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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군, 미쳤어. 10장 돌파하게 생겼어요-_-
'退魔日誌(퇴 마 일 지)'
#제 3부. [몽환도(夢幻圖)] 09장. '몽환(夢幻).'
꿈 몽(夢) 변할 환(幻) 그림 도(圖) 몽환도.
"기상, 기상! 신유혁, 도대체 몇시간을 자는거야? 얼른 못일어나!"
아찔. 머리가 아파왔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목소리와 그 멘트에 유혁은 부스스하게 눈을 떴다.
아직까지 뭔가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었고, 오래 잔 마냥 시야가 흐릿해서는 분간이 가지 않았다.
"아아……."
습관적으로 상체를 일으키던 유혁은 다시한번 아찔해지는 두통에 한 손을 머리에 갖다대었다.
그리고 조금씩 시야가 환해지며, 눈에 쏙쏙이 들어오는 장소 풍경에 경악을 금치 않을수 없었다.
"집…?"
울컥. 순간 무수히 많은 감정이 북 받치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여기는… 6년전, 자신의 방이지 않은가!
너무나도 그리웠던, 타오르는 불길에 휩쌓이던…. 여기는 분명, 자신의 집이고 유혁, 자신의 방이었다.
"어…어떻게……."
유혁은 빠르게 주위를 살피었다. 6년전 그대로…, 뭐 하나 달라진 것 없이 모든것이 그대로였다.
"왜, 왜그래? 신유혁. 12시간을 자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것 아냐? 일요일이니까 봐주는거라구!"
누나였다. 귀엽게 인상을 찡그리고 유혁에게 잔소리 아닌 잔소리를 해대는 유혁의 친누나, 신유희.
순간 모든것이 멈추어 버린 것만 같았다. 왜 하필… 왜 하필 그날인거지? 왜 하필 그 날로 돌아와서….
그 당시 수많은 기억들중. 수많은 추억들중. 수많은 날 중에 왜 하필 그날인거지? 왜…. 도대체 이건…….
왠지 모를 자책감에 휩쌓이던 유혁은 아차 하고 옆으로 고개를 돌리었다. 시계. 시계는 1시를 알려주고….
"하……."
허망함이 잔뜩 묻어나 있는 유혁의 한숨. 그 옛날을 모두 기억하지는 못할 지언정, 그 날을 잊을순 없었다.
유혁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정말 그때와 같은 상황, 그때와 같은 시각. 그렇다면 그때와 같은 일들이…….
그래, 일단은 차분해지자…. 유혁은 한숨섞인 신호흡을 몇번 하고는 손을 들어, 내려다 보았다. 작은 손….
뒤쪽의 창문으로 비춰지는 유혁의 모습은 조금 전, 주택 안에서의 모습이 아니었다. 바로 6년전의 그 모습….
한참 어려진 자신의 모습에 섬뜩함을 느낀 유혁이었지만 쉽게 흥분을 가라앉힐수 있었고 그때를 떠올려갔다.
이 모든것을 종합하여 볼때, 지금은 그 날이다. 하늘이 불타고, 가족이 죽고, 유혁만이 덩그러니 살아나는 날.
그리고 지금은 그 날의 아침이 분명했다. 유혁은 왜 자신이 그 날을 되씹어야 하는 지 조차 생각하지 못하고
이 이후의 일들을 떠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실없는 희망때문일까, 그 날은 너무나도 생생했다. 이제 누나는….
"악령이니 뭐니, 그런 소리 이제 지겹다 유혁아.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푹 쉬어. 그니까……."
"그러니까 이젠 그딴거 볼 생각도 하지 말어. 가족들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뻔히 알면서……."
유희는 자신의 말을 끊고, 하려던 말을 죄다 이어가버린 유혁을 바라봤다. 정말 신기란게 있는것일까?
한동안 입을 꾹 다물던 유희는 슬픈 눈초리를 거두고 뒤돌아 방을 나가려했다. 그런 유희를 잡는 유혁.
"누나… 혹시, 내가 한말… 누나가 하려던 말이야?"
유혁은 유희에게서 아무런 대답도 들을수 없었다. 멈춰선 유희는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고, 유혁은 생각했다.
유희의 말을 대신 이어가는 것으로 상황은 그때와 달라졌다. 조금 빗나갔다고나 할까? 그 다음을 떠올렸다.
그렇게 유혁이 유희의 존재를 잊고 있던 중. 유희는 조용히, 멈췄던 걸음을 제촉하여 방문쪽으로 다가갔다.
이때, 화르륵 하고 방문 쪽에서 어떠한 화염이 뿜어져 나왔고, 그 충격에 유희는 한번에 뒤로 고꾸라졌다.
그 모습을 본 유혁은 또 한번 아차했다. 이것이 그 날, 그 모든것의 시작이었음을 깨닳은 탓이었다.
"누…누나!"
**
온통 하얀색이었다. 티없다기 보다는 '무(無)'.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땅이라는 계념조차 있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하라 자신이 어딘가에 서있긴 한건지. 아니면 어딘가에 떠있는 것인지마저 분별되지 않았다.
그러나 하라는 알고 있었다. 이것은 그 악령의 '몽환(夢幻)'이라는 것을. 그렇다면 아무것도 없는 이유는?
"젠장. 몽환이잖아? 수정씨는? 수정씨도 '몽환술(夢幻術)'에 걸렸을까? 그럼 곤란한데…."
혼잣말로 무어라 중얼거리던 하라는 사방을 둘러보았다. 제한된 한계도 없이, 그냥 한장의 순백지 같았다.
하얀색 외의 색은 찾아 볼수 없을 뿐더러 그 누구도 있지 않은것이 하라를 더 기분 나쁘게 만들어버렸다.
"이런, 넨장맞을. 몽환에서 나가기만 하면, 악령 그 개자식을 몇토막이고 더 내줄테다…!"
계속해서 주위를 훑어보던 하라는 솟구치는 혐오감에, 입에 담아서는 안될 욕 몇가지를 더 담아냈다.
그것도 잠시, '화향천마검'을 불러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여기는 다름아닌 '몽환' 속. 가능 할리가 없다.
이런저런 불가능한 일들이 머리속을 스치자, 결국 주위에서 무언가를 찾는 것을 포기할수 밖에 없었다.
"제엔장……."
다시한번 주위를 싸악 둘러보곤, 이내 자리에 퍼질러 앉은 하라. 금방이라도 비속어를 퍼부울 얼굴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오랜 수련을 뜻하는 온연한 표정으로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추스렸다.
그렇게 얼마쯤의 시간을 흘려보낸 하라는 가벼운 가부좌를 틀고 작은 수인을 맺었다.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어떻게 정신을 가다듬고 나니, 상황의 심각성을 깨닳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것에 대하여 생각해가다 보니,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민간인인 수정의 걱정도 됐지만 그렇다고 이런 상황에서 섯뿔리 행동할순 없었다.
하라는 그저,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기를 운행하고 머리속을 비웠다. 그러자 조금씩 들려오는 목소리.
"당신은 누구냐. 뭐 하는 인간이기에……."
낯익은 목소리에 하라는 눈을 떴다. 경험상, 이것은 영의 울림이었고 이 곳은 몽환속이니…. 남자였다.
답은 남자일수 밖에 없다는 결론이 났다. 그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리는 것으로 보아, 두려워 하고 있었다.
물론, 무엇을 두려워 하는 것인지 하라는 알지 못했다. 그것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고 그저 무덤덤할 뿐,
고개를 갸우뚱 하던 하라는 스르륵 수인을 풀었다. 하라 나름대로의 적개심을 줄이기 위함이었다.
"밥 잘먹고, 잠 잘자는 인간이다. 뭐 더 설명이 필요한가?"
하라의 말에 남자는 순간 멈칫했다. 하라는 알수 없었겠지만, 남자는 무척이나 신기했던 것이다.
무엇이 나타나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오로지 미움과 원망으로 얻어진 '몽환술'은 이런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빈틈에서 찾아낸 어둠을 보여주고 그 인간이 괴로워 할때. 그것을 무기 삼아 생명력을 앗아가는….
어째서 몽환술이 먹혔들었음에도 불과하고 하라의 몽환속은 깨끗한걸까? 마치 애초에 있지 않았다는 듯….
이것은 꿈이다. 그 무엇보다 '꿈'이라는 해석이 가장 옳바를 것이다. 남자는 이해되지 않았다. 어째서…….
남자는 하라로 인해 매우 혼란스러워 했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하라에게 전해지지는 않았다.
"개자식…. 당신은 이용당하고 있는거야. '해엽상인단'이라는 비열한 족속한테! 모르겠어? 응?"
하라의 슬픈 눈. 남자만큼이나 슬퍼보였다. 하라의 말에 또 한번 멈칫한 남자는 하라 앞에 모습을 들어냈다.
거의 반 의도적인 그의 행동이었지만, 하라는 오히려 그것이 더 잘 된 일이리라 생각하곤 말을 이어갔다.
"당신은 그 지지를 환영해선 안되는거 였어. 어째서 죽은 자가 산자를 죽이는 거지? 살아있는 자를. 왜!
그 자들은 당신을 이용하는 거야. 고작 자신들의 '영생'과 '불사'를 위해! 편히 쉬고 있는 당신을……."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 덕에 하라는 말을 멈추었고, 슬픈 얼굴의 남자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니오. 그건 아니란 말이오…. 내가 편히 쉬었을거라 생각하는 거요? 그건 아니었소. 결코 나는….
그 7명은 그녀를 죽였소. 나 또한 그 뒤를 이었지. 그런데 편할것 같단 말이오? 어째서 그리 생각하시오.
나는 잠들어 있었소. 도저히 내게 남아있는 미움과 원망때문에 떠날수가 없었소. 그때 내게 그들이 왔고
나를 도와주겠다고 말을 했지. 그리고 이 '몽환도(夢幻圖)'를 주었소. 생명을 잠식하는 이 몽환도를….
내게는 미움과 원망이 있었소…. 뼈속에 사무칠만큼 고통스러운! 그런데 환영이니 뭐니, 망설였겠소?"
하라는 작게 탄식했다. 어쩌면 저번에 수정이 말한 사건들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모든것이 허무했다. 어쩜 이리도 허무할수가 있단 말인가…. 그 짧은 침묵속에서 하라는 많은 생각을 했다.
결국… 이번 사건의 가장 악인은 '해엽상인단'이 아니라, 인간의 본연에 의한. 그것이 초래한 비극이 아닐까?
인간에게 '이성'이 있다느니, 그래서 짐승과 다르다느니 하는 말들은 모두 이기를 바탕한 이론에 불과했다.
인간은 선악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어느것의 어느정도의 비율에 따라 선하고 악하다는 것이 좌우된다는,
그리고 인간의 원래 본연은 깨끗하다는. 그런 인간만의 존엄을 위한, 인간의 이기를 표현해낸 몇장의 이론.
하지만 누가 알고, 증명하겠는가? 인간의 본연을. '해엽상인단'은 모든것을 꿰뚫고 있었던 것일까? 신 마냥?
하라는 힘들게 결론을 내렸다. 결국, '해엽상인단'은 그 7명의 '악심'을 교묘히 이용한 것 밖엔 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자를 죽인것도, 남자가 7명을 죽이려 드는 것도. 결국엔 '해엽상인단'의 책임이 될수는 없었다.
'해엽상인단'에게 죄를 묻는다면 그들은 당연, 악심을 교묘히 꼬아내서 그것이 하늘과 지상의 법을 어기는.
그리고, 살인을 범할 정도로 부풀게끔 배후, 도와준 죄밖엔 없게 되버린다. 오히려 위선쪽에 설수 있는 위치.
그 외, 엄청난 것들이 하라의 머리속을 스쳤다. 그러나 그 많은 것을 고뇌해보기엔, 침묵이 너무나도 짧았다.
"망설이지 못했지.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또 한번 그런 질문을 던지더라도 대답은 같았을거야.
어린 소녀여,
그대는 아는가? 세상은 의식할 정도로 썪어가고 있어. 내가 살아 숨쉴때는 알수 없었지.
그러나, 이렇게 슬픈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알게되었어. 세상은… 썪어가. 부패되어 간다고…!"
남자의 말투가 바뀌었다. 아마도 생전의 말투였으리라. 왠지 모르게 다정하기도 했지만, 분노가 서려있었다.
남자가 몇번이나 하라게에 물어왔지만, 하라는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무슨말을 해야할지 생각나지 않았다.
단지 어지러운 머리속을 위해, 하라는 차근차근 생각을 정리해갔다. 그렇다면, 정말 나쁜것은 누가 되는거지?
과연 누구를 지켜내야 하고, 또 누구를 처단해야 한단 말인가? 아니 그것을 판별해줄 인간은 누구란 말이지?
역시… 가장 나쁜것은 '해엽상인단' 일까?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해엽상인단'?
하라는 힘있게 고개를 저었다. 남자는 여전히 슬픈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으나 아무 말 없었다.
그래. 꼭 어느 한쪽이 맞다고 구분지을 필욘 없지. 사신(四神)의 이름으로, 내 의지에 따라. 그리고…….
'썪어가는 세상을 위해. 살려는 사람들과 방황하는 영혼들을 위한…. 나는 그렇게만 하면 되는거야.'
하라에게 남자가 가여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 남자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도무지 남자를 제령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니, 그 원한을 조금이라도 풀어주고 싶었을 뿐이다.
"세상은 미쳤어. 그 7명을 다 말해볼까? 거기에 대한민국 경찰도, 검사도 있었다고. 그들을 벌해야 해.
그녀 앞에서 비웃은 그들을. 똑같이 죽음으로써. 회개, 참회, 속죄……. 내가 선사할꺼야. 죽음을…!"
남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렇게 얼마 안가, 하라의 앞에서 증발되 듯 한 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하라는 그 얼굴에서 느꼈다. 이미, 남자는 영혼으로써도 제정신이 아니란 걸. 이성을 놓아버렸단 걸.
일단은 여기서 빠져나가야 했다. 그래야 막든 뭘 할수 있으니까. 하라는 풀었던 수인을 고쳐 맺었다.
**
누나가 쓰러졌고, 가족이 잠들었다. 악령은 저주의 주문을 외워댔고, 유혁은 움직일 수 없었다.
막아보려 했건만…. 지금이라도, 모든걸 알고 있는 지금에서라도 막아보려 했건만…. 결국은 같았다.
그때처럼, 또 그때처럼 아무런 행동도 해보일 수 없었다. 눈 앞에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유혁이 행동할 수 있는 것은 선택의 상황에서 뿐이었다. 그 크디큰 주택이 한순간 불길에 휩쌓였다.
'어쩔 셈이지? 이대로 가족을 죽일텐가? 아니면, 네 녀석의 그 힘을 주겠는가?'
알수 없는 영의 울림이 그때처럼 울려왔다. 그때 유혁은 14살로 너무 어렸고, 능력에 익숙치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컸으며, 능력을 자유자재로 사용할만큼 익숙하다.
그렇다면 선택을 해야겠지? 악령과 함께 죽는 것이다. 그렇게 가족을 살려내고 자신이 죽는 것이다.
"헛소리 마라! 내가 그때처럼 가족을 잃을것 같으냐? 그렇다고 네게 힘을 줄것 같으냐? 천만에!"
밖에선 수백의 주민들이 웅성대고, 수십대의 소방 차량이 시끄러운 경적소리를 울리며 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들은 모두, 주택 겉안이 타들어가는 소리에 묻혀, 소리치는 유혁에겐 들려오지 않았다.
온 사방에 불꽃들이 피어오르며 난무했고 집안의 물건이란 물건은 모두 크고 작은 불길에 먹혀버렸다.
벽이 불타고, 바닥과 주변을 불태운다. 이 저택만이 아니다. 주위의 이웃집에 불이 옮겨 붙기까지 했다.
상황은 눈에 들어오는 만큼 심각했다. 완전 하늘이 불타오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닌 정황이었으니까.
'과연 그 선택이 옳을거라 생각하는가? 그것보다 네 녀석같이 핏덩어리가 나를? 하하하!'
악령의 웃음소리에 저택의 기둥하나가 무너졌다. 그리고 강한 불길에 번져, 서서히 검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유혁은 가족들 걱정부터 했다. 그랬기에 악령의 말소리고 뭐고, 들려오고 보이는게 없었다.
'가족. 가족만 내보내고… 그땐 너와 나, 둘다. 영원히 잠드는거다…!'
유혁은 기억을 더듬었다. 그 사이, 주택 이곳저곳에서 소방 차량의 물줄기가 무자비로 쏟아나왔다.
그러나 무슨 연유인지, 불길은 좀체 사그라들 줄을 몰라, 여러 주민과 여러지역에서 걱정하고 있었다.
도대체 몇시간 동안 물을 쏟아 부었던가. 밖의 불길만 잡아내는데에 몇십분 가량을 소비할 정도였으니.
주민들은 거의 귀신에게 홀린듯한 기분이었다. 물론, 이 저택에 유혁과 그의 가족이 있는 줄도 모른채.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른다. 이제야 가족이 잠들어 있는 곳을 생각해낸 유혁은 급히 몸을 움직였다.
구해야 했다. 또 다시 혼자 살아 남는다는 건…가족을 죽게 내버려두는 일 따윈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았다.
쾅 하고 방 문을 열어젖힌 유혁은 안을 두리번거렸다. 피를 머금고 쓰러져 있는 부모님 두분이 보여왔다.
"어,엄마! 아빠!"
더 이상 상황을 생각해낼 겨를이 없었다. 같은 행동을 하던, 말던. 일단 부모님을 끌어내야만 했다.
이제 더 이상 상황이 떠오르지 않았다. 혹여나 해서 기억해보려 애썼지만 머리만 지끈지끈 아파올 뿐.
"정신차려요, 정신차리라구요! 안돼요. 이렇게는 못 보내요. 눈 좀 떠보라구요!"
유혁은 두분을 잡고 절규했다. 집안의 유독가스 때문에 숨쉬기가 어려웠지만, 그런대로 참을만 했다.
하지만 두분은 달랐다. 겨우 붙어 있는 숨이 끊어질랑 말랑, 유독가스 때문에 콜록거리며 힘겨워 보였다.
앞은 가스와 불길에 휩쌓여 식별할수 없을 정도로 막막했다. 다행히 이 방이 현관 근처에 있어서 였을까?
소방관이라도 들어온 것인지,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어떤 방책이 떠올랐다.
그것을 떠올리고 몇번 더 되새겨볼 틈도 없이, 유혁은 급한대로 '겁원풍수(怯元風水)'의 수인을 맺었다.
그 인을 문에서 현관까지 향하게 한뒤 짧막하게 주문을 외자, 인 속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뻗쳐나왔다.
"엄마! 아빠! 유혁아!"
유희의 목소리였다. 유혁은 얼른 문 앞에다 부모님을 질질 끌어, 잘 보이게 놓아 둔뒤 자리를 피했다.
가족이 살아야 한다면, 유혁은 죽어야만 했다. 그것이 담보가 된다면, 그 악령과 함께 영원히 잠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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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부모님은 무사히 구해진 뒤였고 사람들이 유혁을 구하러 올려던 때에는, 먼저 불길이 막아섰다.
이 근방, 모든것이 거멓게 폐해졌으나 불길은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거실에 진을 치고, 악령을 잡아낼 준비를 하던 유혁은 이제서야 눈밑이 촉촉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래, 죽자. 나와 함께 영원히 잠드는 거다. 후회 따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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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쓰는데 한 2틀 걸렸나? 미치겠어요!
앞에거는 5일도 넘게 걸렸는데 이것은.......-_-
암튼, 학교가면 못쓰니까 이틀동안 열심히 갈겼어요.
재휸과 세류일행에게도 가봐야하고..... 3부만 10편 돌파할듯-_-
길게 끌어서 죄송합니다. 훌쩍.... 그리고 조회수 팍 줄었어요.
오메야, 부지런할껄......-_- 암튼 모두들 건필요!!!
첫댓글 오우, 꿈---------. 생각만 해도 은근히 오싹한데 이거..-_-;;;;; 암튼 이번 편도 잘 읽었으 요르~ +3+ 으흐흐흐...마지막의 짧고 굵은 한마디!! 암튼 모두들 건필요!!!<<요거. 나는 기타장르방으로 갈 것 가텨..ㅜ.ㅜ우옹옹..넘흐 슬포..과연 요르가 날 찾으로 와 줄까?ㅠㅠ 조만간 공지 띄울게. 그리고 담편 기대야
에잉, 걱정말아요. 나는 레퀴엠씨를 찾으러 새싹소설방에도 갈 요르씨니까! 조만간의 공지. 확인하고....... 아, 기타장르방 가더라도, 여기 들릴꺼죠? 그죠ㅜ?
10편 넘었다고 넘 그러시는거 아니에요?! 전 프롤로그 15편인가 그정도 갔었는데... 재밌으면 뭐든 다 용서가 되요~ 그렇다고 제 소설이 잼따는건 아니구요, 후후후.
예, 흥미로웠던 대장정!! 크하~ 중단은 안대요ㅜㅜㅜ 재미있는데 왜 그래요. 아르웬이 바람기만 빼면, 내 마음에 쏙 드는걸...... <-
와우 역시 요르양이다~~ 이틀만에 섰는데 글을 이렇게 잘 쓰시다니 역시 요르양다워요 ^^
끄악, 갈수록 말투가 정겨워져요>_< 왜 이렇게 기쁜걸까아~! '요르양'이라는 애칭 좋아 좋아!!! 이 기분으로 다음편을 후다닥...... 하고 싶어요ㅜㅜ 그런데 하도 안올려서 다들 잊은걸까. 이거 괜스레 슬픈걸요...... 훌쩍.
요르님!! 진짜 미워요!! 왜 항상 쥬스에게 말도 없이 소설을 올리시는 거에요~~ㅜ_ㅜ섭섭한걸요?? 흑! 교련언니처럼 문자라도 주세요!!ㅜ_ㅜ 진짜...요르님!! 깜찍, 산뜻 발칙한 기분을 맛보고 싶다구요!!흑~ 왜 요르님 소설은 그게 안될까요?? 요르님! 조회수 신경 쓰지 마세요~코멘이 중요한거죠!!>ㅁ<건필하세요~
진짜루 죄송한데요ㅜ_ㅜ 진짜 요즘에 막 작가님들 오시면은요~ 막 막 막!! 반가워서 두개 이상을 써도 말이 많아요;; 그래서 정했죠!! 두개까지만 써야 작가님들께 폐를 끼치지 않을거라는!!>ㅁ< 꺄~ 나는 예의 바른 어린이~~>ㅁ<(퍽!)ㅜ_ㅜ 다들 나한테만 뭐래~ㅜ_ㅜ요르님!! 집 주소좀 알려주세요!!그래야 쥬
스가 찾아가서 발을 컴퓨터 앞에 묶어두죠!! ㅜ_ㅜ 진짜~~진짜~~루~ ;; 아, 요르님!! 제 말투가...귀엽다니요~~감동받았어요!! 그런말 해주신분은 처음이라...;;>ㅁ<꺄~ 무튼! 감동받았다는 말이에요~2틀이면 오래 걸리는거 아니에요??-_-;;쥬스는 날을 잡아놓고 그날 3편을 쓴다죠...;;지금 혼자 32편까지 가서 수정
에 별짓을 다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제가 또 연재중인 소설이 있어요~ㅜ_ㅜ 다른 곳 에서 연재중이구요!! 판타지가 아닌 그냥 평범한 코믹 소설이랍니다~>ㅁ< 쪼오오끔 잔인해요;;어떻게 제손에서 그런 잔인한 것들이 나왔는지...설명이 너무 잘되이쓴거 같아요..토막살인에...사람도 먹고...ㅜ_ㅜ너무 길어요!!-_-;
어제 쓰셨는데~ 너무 반가워서 그만!!
크악!! 우리 깜찍한 쥬스..!!! 토막살인에 사람도 먹다니...... 이쁜 13살의 순결함에 먹칠을 하는.... 훌쩍. 쥬스씨의 5개 리플. 잘 받아 갈꺼예요~! 그리고 교련씨와 문자를 주고 받았나요? 후후후, 친근감을 업!! <-(머래;;) 쥬스씨 건필요!!!
ㅜ_ㅜ 도데체 제가 요르님 밑에 쓴 코멘트는 어디로 갔다는 것인가?! ㅜ_ㅜ 순결이라 함은...어렸을쩍에 있었다죠...5살 쯤에 꾀 잔인한 영화를 보고 재밌어 했다는군요;;(누가?)<<내가!ㅇ_ㅇ 하핫~ 요르님도 건필 하세용!
우와아 위엣분 코멘 5개 ...... 애정이 풀풀 넘쳐오릅니다 . 크큭 . 이번편도 잘 보고 가요 ~ 정말 이틀만에 쓴건가요 ? 너무 잘 쓰셨자나 ~~~ 몽한속인데 유혁에게는 너무 슬픈 과거 인 듯 .... 어렷을때죠 ? 어떻게 생각 해내셨데요 !!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 그리고 저는 꼭꼭 챙겨볼꺼랍니다 1!!
말이라도 감사합니다. 요즘은 부쩍 떨어진 조회수와 코멘수때문에 난감해 하며 번민하는 중...... <- 기력상실이예요ㅜㅜ 그런데 좀만 기다려주세요!! 다음 부를 쓸꺼니까, 얼른 끝내야지, 이번 부.......ㅜ
요르님은 역시 글솜씨가 뛰어나요! >ㅅ< 부러워요. ㅜㅅㅜ
글솜씨..... 그저그런데요, 뭐..ㅜ 참 오랜만이죠? 오늘은 좀 일찍 마쳐서...... 그래서 함 들러봤어요, 훌쩍. 이거 11편 갈까 말까 중......;;;
에.. 리플이 늦어버렸습니다. (흠흠.) 아니, 그것보다 어떻게 이런 롱 런 연재를 할수 있는겁니까! 개인적으로 너무 부럽습니다. 이런 긴 소설... 자, 그럼 요르님의 손가락을 약탈....(퍽!) 아니, 아니 결론적으로 다음편 기대되요~
글쎄요..... 저도 신기해 죽겠습니다. 뭐, 그도 그럴것이 한편쓰는데 6일을 소비하잖아요. 그럼 뭔가 맞아떨어지지 않나 싶은데요..... 우웅. 암튼, 단테씨도 건필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