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토)~6/25(화) 설악산 등반 일정이 이른 장마 기간과 겹쳐 연일 비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적으로도 내적 갈등이 많았습니다. 간다고 신청은 다 해놓았는데 며칠째 비소식은 변함이 없고 취소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요. 간다고 신청도 다 해놓았는데 말을 바꾸어도 될는지.. 머리 싸매고 고민하다 그래도 참여는 해야겠지 하고 억지로(?) 갔는데 대장님도 똑같은 고민을 털어놓으시더라고요. 온다는데 오지 말라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고 고민하셨다고요. 다음엔 서로 부담 없이 먼저 이야기 해야겠다 했습니다. ㅎㅎㅎ (역시 대장님!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긴 비소식에도 시간 내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개인적인 열망도 있으셨겠지만 제 멋대로, 이 신입회원을 위해 귀한 시간 내어 참여 해주셨다고 생각하겠습니다. ^_^
결국 등반은 전~녀 못해찌만요.. ㅠㅠ 흑흑..
매주 등반 때마다 선배님들께 조언을 구해 패킹한 것들은
등반장비(로프 포함) + 숙영장비(텐트, 매트, 침낭) + 여벌옷 + 물 1L/음료수 1L + 행동식 + a(술, 간단한 과일 등)
20리터 어택배낭 + 60리터 박배낭에 꼬깃꼬깃 들어찼는데 제대로 쌌는지 확인 도 못해봤군요! (등반을 못해서..;;)
일정 중 제가 기억하는 종구 고문님은 늘 취해있었는데(!) 토요일에도, 일요일에도 윈디(Windy-날씨어플)를 켜보라며 하루 열댓번은 반복하시고 "그래도 우리가 여기까지 왔는데 플라스틱이나 잡아야겠어?"라며 등반을 강행하겠다 말씀하셨지만 다음 날 가장 늦게 일어나(...) "모태(못해)~"라고 입을 비죽거리시는 모습에 저 역시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비 소식이 변함이 없음에...)
토요일 밤, 영란언니였던가.. 재민선배였던가.. 우리는 마흔 먹고도 여기서 애들 소리를 듣는다고 했었는데, 고문님의 많은 말들이 어깨에 눌린 책임감이었으리라 믿습니다. 항상 배려해주시는 고문님, 대장님, 그리고 선배님들의 사랑이 천둥 번개를 뚫고 마구 마구 느꼈습니다! 여윽시 한크랙 체고 ❤️
소노캄에서 편히 자고 일어나 섭국(홍합국)도 먹고 대장님이 쏘는 커피+빵도 먹고
결국 국립등산학교 인공암벽장으로 이동
초딩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민구 고문님이 스타트를 끊어주셨습니다!
민구 고문님과 게스트로 오신 78기 현문님!
국립등산학교에서 받은 확인증이 있는 사람만 빌레이를 볼 수 있다고 해서 이날 빌레이는 대장님, 동혁선배님, 현문님 세분이 돌아가며 봐주셨어요.
현문님 잘한다고 다들 엄청 칭찬하셨어요!
잘하는 사람꺼 많이 보기! ㅎㅎㅎ 사실 게스트로 오셔서 신경써서 많이 찍어주려고 하다보니 현문님 사진밖에 없네요..ㅋ 다른 분들 등반 모습은 모두 제 마음 속에 저장 📸
외벽에서 놀다가 실내에 들어와서 재미있는 시간 보냈습니다!
새벽에 우르르쾅쾅 천둥번개가 번쩍번쩍 치고 거센 비가 내리더니 새벽녘엔 푸른 하늘이 반겼는데요.
며칠간 지속된 비로 안전문제가 우려되어 일요일에는 비선대까지 가볍게 워킹 다녀왔습니다.
저는 설악은 경험이 많지 않아 잘 모르는데
대장님이 흔들바위 갈래 장군봉이랑 적벽갈래 물으시기에 적벽에 가고 싶다고 해서 적벽 구경을 다녀왔습니다.
왼쪽부터 장군봉과 적벽
비선대가 바위 이름인지, 매점 이름인지 도통 헷갈렸는데 설명을 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ㅎㅎㅎ
대장님, 민구고문님, 봉희선배님과 옛날 비선대 산장 썰도 듣고 상상으로 비선대 냄새도 맡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킁카킁카
적벽,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려운 루트를 가지고 있다고해서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그리 어려워 보이질 않습니다..? (물론 저는 절대 못 붙겠지만요) 별로 안 어려워보이는데요..?라고 했더니 대장님이 조금 더 가 루트를 설명해 주셨어요.
옆으로 살짝 돌았을 뿐인데 적벽이 무시무시한 이를 드러냅니다. 허허.. 다정한 뒷태에 그렇지 못한 얼굴(face)을 하고 있는 벽이였구만요. 인터넷에 찾아보니 오버로 시작해 오버로 끝난다고.. ㅋㅋㅋ 루트 소개만 봐도 현기증이 나고 속이 울렁거리는 것 같습니다.
소토왕골도 가볼까 하다가 다음을 기약하고 옛비선대산장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가게에서 시워어어어어언한 맥주 한잔에 도토리묵도 먹고 내려왔습니다.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매일 하루 두 번 샤워해도 쉰내가 가시질 않는 것 같은 습한 날씨에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예상컨대 고된 등반 보다도 더 고되게 느껴질 수 있는 일정이었을텐데 웃으며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
첫댓글 별로 한 게 없는 일정인데 뭔가 많이 한 느낌을 주는 후기 ~~뭐지요 ㅎㅎㅎ 좋은 글과 사진 감사 ~~
3쌍의 부부팀이 있었네요.
그래도 싸랑해요 산본 현문씨
화이팅!!! ㅎ
동병상련 ㅋㅋㅋ열운하다보면 미비하게 늘어있는 내가 있을거에요. 많이 늘진 않더라고 ㅋㅋ
별로 한 것 없는 후기가 왜이렇게 재밌죠?ㅋㅋㅋ 국립등산학교 빌레이 자격증(?)따러 가야겠어요!
다양하고 소소한 많은 일들을 겪은 설악이었습니다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