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맛 입에 남는 게 싫어 약 먹고 ‘이것’ 한 입… 약효 발휘 안 돼
알약을 삼킨 후에 입에 쓴맛이 남곤 한다. 이 느낌이 싫어 집에 있던 음식을 이것저것 먹기 쉽지만, 그러지 않는 게 좋다. 약을 복용한 직후에 먹거나 마신 것들로 인해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항히스타민제·제산제 먹었다면 오렌지주스 피해야오렌지주스는 감기약 종류 중 하나인 항히스타민제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오렌지는 산성이 강해, 항히스타민제와 함께 먹으면 위 산도를 과도하게 높임으로써 약물 흡수를 방해한다. 오렌지주스는 제산제와도 궁합이 좋지 않다. 제산제는 ▲위산 과다증 ▲위궤양 등을 치료할 때 쓰는 약으로 수산화알루미늄겔로 이뤄졌다. 이 약을 오렌지주스와 함께 복용하면 의약품에 함유된 알루미늄이 고스란히 몸에 흡수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체내에 축적돼도 0.3%만 위장관으로 흡수되고, 대부분 콩팥으로 배출되긴 한다. 그래도 콩팥 기능이 약하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은 주의하는 게 좋다.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 먹었다면 치즈·요구르트 주의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MAOI) 성분의 우울증약을 복용 중이라면 치즈를 먹지 말아야 한다. 치즈에 함유된 아미노산 ‘티라민’ 때문이다. 티라민은 체내에서 모노아민산화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 성분의 약을 먹으면 이 효소가 제대로 작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치즈를 먹은 후 체내 티라민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혈관이 수축하면, 혈압이 상승하고 두통이 생길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모노아민산화효소억제제 계열의 약을 복용할 때는 티라민이 다량 함유된 ▲치즈 ▲맥주 ▲소나 닭의 간 ▲요구르트 등을 피할 것을 권한다.
◇항피스타민제·피임약 먹은 후엔 커피·홍차 특히 경계카페인이 많은 커피나 홍차는 대부분 약에 상극이다. 항히스타민제나 피임약을 복용할 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나 알레르기 치료제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는 졸음을 억제하기 위해 카페인이 이미 들어 있다. 이런 약품을 커피나 홍차와 함께 먹으면 카페인을 과다 섭취하게 돼 ▲어지럼증 ▲신경과민 ▲위장장애 ▲근육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또 일부 사람은 간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효소 CYP1A2를 생산하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피임약을 먹은 후 커피를 마시면 카페인 대사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 피임약이 CYP1A2 효소 활동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