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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구성원들의 2022년 새해 메시지
코로나19로 두렵고 힘든 2년을 보냈지만 여전히 앞날이 불안한 상황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어제와 다를 것이 없는 암담함 속에서도 교회와 우리는 어떻게 세상에 힘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스스로 힘을 내고 서로에게도 힘이 돼 줄 수 있을까. 고민과 성찰을 놓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교회 구성원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청했습니다.
세상 속 삶의 한가운데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해 올 한 해를 바삐 살아낸 모든 분에게 노혜인 씨(가톨릭기후행동 액션팀장), 박현동 아빠스(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이미영 소장(우리신학연구소), 이전수 씨(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이주형 신부(서울대교 성서못자리)가 새해 메시지를 전합니다.
2022년 새해 메시지
노혜인 안나(가톨릭기후행동 액션팀장)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지나고 2022년 새로운 해가 떠올랐습니다. 기후위기, 코로나19 팬데믹, 각종 분쟁 등으로 고통받는 세상 안에서 한 해 동안 잘 살아 낸 우리 모두를 응원하고 격려합시다. 새해에는 우리가 지구와 이 땅에 사는 모든 생명이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인식하고 이 지구에서 고통받는 가장 약한 이웃들을 돌보고 연대하며 살아가길 희망합니다.
또한,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면서 우리 모두 지치지 않고 하느님 안에서 희망을 갖고 우리 가운데 계시는 그분의 생명으로 공동의 집, 지구가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이 충만해지는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고 주님의 한없는 은총과 축복 속에서 평화와 기쁨이 가득한 한 해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아멘.
올 한해도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애쓴 가톨릭기후행동. 지난 성탄에는 맹방해변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건설 반대 미사를 봉헌했다. ⓒ이옥분
박현동 아빠스(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장)
‘기상이변’이라는 말을 검색해 보면, 한 해 동안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난 기후 재앙들을 생생하게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산불, 폭염, 폭우, 한파, 가뭄, 위력이 세진 태풍이나 토네이도, 해수면 상승 등 우리가 가까운 미래에 마주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던 일들이 매해 우리 일상 속으로 파고드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삶의 방식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아직 우리 코앞에 직면한 문제로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021년 5월 24일 한국 가톨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종의 ‘찬미받으소서’ 반포 6주년을 맞이하면서 앞으로 7년 동안 온 세상의 가톨릭 신자들과 함께 피조물 보호를 위한 7년 여정을 시작하기로 결의하며, 일치된 마음으로 그 여정을 하느님께 봉헌했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2022년은 돌봄과 친교의 영성으로 지구와 가난한 형제자매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이며, 지금 우리 시대에 필요한 생태적 회개의 영성을 살아가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이미영 소장(우리신학연구소)
2022년 새해에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 특히 평신도들이 시노드 정신을 배우고 경험하는 순간이 한국천주교회 안에서 충만히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겸손히 귀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이들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배우면서 그 안에서 우리를 이끄시는 성령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은총의 시간이기를 기대합니다. ‘가톨릭’이라는 말이 품은 보편성과 포용성을 우리 각자 삶의 자리에서 살아내고, 모든 이가 함께 친교를 나누고 참여하며 세상 안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사명을 올곧이 걸어가는 여정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특히 2022년에 실시될 20대 대선과 8회 지방선거에서 ‘좋은 정치’를 펼쳐갈 일꾼이 누구인지 잘 식별하고 적극 투표에 참여해서, 한국 사회가 팬데믹의 시련과 고통을 넘어 공동선과 형제애가 확산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도록 가톨릭 시민이 앞장서면 좋겠습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이전수 라파엘(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지난 2년간 코로나19 감염증의 대유행으로 청년들의 삶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2021년 대학에 입학한 청년들은 비대면 수업 때문에 학교 건물이 어떻게 생겼는지, 동아리 활동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또 자신을 고용한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늘었고,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청년들도 있습니다.
낭만적이면서도 비극적인 청년들의 삶 속에 교회의 자리는 얼마나 있었을까요? 교회는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말하며 그들이 교회를 찾아오길 바라지만, 교회가 청년들을 찾아갔던 적은 얼마나 될까요? 2022년 새해는 교회가 가장 보통의 청년들, 가장 위험한 경계선에 서 있는 청년들과 동반하는 첫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주형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지난 한 해 모두 많이 힘드셨지요? 코로나만이 아니더라도 우리를 힘들게 하는 건 참 많았어요. 저 역시 쉽지 않은 한해였습니다. 그래도 살아보니 살아지던데 그렇다고 이걸 희망이라고 해야 할지. 여러분들에게 희망은 무엇인가요? 저도 많이 생각 중입니다. 그래도 그리스도인인 저에게 희망은 하느님이십니다. 눈물 나게 힘들었고 나아질 기미가 안 보여도 가장 좋은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처럼, 하느님께서 언제나 계시기에 새해에도 희망을 품고 이빨 꽉 깨물고 단단하게 살아 보려 해요!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하느님의 사람인 당신!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성 앵배르센터, 십자가의 길. 10처 조각상. ⓒ이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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