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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자 700명 성차별 저항 대회 결집
스스로 변화한 여성들, 더 나은 삶을 위해 투쟁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여성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노동시장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거리로 행진했다. ⓒ박상혁 기자
3월 8일 세계여성의날을 기념해 여성노동자들이 한데 모여 노동시장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거리로 행진했다.
양대노총·전국여성노동조합·한국여성노동자회 등 6개 노동자 단체가 모인 ‘여성노동연대회의’가 4일 노동시장의 뿌리깊고 누적돼온 성차별을 고발하는 ‘2023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었다.
700여 명의 여성노동자가 모인 이번 대회에서 성차별적인 노동시장에서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6명의 여성노동자들이 발언을 이어갔다.
전국여성노조 상록CC분회 천안지회 구교진 부지회장이 골프장 캐디로 일하며 받았던 성차별을 성토했다 ⓒ박상혁 기자
첫 발언에 나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 덕성여대분회 윤경숙 분회장은 지난 1년이 “너무나 버겁고 고달픈 한해”였다며 전쟁을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투쟁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여성들이 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처우가 남성에 미치지 못한다며 “변화의 시대에 걸맞게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파리바게뜨에서 제빵기사로 13년째 일하고 있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김예린 대전분회장은 “여성이 70%를 차지하는 여초직장임에도 관리자가 되는 건 전부 남성이다”며 현장에서 겪은 유리천장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면서도 젊은 여성드링 대다수라는 이유로 노동착취당하고 임금도 후려치기 당한다. 차별받지 않고 일한 만큼 대우받을 수 있도록 함께 투쟁하겠다”며 차별에 저항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마지막 발언자는 한국 여성노동운동에서 역사적인 사건으로 꼽히는 ‘YH무역사건’의 현장에 있었던 전 YH무역노조 최순영 지부장이 나섰다. 최 지부장은 1979년 투쟁 당시 6개월 된 아이를 몸에 배고 있었다. 최 지부장은 “내 아이는 투쟁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어 투쟁해왔는데, 4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여성 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서는 모습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갈 길이 아직 멀지만 여성들은 항상 스스로 투쟁하고 변화를 도모해왔다. 여성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꿔야 한다. 더 나은 삶, 더 아름다운 내일을 위해 함께 투쟁하자”며 거리에 모인 여성노동자들을 독려했다.
6인의 발언이 끝나자 여성노동연대회의는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여성 노동자들의 발언을 모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후 여성노동자들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한 뒤 3·8 한국여성대회가 열린 서울광장으로 행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