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소녀의 코리아' 식구들이 봉하마을에 오신다는 말을 듣고
미리 내려가 준비하고 있던 촛불오빠 마빈입니다.
49재 다음날인 지난 주말, 촛불소녀들과 함께한 봉하마을의 풍경을 전합니다.
49재까지 끝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봉하마을.
'촛불소녀의 코리아' 식구들이
봉하마을을 찾아왔습니다.
2주일 넘게 봉하마을에 살면서 소식을 올리고 마을일을 도운,
촛불오빠 '나아'님이 마을 안내를 맡아 주었습니다.
마을에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완전 봉하청년이 다 되어서 그런지
설명을 하는 내내 인사하기 바쁘더라는..
"우선은 묘비를 찾아가서 참배를 드리구요. 묘비는 생전 유언대로..
안녕하세요(마을 할머님 인사하며 지나감)
생전 유언대로 낮고 넓은 돌로 고인돌 처럼 묘비를 삼았는데요..
아, 아버님 안녕하세요(마을 할아버님 인사하며 지나감)
지역주의를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노무현 대통령인 만큼 전국 각지에서 모은 재료들로..
네, 수고하십니다(자원봉사 하시는 분들 인사하며 지나감)
...만들었습니다."
촛코식구들과 함께 묘소를 찾아갔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촛불소녀들
절을 올리고 난 뒤 비석에 손을 대고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더군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요?
촛불소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처음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는게 좋은지 깨닫게 해준 사람이에요."_ 촛불소녀 '니노'
"노무현 대통령은 저에게 처음으로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는게 좋은지 깨닫게 해준 사람이에요.
일년전만 해도 어른이 되어 산다는게
나만 잘되서, 나만 좋은 대학가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촛불도 들고, '나아'친구들을 만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알게 되면서
더불어 사는게 올바르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어요.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그렇게 많이 울었어요
살기가 힘들어서 목숨을 끊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신 분인데,
설마 그 분이 그렇게 하실줄은 몰랐어요.
제 마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 몫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되겠습니다."
"많이 만나야 될 거 같아요"_ 촛불소녀 '아침해'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셨을때 학교에서도 애들이 많이 울고 그랬는데,
지금 학교에서 보면 점점 잊혀지는 거 같아서 참 그래요.
작년 촛불 때도, 있을 수 없는 일에
애들이 같이 분노하고 일어나고 그랬는데,
한 달을 안가요. 공책 뺐어가고, 책숨기고
다시 그런 경쟁 속으로 들어간거 같아요.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도
자기만 잘 살려고 하는게 아니라
함께 잘 살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서 참 답답하고 그래요.
친구들이 왜 우리가 공부하는지 잊지 않고,
사람과 더불어서 살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해요.
많이 만나야 될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와서 친구들, 언니, 오빠들 하고 말하면 생각이 바로 되는데,
일주일만 안오면 나도 다른 친구들하고 똑같아져요.
그래서 자주 만나고 많이 이야기 하려구요."
촛불소녀 친구들과 함께 봉화산에 올랐습니다.
봉하마을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사람들이 마을을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저 곳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이루려고 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요?
많은 생각을 하며 내려오는 길
작은 풀꽃들이 피어있었습니다.
논길을 따라 걷다보니, 타박타박 걸어가며
열심히 잡초를 뽑고 계시는 오리농군(?)이 보입니다.
사람사는 세상, 함께 사는 가치를 지켜가는 것은
촛소들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마음을 다잡고 다잡아도,매일매일
'편하게 살자','이렇게 해봤자..' 하며
내 마음속의 잡초가 불쑥불쑥 자라곤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사람사는 세상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좋은 삶인지
'사람 노무현'이 던져준 숙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 마음 속 잡초를 솎아내라며
봉하의 넓은 논밭을 거닐어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닐런지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더 자주 만나라며
이렇게 모일 수 있게 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봤습니다.
오리 걸음으로 타박타박.
함께 가는 길에 계신 여러분 모두에게
따뜻한 포옹한번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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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촛코숙제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쓰라린 선물을 안고
촛코는 생활속의 민주주의를 위한 작은 실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내가 먼저! '한 뼘만 더 민주주의' 살리기 위해 꼬옥~ 실천해요!
▶'한 뼘만 더 민주주의' 실천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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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봉하소식 전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주영님을 비롯해 나아님 외 모든 자원봉사 하신 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봉하는 이제 저의 고향같은 곳이 되었습니다...고향 소식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촛불 소녀님들 수고 많으셨어요 모두 관심이 별로 없다고 화 내지말아요 모두 지역구....(카페) 관리 하다보면... 수고 많으셨습니다
멋진 어린친구들이군...너희들이 있으니 울 나라 아직 희망있다
전 서울이 고향입니다.. 시골에 고향이 없어서 서운했는데 이젠 봉하가 제2의 고향입니다. 이번 주말에 다시 찾아 뵈어야 겠습니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 하겠읍니다
들판에 김메는 오리 농군도 그데로고, 마을 사람들도 그데로고, 모두다 그데로 인데.. 우리 대통령님은 ....아~~..당신에 영혼만 남기시고,....가르침만 주시고..홀연히..바람되어....아..~~아직도 정말 슬프다..
정말 사진 잘 보고 있습니다.
자랑스러운 희망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