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1일 성 베네딕토 아빠스 기념일
제1독서
<내 마음이 미어진다.>
▥ 호세아 예언서의 말씀입니다.11,1-4.8ㅁ-9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이스라엘이 아이였을 때에 나는 그를 사랑하여
나의 그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2 그러나 내가 부를수록 그들은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그들은 바알들에게 희생 제물을 바치고 우상들에게 향을 피워 올렸다.
3 내가 에프라임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주고 내 팔로 안아 주었지만
그들은 내가 자기들의 병을 고쳐 준 줄을 알지 못하였다.
4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8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9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0,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7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8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9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10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11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12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13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14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15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종종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때, 스마트폰을 뒤집어 찍는 분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를 물으니 그래야 키가 커 보이고 날씬하게 찍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뒤집어 찍으면 자연스럽게 카메라 렌즈가 아래에 위치하게 되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어디에 렌즈가 위치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하긴 한 때 얼짱 각도라는 것이 있어서 셀카를 찍을 때
팔을 45도 정도 올리고 나서 15정도 몸을 틀어서 촬영하는 것이 인기였지요.
이 역시 시선의 차이를 이용한 것이었습니다.
이를 생각해 보니 우리 세상도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즉, 우리의 시선에 따라 세상도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의 시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세상이 또 상대방이 잘못된 것으로 착각합니다.
나의 시선이 중요했습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는 시선을, 특히 사랑을 담은 시선을 가져야 했습니다.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결과물을 얻고자 한다면 나의 시선을 바꿔야 합니다.
그래야 후회의 삶이 아닌 기쁨과 희망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 바라는 우리의 시선은 어떤 것일까요?
이를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세상에 파견하시는 장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하라고 하시면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하십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어떤 대가를 바라고 병자를 고쳐 주고,
마귀를 쫓아내는 것이 아닌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의 마음으로 행동하라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시지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것은 평화였습니다.
단순히 입으로만 평화를 비는 정도가 아닌,
사람들이 평화를 느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라는 것입니다.
이는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도 하시는 명령이 아닐까요?
이런 시선을 가지고서만 하느님 나라를 세상에 선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것만을 쫓아서는 하느님 나라를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세상의 그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은 곳이고,
대신 사랑과 평화만이 필요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될지를 심판 날에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라는 말씀으로 전해주십니다.
사랑과 평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또 그런 말도 듣지 않으면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 발에 먼지를 털어 버리라고 하십니다.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는 주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평화를 받아들이고 있을까요?
우리가 그 사랑과 평화를 사람들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는
먼저 그 사랑과 평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제대로 된 우리의 시선입니다.
오늘의 명언: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때, 우리 혹은 타인의 삶에
어떤 기적이 나타나는지 아무도 모른다(헬렌 켈러).
사진설명: 성 베네딕토 아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