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역자를 잡고 고발한다고 해서 세 명의 사람을 경찰로 보기에 복장이나 무장이 형편없어 보인다.
전쟁사를 상당히 알고 있는 한 전문가는 이 복장을 보고 대한 청년당원들 같다는 자기 의견을 조심스럽게 말해준다. 아무리 전시지만 경찰관들이 이런 패잔병 같은 모습을 할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또 다른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역시 비슷한 소리다.
「대한 청년단은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출범하면서 난립하던 좌익단체에 대항해서 기존의 대동청년단과 민족청년단 등의 우익단체를 통합해서 발족시킨 친정부, 친이승만 단체였다. 이 단체를 보고 외국 기자들은 한국이 독일식 '히틀러 유겐트'를 발족시켰다고 평했었다.
말도 많았지만 대한청년단은 6.25전쟁 때 군 지원단체로서 대단한 활약을 했었다. 전선의 전투 부대에 군수나 수송의 지원도 했지만 군에 입대한 단원들도 많았었고 능력 있는 젊은 단원들은 단기 간부 훈련을 시켜 예비 장교들로 육성해 놓았다가 소대장 소모가 극심했던 전쟁 초기 군에 초급 간부[방위 소위라고 통칭]들을 다수 공급했었다.[이 중에 육군 대장도 나왔었다. 이광로 대장이다.]
그러나 이 단체의 단원들은 북한에서 악질 적성 단체로 분류되어 학살당했던 단원들도 많았고, 살아남았어도 적 치하에서 내내 도망 다녀야 했다.
[지역 단장이나 부단장들은 거의 학살당했었다.] 수복이 되자 대한청년단원들은 좌익 사냥단으로 변신해서 보복의 선봉에 섰었다.」
그러나 미 해병대도 자기들은 알지도 못하는 단체의 조직원들이 무장을 하고 따라오게 놔두지는 않을 듯하고 대한청년단은 지역 기반의 단체인데 방금 탈환한 영등포나 마포의 대한 청년단원들이 자기 지역에서 할 일도 많았을 텐데 조직을 갖추고 자기 지역을 떠나서 미 해병대를 따라왔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사진을 여러 번 분석해보니 구구각색의 복장과 무장에도 불구하고 이들 세 명이 정식 경찰임을 보여주는 세 개의 특색이 발견된다.
첫 번째는 아래 사진에서 리더로 보이는 사람이 들고 있는 군도다. 이 군도는 군도가 아니라 일본 경찰이 패용하던 샤베르다. 일제하 서민들에게 공포의 대명사였던 '칼 찬 순사'라는 말이 있듯이 일본 경찰이라면 모두 차야했던 경찰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