.
5신/최철한, 이세돌 대마잡고 2국 승리 198수 백불계승, 3시 30분
▲ 대국 시작전, 이세돌 9단이 물끄러미 앞을 바라보며 대국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 최철한 9단, '세돌이 형은 무슨 생각?'
▲ 입회인 윤종섭 3단의 개시선언이 있고, 흑번인 이세돌(우)의 첫 착수가 이어지고 있다.
▲ 최철한 9단, 백번의 첫 착점
▲ 우움? '한 번 해볼까?', 이세돌 9단 인상을 한 번 찡그러더니 대국 포석단계부터 상대적으로 빠른 착수를 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