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신데 약대준비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게시판에 많으신 것 같아서
제가 수험생활 하면서 힘들었던, 혹은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들 위주로 써보려고 합니다.
나이들어서 공부하는 것이 정말 쉽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말해서 공부는 다 때가 있습니다.
두뇌 회전보다도 환경적으로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서 입니다.
나이들어서 하는 공부에는 주변의 희생이 필요합니다. (특히 가족)
피트하기로 결심해서 내가 이 나이에 회사다녔다면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듯이,
내 가족도 나와 마찬가지로 나의 결정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하게 됩니다.
공부 시작하기 전에 공부에 걸림돌이 될만한 것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시고 그부분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확실히 한 후 공부하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저처럼 공부하다가 이런저런 상황이 생겨서 당황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는요
0. 회사를 그만두면 없어지는 것
: 월급, 성과급, 복지(각종 할인, 대출 금리), 부모님 왈"우리누구 어디다녀"(소속)
한순간에 나는 백수가 됩니다. 소속이 없어집니다.
부모님이 찬성하시면 심적으로라도 조금 나은 수험생활이 되겠네요
연금, 보험같은 퇴사후에도 계속 나갈 고정지출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혹시 회사 관련된 금융기관에서 우대금리로 대출받으셨으면, 회사 나오면 금리 올라갑니다ㄲㄲㄲ
수능 때 재수해보신 분들은 피트 수험기간도 그때처럼 암울하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그때보다 훨씬 상황이 심각하죠, 수능은 못보면 낮은대학가면 되지만, 피트 못보면 백수입니다.
안전장치로 경력직 지원할 수 있을만큼의 연차에서 그만두시는것이 나을듯합니다.
1. 학원비, 책값, 생활비, 원서비, 시험 접수비, 병원비, 등록금
: 직접 벌어서 충당하시는 것인지, 부모님이 어느정도 감당해 주실수 있으신지 다 계획 있어야겠죠?
등록금은 사립대 기준 4년 생각하셔야 넉넉하겠죠? 학기당 500~600만원으로 잡으면 될 것같습니다. 국립대가면 좋겠지만
입시가 내맘대로 되는것은 아니니까요. 지방으로가게되면 자취나 긱사 가야하니 생활비도 더 들고요ㅋ
: 중간중간 언론에서 내가 다녔던 회사 돈많이 줬다고 기사나더라도 아무렇지 않아야합니다
준비기간 + 학교다니는 기간 벌 수 있었던 돈(+ 회사 다녔으면 안써도 됐을 돈들) 이 아파트 한채값은 되겠지만
그것도 아무렇지 않아야 합니다
회사에 아~무 미련이 없어야 수험생활동안 마음이 그나마 낫습니다
2. 경조사
: 결혼식, 장례식, 명절, 돌잔치, 제사 너무나 많습니다
이거 다 안가는 게 젤 좋은데... 경우에 따라서는 그럴수 없는 일도 생깁니다.
명절, 돌잔치, 제사는 공부중엔 당연히 가지 않습니다.
결혼식도 제껴야합니다. (안가더라도 축의금 전달해달라고 하면 또 돈이 나가네요 ㅠㅠ 수입은 없는데)
직계가족 결혼식은 또 갈수밖에 없지요.. 피트준비한다고 직계가족이 그거 피해서 날잡고 이러지는 않더군요
(기혼이신 분들은 본인 결혼식에 왔던 분들 결혼식은 챙겨야하니 시간이 더욱 없겠네요 ㅠㅠ,
또한 눈치보여서 명절, 제사도 빠지기 힘들겠죠)
그리고 여기서 듣게되는 친인척들의 말들 -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셨음 하네요
ex)저도 잘됐으면 좋겠어요~하하;;;; 남일 이야기하듯 가볍게ㅋㅋ
3. 인생계획?
: 직장을 그만두고 수험생활을 하지만 나는 제때 결혼 출산 육아을 하고싶다ㅠ
이러신 분들은 부모님및 배우자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겠습니다. 도움이라기보다는 희생...ㅠ_ㅠ
그렇지 않으신 분들은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상관없다 마인드로 흔들리지 않으셨음 좋겠네요
4. 체력
: 나이로 인해서...어쩔 수 없는데, 운동 꼭 하시고요(저는 매일 15분씩 짧게 했어요ㅋ)
비타민은 필수고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 챙겨 드십시오
5. 서류대
: 첨 준비할 때 멍청하게 서류대가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뛰어들었죠
나이, 학벌, 전공, 학점, 영어, 피트 두루두루 봅니다 + 고교생기부 보는 학교도 있고요
각 대학 반영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몰라요
나이먹고 준비하시는 분들은 전국 35개 약대 중 서류대를 제외하고 지원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원하는 건 자유에요 물론, 하지만 보통은 저처럼 광탈하게 되십니다.
만약에 정말 지원하고 싶으신 분들은 잘 생각해보세요
- 나이를 제외한 모든 요소가 합격생 평균 이상인지,
- 그 요소들 중 하나이상이 굉장이 특출한지 ex) gpa 100, 관련 전공에서의 논문, 토익 990
이 두 가지가 만족된다면 나이 많아도 자소서에 잘 녹여서 지원하셔도 되겠지만..
저포함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서 pass
(따라서 서류대 합격수기는 참고만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합격수기에 정확한 스펙이 다 나와있지 않아요)
모집요강이 자주 바뀌는 대학들이 있으니, 서류대든 정량대든 가장 최근의 입시결과와 수기를 보시는게 좋겠습니다.
6. 전공
: 약대 입시에서 어디까지를 전공자로 보는지 저도 정확히는 모릅니다만,
제전공(생화 무관한 공대)은 비전공임을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생물, 화학 전공하지 않으신 분들은 공부에 조금 어려움이 있으시겠어요
생물, 화학 전공하지 않았는데 과학고를 나왔으면 수월하실 수 있습니다.
아무튼 전공 얘기가 나오는 것은 서류대 때문이기도 하지만, 피트 준비기간이 길어질수도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지금까지 만나본 전공자분들은 전공자도 별 차이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비전공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반대로 그분들이 제 전공을 배운다고 했을때, 4년 배운 저와 같을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7. 집밥
: 이거 위에 체력과도 관계 있는데요. 부모님이 집밥 챙겨주실수 있는 분은 합격확률 좀 더 높다고봐요.
눈치는 보이겠지만 내 부모님이니까요.
공부하면서 뭘 먹느냐가 엄청 중요하다는 것을 저는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먹는데 돈아끼지 마시고
인스턴트 패스트푸드 먹지 마시고 백반, 한식 위주로 영양 생각해서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8. 주거, 은행 등등 잡무
: 이런 고민까지 해야됩니다. 전월세 사시는 분들 자기가 스스로 해왔다면 그거 만기될 때
수험생인데 부동산 보러다니고 또는 집주인과 분쟁이라던가, 집에 뭐 고장나서 어쩌고 저쩌고...
진짜 성가시고 그 날 공부 못했다는 것에서 오는 스트레스 엄청납니다...
이것도 다 학생일 때 공부하는 것과 차이점이죠
이런 것들을 가족들이 해결해 줘야하고 그래서 또 한번 가족의 희생이 필요한 거에요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분들은 그냥 어쩔수 없습니다... ㅠ
있는 시간에 집중을 하시고 공부 시작전에
귀찮은 일들 정리를 해놓고 시작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9. 시험의 난이도
: 내 친구가 몇년전에 합격해서 지금 약사하고 있는 것을 보니까 좋아보여서.. 친구의 응원 받으며 생각해 보시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난이도가... 너무 많이 올라갔고 엔수생도 많이 쌓여서 정말 어려운 시험이 되어버렸습니다.
문제는 이 난이도 상승을 (피트 시험 본적 없는, 공부와는 담 쌓은지 오래인) 비전공자 직장인이 시험지를 본다고 판단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쪽 머리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걸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10. 자식노릇
: 용돈 드렸던 분들은 준비기간동안 용돈 못드리고요. 명절때나 생신때도.... ㅠ
수험생 때 뿐만아니라 약대 다니는 기간 포함입니다. 너무 슬프지만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어요
부모님 환갑, 칠순이 코앞일수도 있는데ㅠ
추가)
이거는 나이 많은 수험생 뿐만아니라 모든 수험생 공통이니까 추가로요ㅋ
공부장소와 집과의 거리 : 편도 30분 넘게 걸리면 체력소모가 너무 심하다고 생각합니다
실강들으시는 분들은 학원 주변에 방 얻어놓고 하시는 분들 많습니다. 이러면 또 돈이ㅠ
피트 학원들은 주로 신촌, 강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게 안되면 인강+도서관 조합으로 방세+ 독서실비+학원비+ 식비 조금더 아끼면서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연히 더 큰 의지력이 있어야겠죠.
나이 먹고 공부하기로 결심하기 전에 이러이러한 어려움들이 있으니
이것들이 잘 해결되는 상황을 만들거나 or 잘 해결할 수는 없지만 각오하고 감수하고 공부하셨으면 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저는 너무 무작정 피트하기로 결심해서 어려움들이 닥쳤을 때, 다른 수험생들하고 비교하기도 하고
공부시간 뺏기는 것, 돈 없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습니다.
그러지 마시고 미리 아시고 어려움에 대해 마인드 컨트롤 하셨으면 합니다.
이미 결정하신 분들은 뒤도 안돌아보고 무조건 열심히 하세요
개인적인 의견이니 참고할 분만 참고하시고
추가할 것 알려주시면 추가하겠습니다~
화이팅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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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은 아니고요 저는 6회합격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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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비슷한 회사를 다니다 보니 약대 편입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제라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물론 누구보다 열심히 할 자신감을 가지고 하려구요. 좋은 조언과 경험의 말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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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되는 부분이 많네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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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어떤점이 궁금하신지요? 여기에 물어보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ㅋ
소중한 조언 감사드립니다.
우리아들 대학3학년
끝낸시점..약대공부 해보겠다고
하는데....어떻게 해얄지...??
나이 학점 학벌 전공 빠지는부분없다면 쉽게 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적인글 . ,매우와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