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ㅡ 기적을 만들자
이상헌ㅡ 방송작가
칼럼니스트 / 시인
위로 형 둘 이어서 누이 넷, 막내로 내가 태어나자 우리 집은 온통 잔치 분위기였다.
아버지는 나와 조금이라도 더 있고 싶어 오랫동안 지켜오던 면장자리를 버리고 온종일
나와 함께 보냈는데 태어날 때부터 숱한 병들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어 의사들도
두 손을 들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이런 말을 했다. "너는 오성대감 이항복의 후손
으로 장수하는 집안이다. 긍정과 유머, 사랑의 유전인자가 신체 세포까지 변하게
만들었으니 걱정하지 말아라."
열에 들떠 밤새 끙끙 앓고 있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교대로 밤새워 좋은 책을 읽어주고
기도와 함께 축복의 에너지와 지혜를 안겨주며, 말을 할 때도 골라서 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아파 죽겠다'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오면 말이 씨가 되니, 많이 아파도 '견딜만하다'고 해라."
그 후부터 아무리 아파도 죽겠다는 말을 한 일이 없다. 그 후 어떤 고통도 견딜 만하게
변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공포가 없어진 것이 아니어서 두려움을 이기려고 눈만 뜨면 책을
읽었다. 금을 캐는 사람이 금을 캐는 기분으로 책을 펼쳤는데 고통과 갈등도 잊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긍정의 힘이다. 이렇게 해서 30대 중반까지 1만여 권의 책을 읽었고
지금도 매년 5백권의 책을 읽는다. 책을 읽지 않으려면 밥도 먹지 말아야 한다.
밥은 몸의 양식이지만 독서는 영혼의 양식이어서 영혼이 굶주리면 동물이나 다름없이
되어 버린다. 너나 없이 힘들다고 하지만 책 속에 길이 있고, 모든 길은 사방팔방으로
나아있는 것이다.
책과 함께 평생을 보낸 황희 정승은 그 시대에 90세를 살아 보통 사람의 배이상 생존하는
기적을 보여주었지만, 분서갱유의 진시황은 50세를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황희 정승은 사랑의 눈으로 사람들을 보살피고, 진시황은 불신의 눈으로 사람들을 살육해
'인과의 법칙'에는 작은 오차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님이 고맙게 느껴지는 것은, 언제나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준데 있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책과 친구가 되었고 손자들도 밥 먹는 것을 잊고 책을 읽어 책 읽는 가계(家系)
가 형성된 것이다. 막내 손자녀석이 유치원 다닐 때 매주 주말은 우리 집에서 잠을
잤는데 "뭐 사줄까?" 하고 물으면 매번 "마법천자문" 하고 대답한다.
이 아이에게는 어떤 장난감이나 과자보다 책이 우선 순위다.
칼럼을 쓸 때 대부분 사람이 중심이 되는데 한번은 최아무개라는 젊은이 얘기를 쓰게
되었다. 그가 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는 새벽마다 자는 아들을 깨워 책을 소리 내어
읽게 했는데 인성에 관한 책과 위인전들이다. 이렇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감과
사랑의 깊이가 커지고 발표훈련까지 된 것이다. 그 후 대학 2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
했지만 공직으로 나가지 않고 영어학원을 차렸다. 어린 후배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는 법을 깨우쳐주기 위해서다.
아침에 깨어나면 좋은 시 한 수와 마음에 양식이 되는 칼럼을 반드시 읽고 하루를 시작
한다. 그리고 50년 넘게 일기를 써 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날 있었던 가슴 아픈
사연이나 속상하고 힘들었던 얘기를 쓰지만 나는 그 반대다. 그날 있었던 일 중에
즐겁고 보람 있는 일, 재미있는 일만 쓰고 있다. 가끔 지난 일기를 들춰봐도 신나고
재미있는 일들만 나타난다. 그 에너지가 내 나이가 몇이건 간에 도전자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지난 해에 나온 111번 째 책 '흥하는 말씨, 망하는 말투'가 계속 롱런하고 올해 초에
펴낸 '이상헌의 시집가는 딸에게'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그러나 행운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4월에는 '2011년을 빛낸 도전 한국인 10명'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야구선수 박찬호 등과 함께 꼽혀 상을 받았다. 우리는 아직도 나이가
몇인데…, 등등 말하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밥만 먹지 말고 마음도 함께 먹으면 기적 같은 일들은 무한히 생겨나게 마련이다.
7·20 '한국SGI 여자부의 날'
'태양과 꽃의 여자부여 새로운 시대를 열어라!
오늘은 '한국SGI 여자부의 날'이다. 한국SGI 여자부가 사제 원점을 새긴 연원은 24년 전인
1988년 7월 20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년 육성에 온 힘을 쏟았던 이케다(池田) SGI 회장은
1988년을 '청년세기의 해'로 정하고 제1회 청년연수(7월 16일~21일)를 개최했다.
국제창가학회(SGI) 50개국 4백명의 청년 리더가 참석한 연수에 한국SGI 여자부 대표 5명이
참석했다. 연수가 한창인 7월 20일, 요코하마의 가나가와문화회관에서 열린 '친선우호대회'에서
여자부 대표는 사제 맹세의 결의를 담아 '아침의 나라에서'를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이케다 SGI 회장은 "노래 참 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반드시 가겠습니다. 수년 내에 가겠습니다.
길은 열려 있습니다. 확실히 열려져 있습니다."라고 격려했다.
이날 여자부는 스승과 잊지 못할 사제 원점의 역사를 남기기 위해 7월 20일을 '한국SGI 여자부의
날'로 제정하고, 해마다 7월 20일을 마디로 광포 확대의 결실을 만들며 사제 원점을 새겨오고 있다.
한편, 태양의 여자부가 창가 신시대의 도래를 알리며 평화를 위해 당당하게 난무하는 속에
광선유포 제2막을 여는 사제불이(師弟不二)의 젊은 꽃들의 스크럼인 여자부 '한국이케다화양회'가
2008년 결성되어 올해(2012년) 5기생 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화양(華陽)'이라는 이름은,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을 받으며 사람들 마음 속에 한없이 성스러운
감동을 보내는 '꽃'을 상징하는 말이다. 이케다 SGI 회장은 "밝음이 일월(日月)보다 더할소냐.
청정함이 연화(蓮華)보다 뛰어날소냐. 법화경은 일월과 연화이기 때문에 묘호렌게쿄
(妙法蓮華經)라고 이름하며, 니치렌(日蓮) 또한 일월과 연화와 같으니라." (어서 1109쪽)는
성훈을 소개하며, "묘법을 수지하고 대성인 말씀대로 광선유포를 위해 살아가는 창가 여자부의
생명이 가장 밝은 '태양'이며 가장 깨끗한 '연화'이다"라고 스피치했다.
또한 "맹세를 지키며 꿋꿋이 살아가는 여자부가 있으면 학회는 영원히 발전한다.
그리고 부녀합금의 창가 여성 스크럼이 바로 무한한 희망을 약속한다. 젊은 여성은
아버지를 격려하고 어머니를 지키며 한 집안에 빛을 보낸다. 이윽고 정의로운 힘있는 남편을
만들어 내고, 위대한 어머니가 되어 사명 있는 후계자를 키워 낸다. 그리고 각자의 길에서
학회의 자식답게 신뢰를 넓히며 영광과 복덕의 인생을 장식한다" (수필 '인간세기의 빛')고
여자부에게 한 없는 기대를 보내 주었다.
'한국 SGI 여자부의 날'을 맞아 지역단위로 실시하는 '이케다화양회 5기생 대회'가
이케다화양회 전원이 자신의 사명을 자각하고, 스승과 한 구원의 맹세를 관철하여
영원히 사제승리의 문을 열어가는 결의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
사자왕의 마음을 끄집어내서 남들이 아무리
위협해도 겁내면 안 된다. 사자왕은 백수(百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자의 새끼도 또한 마찬가지다.
오직 한결같이 각오를 정하라. (지금의 상황이)
좋아지는 것은 불가사의고, 나빠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라. (어서 1190쪽, 통해)
용기는 이기기 위한 원동력입니다.
무엇에도 지지 않는 사람이 바로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궁극적으로 말하면, 자신에게 이기지 못하면 진정한 행복을 열지 못합니다.
광선유포(廣宣流布)도 승리해야 전진합니다.
승리해야 내 부처의 생명이 빛납니다.
'성불(成佛)'은 진정한 승리의 이명(異名)입니다. 모두 승리합시다!
승리하려고 제목을 부르는 것입니다.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가가린은 이렇게 잘라 말했습니다.
"승리는 용감한 자에게 미소 짓는다."
승리는 겁쟁이에게는 미소 짓지 않습니다. 오히려 도망치고 맙니다.
용기입니다. 신심은 가장 큰 용기입니다.
불법의 진수도 용기입니다.
<2008년 2월 6일, 신시대 제15회 본부간부회 스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