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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복음: 마태 19,23-30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24절) 예수께서는 재물 자체를 나쁘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재물의 노예가 된 사람들을 비판하신 것이다. 바늘귀라고 하는 것은 이런 의미가 있다. 도시는 성곽으로 둘려 있고 성문이 있는데, 성문에는 짐을 실은 낙타라든가 사람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큰 문이 있고, 그 옆에는 작고 낮은 좁은 문이 있어서 밤에 큰문을 잠그고 수위 병이 지키면서 이 문으로 사람들을 통과시켰다. 이 작은 문을 흔히 “바늘귀 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배경에서 예수님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간다는 것은 마치 거대한 낙타가 사람도 겨우 지나가는 이 작은 문을 들어가기만큼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이렇게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신 것이다. 그래서 제자들은 놀랐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25절) 한다.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하느님께서 해 주셔야만 가능하다고 하신다.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26절)
“보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27절) 베드로가 그렇게 물은 것은 우리가 모두 사도들보다 못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위해서이다. 주님을 따르는 모든 사람을 대신해서 물었다. 모든 것을 버렸다는 것은 어떤 양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완전히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베드로와 제자들은 이렇게 큰 사랑으로 완전히 버린 분들이다. “너희도 열두 옥좌에 앉아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할 것이다.”(28절) 하느님의 아들을 받아들이지 않고,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를 심판하리라는 뜻이다. 그분을 따르는 것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전히 포기할 수 있어야 한다. 백 배는 하늘나라에서 누릴 상급을 의미한다. 현재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훌륭한 것이다. 즉 주님을 위해 육적인 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영적인 것을 받게 된다. 그러므로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30절) 하신다. 재물이나, 생각이나 이념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우리는 참으로 자유로울 것이다.
- 조욱현 신부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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