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쥐군 8세가 취한 휴식은 고작 2년이었습니다.
5년간 이어졌던 전쟁은 전쟁 상태가 계속 될 뿐, 실질적으로 차근차근 먹어나간것과 다름이 없었기에 국내에 나쁜아이가 그다지 쌓여있지 않았었거든요.
그리하야 1335년 9월 6일 월요일,
'카스티야와의 평화협정은 아직 3년이나 남았도다! 그 방면에 있는 도적대는 국경선 경계의 최소인원만 두고 브라반트 국경선과 오구리 국경선으로 집합하라!'
라는 내용의 극비군문서가 각 군대에 배달됩니다.
그에 따라 다음해 5월,
단 8개월만에 14만 8천명이나 되는 여러 국적의 알프스 도적떼들이 오구리와 브라반트의 국경선에 새로 배치됩니다.
그중 대부분은 소도적단 두목조차 존재치 않는 도적대였으나 쥐군 8세는 개의치 않았지요.
'우리는 이제, 합스부르크가 시절부터 우리의 철천지 원수이자 주적이었던 오스트리아를 치게 되었도다! 알프스의 기상을 저 더러운 평야의 배부른 돼지들에게 똑똑히 보여주라!'
그렇게 14만의 군대 앞에서 일장연설을 마친 쥐군 8세는 총리를 밀실로 살짝 부르게 됩니다.
'이 선전포고서를 사보이 왕실에 전하라. 그들은 오구리와 브라반트의 동맹국, 그들이 이 전쟁의 핵심이자 주 목표이니라!'
'..그러면 그 연설은..'
'어허! 우리가 오구리에게 피로물든 복수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느니라! 다만 그 사이에 불행하게도 오구리의 편을 든 사보이라는 장애물이 존재할 뿐!'
'...알겠습니다.'
그렇게 밀명을 받은 총리는 재빨리 베른에서 출발, 남쪽의 사보이에 단 3일만에 선전포고장을 던지고 오는 기염을 토합니다.
사보이는 선전포고장을 받아든 채로 망연자실하게 되지요.
그 소식은 당연히 오구리와 브라반트 왕실에도 날아듭니다.
'뭣이?! 그 알프스 촌구석의 그 산적떼거지들이 무슨 배짱으로 우리를 건드린단말이냐?!' - 오구리 왕실
'..결국 왔는가. 병력을 증강한 보람은 있으나.. 저들의 군사력을 보니 절망적일 뿐이로다. ..병사들에게 전하라, 전쟁의 준비를 하라고..' - 브라반트 왕실
물론, 준비를 하지 않은 자와 한 자의 반응은 극명했지만 말이지요.
선전포고 직후, 스위스의 산도적떼는 파죽지세의 기세로 3국의 국경선을 넘어 진격하기 시작합니다.
마침 그 때, 쥐군 8세에게도 광명(?)이 비쳐들었지요.
새로운 총리의 선거가 어느샌가 가까워 졌던 것입니다!
여기서 그는 세가지의 선택을 할 수 있었지요.
'(투표에서)당선된 자'
'모두가 인정할 자'
'마음대로'
이 중 쥐군 8세는 두번째, 모든 도적단이 인정할 자를 고릅니다.
그 선택은.. 맞지는 않았지만 틀리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새로 온 총리라는 자는 관리능력과 외교능력이 우주방위대 급으로 뛰어났거든요!
..군사적 능력은 지나가던 일반인보다 못했지만 말이지요.
총리 선거가 전쟁과 관련없는 평민들이 이야깃거리로 나돌 때 쯤, 용맹한 스위스의 산도적단들은 어느샌가 사보이와 브라반트를 모두 점령했답니다.
사보이의 왕가는 '우리가 무슨 죄가 있느냐!' 라며 극렬히 저항하다 모두 사살당했고,
브라반트의 왕가는 '..이리 될 줄은 알았으나 최선을 다 했으니 명예는 잃지 않았노라' 라는 글귀만 남긴채 모두 자살해 버렸습니다.
그게 어찌 되었건 쥐군 8세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요.
단지 방해자들이 사라졌을뿐이거든요.
그렇게 왕가가 모두 없어져버린 사보이는 쥐군 8세의 뜻대로 왕가가 존재하던 그 주만을 제외한 채 모든 영토를 알프스 산도적단에게 귀속당하게 됩니다.
한번에 집어먹기에는 주위국의 눈치도 보였고 말이지요.
사보이가 항복하고 4개월 뒤, 저 머~얼리 있던 스위스 령 보헤미아에서 전령 한명이 도착합니다.
'스위스 령 보헤미아에서의 전언입니다! 사보이의 영토였던 Franken 주를 우리 도적단에 귀속시켰습니다! 그리고 사보이의 공격소식을 들은 브란덴부르크에서 선전포고를 한 채 전투를 벌려왔기에 응전했으니 진격에 대한 허가를!'
'호오~ 이번 신성 떨거지제국 황제가 그쪽이었던가? 아쉽구나. 보헤미아의 찌끄래기들을 완벽히 쓸어버릴 수 있는 찬스였는데 말이다.'
전령이 한번 읽어 보였던 전언서를 몇번 다시 읽은 쥐군 8세는 곧 진격명령서와 공적을 치하하는 사적인 문서 하나를 딸려 전령을 돌려 보냅니다.
그 이후, 브란덴 부르크는 스위스 령 보헤미아의 국경선을 넘었던 1만 2천의 주력군이 모두 괴멸당하며 반격을 받고 있었지요.
그리고 다시 9개월 뒤 1339년 1월, 최후에 살아남은 브라반트 왕궁의 외교담당 자문과의 평화협상이 막 끝이 납니다.
브라반트 왕가의 판단력과 불운을 고려한 쥐군 8세의 관대한 배려에 의해 단 두개의 주만을 뺏긴 채 국가를 보존하게 되었으니 잘 된 일이지요.
그 해 4월, 주력군이 괴멸당한채 신성떨거지제국 황제의 궁마저 위협당할 정도로 밀리던 브란덴 부르크와의 긴급 평화협상이 마무리됩니다.
무조건적인 병합을 요구하던 스위스와 두 개의 주 할양을 제시한 브란덴부르크와의 마지막 교섭점은, 수도를 제외한 모든 점령지의 할양이었지요.
바로 그 해 8월, 서부와 북부로 동시에 파죽지세로 밀고 온 알프스 산도적단의 8만대군을 상대로 8천의 예비군으로 맞상대하다 괴멸당한채 전국토를 침략당한 오구리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후의 전비 충당지였던 베네치아가 함락당하는 것을 기점으로 전격 평화협상에 돌입, 티롤 주를 포함한 알프스 인접 5개 주와 스위스 령 보헤미아의 원활한 군수물자 이동을 위한 인접 주, 오스트마치를 할양한다는 문서에 서명하고 맙니다.
스위스가 최초로 오스트리아를 '침략' 한 이 쾌거를 기념, 8월 16일은 대대로 축제일로 지정해 이 날부터 3일간 무조건적인 공휴일 및 국가적인 퍼레이드와 군사력 시연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리저리 찢어져 있던 자국령을 어떻게 어떻게 점령지로 이어붙이는 것에 성공한 쥐군 8세,
다시 치뤄진 4년간의 대대적인 전쟁으로 국내의 인력이 꽤나 소모되었다는 보고서들을 읽어내려가며 다시 몇년간의 휴식을 예감합니다.
물론 전쟁 종결 소식에 '이번에도 재앙은 면했구나..' 하는 알프스 산도적단 인접국들의 한숨이 새어나온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
다음이야기
유렵 지도를 보고 있던 쥐군 8세는 국가 중앙을 장악해 국경선을 망가트리는 주범, 아라곤을 가상적국으로 지목하게 되고..
복수의 칼날을 가는 카스티야는 미처 다 갈기도 전에 동맹국을 습격하려하는 도적떼를 보고 절망하는데..
동일직 종사자이지만 활동지는 반대인 섬나라 도적떼는 알프스를 다음 목표로 삼으려 들고..
고작 오구리따위의 협박에 동맹을 먼저 깨어버린 더러운 폴란드에 대한 알프스 도적단 평민들의 배신감은 커져만 가는데..
첫댓글 저 시점이라면 이미 하늘로 승천중이군요 -_-)!!!
ㅋㅋㅋ 쥐군 8세는 시크하군요
ㅋㅋㅋ 쥐군 8세는 시크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