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주 시인의 대표적인 시작품 (詩作品): '혼야'/ '강강수월래' 등 19작품
해남 출신인 심호(心湖) 이동주(1920-1979) 시인을 떠올리면 가슴 한구석에 아련한 슬픔이 일어난다. 그 연유는 해남에서 문인들과 이동주문학상을 수상하고 수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달리는 버스 안에서 동료 문인이 운명을 달리한 어떤 기억 때문이다.
강원도 횡성과 제주도, 백련재문학인의 집을 거쳐 보길도와 땅끝 테마촌에서 창작에 몰입도를 높이면서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 기행서를 출간했었다. 해남에는 뛰어난 문사들이 많다. 고산 윤선도 시조 시인을 비롯해 황지우 시인, 지역문학의 주춧돌인 김남주, 고정희, 박성룡 시인 등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작가들이 한국 문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까닭에 필자는 고산문학상과 이동주 시인을 기리는 문학상을 격상하고자 부단히 건의했던 탓에 이동주 시인과 더불어 김남주, 고정희 시인의 문학상 제정을 위한 고민이 많았다.
문학상은 훌륭한 문학작품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다. 목적의 대상은 상에 따라서 각기 다르지만 해남 문학에서는 이동주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념하는 성격도 있고, 지역문화의 창달과 한국문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기 위해 제정하는 다른 성격도 있을 것이다. 이동주 시인의 문학상은 창작문화 창달에 기여한 문인에게 수여하는 상보다는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념하여, 뛰어난 시작품이거나 시인의 문학과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문학상으로 발전하여 이동주 시인의 작품과 질적인 문학성을 고민하면 좋겠다.
노벨문학상은 세계적으로 최대의 문학상이다. 헤르만 헤세, 지드, 엘리엇, 포크너, 카뮈, 오닐 등이 수상했다. 그 밖의 문학상으로는 공쿠르의 유지(遺志)에 따라서 설립된 공쿠르상, 다음에 그 자극을 받아 생긴 페미나상, 미국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퓰리처상, 프랑스의 아카데미 문학대상, 안테라리에상, 비평가상 등이 세계적인 문학상으로 신뢰도가 높다.
국내 문학상으로는 김달진문학상, 동인문학상, 만해문학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등 상들이 많다. 천강문학상의 경우는 의병장 곽재우의 숭고한 뜻과 나라 사랑의 충의 정신 함양과 문학의 저변확대와 우수 문인 배출은 물론, 인물의 고장인 청정 의령의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시상을 하고 있다.
문학상의 성패는 문학상운영위원회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다. 두말할 나위도 없이 운영위원장과 어떤 심사위원들을 선정했는가에 상의 품격과 신뢰가 따른다. 우리 해남은 무수한 자원과 환경이 남다른 지리적 위치에 있다. 이동주문학상이 해남군의 자긍심과 한국문학의 신뢰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그 성격과 운영에 있어서 보다 효과적인 지원을 통해 작가를 발굴해야 해남 문학이 한국문학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에 관한 상은 어쩔 수 없이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예술이란 객관화할 수 없는 것들 중 하나라는 본질을 갖고 있어 그렇다. 그러나 되도록 객관성을 높이면서, 도전적이며 진취적인 작가를 발굴하여 해남의 지방성과 향토성을 높이는 것도 좋겠다. 좋은 문학상은 공정하고 엄격한 기준과 개성이 분명해야 한다.
이동주문학상의 운영은 지금까지 해남 문학이 많은 고민을 해 온 만큼 좋은 문학상으로 더 발전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아울러, 시인의 강강수월래 작품처럼 민족의 한과 서정성을 바탕으로, 절제와 미학을 노래한 작품이 문학상의 품격이 되어 빛이 바래지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