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정보] 일본 작가 시각에서 논한 `한국철도`.

[NOZOMI]

안녕하십니까!

일본 작가 시각에서 우리나라 철도를 논한 글이 있기에 소개 하고자 합니다.

출판사에 연락하여 '상업성 없이, 출처를 밝히는 조건' 으로 글 인용 승인을 받았습니다.

□ 제   목 : "기차타고 지구 한 바퀴".   (pp.145~149).
□ 지은이 : '사쿠라이 칸' (1954년 일본 나가노현 출생. 일본대학 예술학부 사진학과 졸업.
                                      세계문화사진부를 거쳐 현재 포토 저널리스트로 활약.
                                      연간 250일은 여행을 다닌다).
                      ○ 저서 - 『3대 대륙 철도 호화 침대 특급 여행』.
                                    『절경 가을의 열차 여행』.
                                    『철도 상품 대도감 등 다수』.
□ 옮긴이 : 박은정
□ 펴낸곳 : 소담출판사 (02-745-8566~7)
□ 펴낸날 : 2003.6.30.

1. 정치적 슬로건으로 만들어진 열차의 이름.

  한국은 1988년을 경계로 크게 모습이 변화하였다. 이 해에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어 일약 세계무대로 진출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 반도라고는 해도 이곳은 대륙으로 일본의 JR 재래선과는 달리 1,435mm의 표준 궤도 철도가 달리고 있다.

  한국 철도의 최상급 열차가 특급 ‘새마을호’ 이다. 유선형의 디젤 특급인데, 때로 열차의 코에 해당하는 유선형 견결기 커버가 빠져 있는 새마을호를 발견하게 된다. 일본의 신칸센 역시 선두의 코에 해당하는 부분에는 연결기가 숨겨져 있는데, 사고가 없는 한 연결기는 그렇게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세련되지 않은 부분을 노출시켜서 한국을 대표하는 새마을호의 인상을 나쁘게 하다니……

2. 한글 문학의 세계가 되어 버리는 로컬역.

  한국의 철도에는 일본처럼 특급, 급행, 보통이라고 하는 호칭은 없으며 속도가 빠른 순으로 ‘새마을호’, ‘무궁화호’, '통일호‘ 로 되어 있다. 새마을호란 박정희 대통령(당시)이 제창한 새마을 운동에서 유래하고, 무궁화는 한국의 국화 무궁화, 통일은 남북통일을 의미한다. 지금도 한반도는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어서 열차 이름에 정치적인 슬로건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제일 간선은 수도 서울과 제2의 도시로 항구 도시인 부산을 연결하는 경부선으로 전장 445km이니 도쿄에서부터 시가현(縣)의 마이하라(米原) 까지의 거리와 거의 맞먹는다. 이 사이를 새마을호는 4시간 10분, 무궁화호는 5시간 6분, 통일호는 5시간 44분 동안 달린다.

  차표는 서울, 부산역 등의 큰 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외국인 창구가 있어서 영어나 일본어가 통한다. 경부선의 경우는 열차 대수도 많기 때문에 가령 만원으로 매진이 되어도 그 시간만 비켜 가면 틀림없이 차표를 구입할 수 있다. 창구 아가씨도 친절하며 외국인이라는 걸 알면 더욱 친절하게 대해 준다.
그런데 문제는 로컬역이다. 한국어와 한글 문학의 세계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한국의 역명은 서울 등을 제외하고, 한자가 병기되어 있다. 나는 시각표에서 목적지의 한글 문자를 베껴 써서, 날짜와 열차명, 발차시각을 덧붙여 창구에 내민다. 그래도 서울, 부산, 새마을호 등 중요한 지명과 열차명 정도는 한글 문자로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내 경우는 NHK TV 교육 방송의 한글 강좌를 들은 지 2개월 정도가 되었기 때문에, 한글 문자를 읽고 쓰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문법은 일본어와 거의 일치하고 언뜻 신기하게 보이는 한글 문자도 실은 모음 10개, 자음 14개를 배우기만 하면 된다. 알파벳보다 적은 24개의 조합이기 때문에 영어보다 빨리 숙달할 수 있을 것이다.

3. ‘새마을호’ 여행.
  그러면 서울에서부터 부산까지 한국 국철이 자랑하는 새마을호를 타보기로 하자.
「안녕하십니까?」
「네, 안녕하세요!」
  초록색의 유니폼을 입은 스튜어디스의 환영을 받으며 서울발 12시 정각의 ‘새마을 13호’ 에 승차한다. 선두와 최후부가 유선형의 디젤 기관차라고 하는, 푸쉬 풀(견인추진) 방식의 디젤 특급이다. 은색으로 빛나는 스테인리스 보디에는 현대 정공의 명패가 빛난다. ‘메이드 인 코리아’ 특급인 것이다.
  열차는 8량 편성으로, 6량이 보통석, 1량이 태극실로 불리는 특등석, 그리고 1량이 식당차이다. 나는 보통석에 승차했는데 표준 궤도 열차라 좌석도 넓고 몸을 뒤로 젖힐 수도 있었다. 요금은 보통석이 23,700원이었다.

  서울역을 발차하자 곧 광대한 한강의 흐름을 넘어 스피드를 올리기 시작한다. 최고시속은 150km 으로 디젤로써는 상당한 스프린터이다. 대략 40km 정도의 수원까지는 국철 구간으로 JR의 통근전차와 아주 비슷한 전차가 함께 달린다. 국철 구간이라 선로 변의 주택은 좀처럼 끊어지지 않지만 역시 수원을 넘어서자 널찍한 전원지대가 펼쳐진다.

  시계 바늘은 12시 30분, 공복을 느껴 식당차로 자리를 옮겼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메뉴는 얼마 전까지 한국다운 불고기가 있었을 텐데, 어찌 된 일인지 모두 마쿠노우찌(연극 막간에 먹는 주먹밥에 반찬을 곁들인 도시락) 스타일의 7,000원짜리 도시락 한 종류로 되어 있었다. 승무원에게 물어 보니 일본 신칸센의 식사를 참고로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쓸데없는 것을 배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일본 철도에서 최악의 일이 식당차를 잇달아 폐지한 것에 있다고 단언할 정도이니 말이다.

  13시 32분, 충청남도의 도청 소재지인 대전을 발차하여 열차는 산악지대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중앙부를 관통하는 소백산맥을 넘는다. 하이파워를 자랑하는 새마을호도 급경사나 급커브 산길에서는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터널과 터널 사이로 보이는 경지에는 서늘한 고지와 인삼밭이 보인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것 같은 소가 화전을 일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해마다 확장되는 서울에서는 맛볼 수 없는, 한국의 시골 분위기가 담겨 있는 농촌 풍경이다. 소백산맥을 달려 내려가면 거기는 경상북도 도청이 있는 동대구로 15시 4분 도착이다. 그리고 동대구를 발차하면 종착역인 부산까지는 거의 1시간으로 새마을호는 바싹 대가온 대하, 낙동강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라스트 스퍼트를 올린다. 이윽고 하늘까지 닿을 듯한 경사지에 죽 늘어서 있는 주택들이 나타나면, 그곳이 바로 부산의 시가지이다.

  스피커에서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가 흘러나오면 ‘새마을 13호’ 는 16시 10분, 종착역 부산의 플랫폼에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린 제복 차림의 스튜어디스에게 「안녕히 가세요!」 전송을 받으며 하차하자, 곧바로 바다의 향기가 나를 감싼다.  끝.

[::I am a Tripholic^^*]

이 책 집에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ㅠㅠ // 번역이 일본어투로 되어 있어 (세상에, 간이역이라는 말대신 직역해서 로컬역이라고 하다니요-ㅂ-!!) 조금 읽기에 불편하지만 정말 읽어볼만한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책을 읽으면 세계각국 기차를 모두 타본 듯한 느낌이더군요 ^^ 다만 우리나라 철도도 저렇게 간략하게 소개한 것으로 보아 이 책에 소개한 다른 나랑의 철도도 이분의 여행기만 믿고 무작정 떠나기엔 위험랄 것 같다는 생각은 해봅니다.

[여수행관광열차]

로컬역과 간이역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만화 '테쯔코의 여행'을 보면서 느낀 거지만, 개념이 번역할 수 있는 게 의외로 적더군요.

[NOZOMI]

이 글은 제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고, '일본철도연구회(Jtrain)'의 'ktx1400'님께서 출판사에 전화하시는 등 직접 본인이 시간내시어 작성하신 글을 제가 'ktx1400'님께 스크렙 허가를 받아서 우리 카페 회원님들과 공유하고자 올린 글임을 밝힙니다! 타 게시판에 '무단 전제'나 '상업적 사용'은 절대 불가합니다!

[내고향남해도]

와우.. 저는 또 일본 작가가 논했다길래 얼마나 비하를 했을까 잔뜩 긴장하면서 읽었습니다. -ㅁ-..

[율리시스[★]]

JR의 입장으로 볼때 KR의 문제점을 지적해주고 있는듯한 느낌이네요.

[단양군]

일본도 어느 로컬역을 가던 외국어는 안통하기 마련이죠 :-) 은근히 비하한 내용이 살짝 있기는 합니다. 전반적으로 공감이 가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경인선 중동역]

저도 세계 모든 나라의 기차를 타 보는 것이 꿈인데 아직 한국, 일본, 대만 기차만 타 봤네요.

[Maximum]

서울-부산 새마을호 일반실이 23,700원일때가...언제더라...;; 지금은 4만원이 넘어간다지요...

[제이콥]

지금 열심히 읽고 있는 책임다. 군포도서관에서 대여중..

[201系]

일전에 교보문고에서 책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한국과 관련된 부분이 저것이 전부였던지라, 조금 아쉽긴 했었습니다만... ^^;; 헌데, 사람마다 받아들이는데에 차이가 있겠지만, 저걸보고 '한국 비하'라고한다면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싶네요. :-(

[동해남부선 호계역]

보통석 편도운임 23,700원;;; 언제적 시절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