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3일 부활 제2주간 토요일 (요한 6,16-21)
♡ 물 위를 걸으시다.♡
"저녁때가 되자 제자들은 호수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호수 건너편 카파르나움으로 떠났다. 이미 어두워졌는데도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가지 않으셨다(요한 6,16-17)."
'빵의 기적' 후에 사람들은 예수님을 억지로 모셔다가 임금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요한 6,15). 그때 제자들도 사람들의 그런 분위기에 휩쓸렸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군중에게서 떼어내어 호수 건너편으로 가게 하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당신은 사람들을 피해서 혼자서 산으로 가셨습니다(요한 6,15). 예수님께서 혼자서 산으로 가신 것은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즉 기도를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됩니다(마르 1,35). (제자들과 떨어져 있기를 원하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자들은 어두워질 때까지 호숫가에서 예수님을 기다렸던 것 같은데,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자 자기들끼리 먼저 배를 타고 떠났습니다. "그때에 큰 바람이 불어 호수에 물결이 높게 일었다(요한 6,18)." 17절의 '어둠'과 18절의 '큰 바람, 물결'을 "예수님께서 곁에 안 계시고 제자들만 있는 외롭고 두려운 상황" 에 대한 상징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바람과 파도 때문에 고생하면서, 무서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마르코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그런 그들을 보시고 그들 쪽으로 가셨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마르 6,48).
제자들을 도와주려고 가신 것입니다. "그들이 배를 스물다섯이나 서른 스타디온쯤 저어 갔을 때,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 배에 가까이 오시는 것을 보고 두려워하였다(요한 6,19)."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어가신 것은 타고 가실 배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자들 쪽에서 생각하면, "예수님은 하느님과 같은 권능을 가지고 계신 분, 즉 자연을 지배하는 창조주의 권능을 가지고 계신 분" 이라는 것을 체험한 일이 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복음서에 기록한 것은 자기들의 체험과 믿음을 고백하고 증언하기 위해서입니다.
제자들이 두려워한 것은 물 위를 걸어서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마태오복음과 마르코복음을 보면, 제자들은 유령이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해서 겁에 질린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마태 14,26; 마르 6,49). 제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바람과 파도 때문에 힘들어 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는데, 유령 같은 존재가 다가오니까 더욱 무서워한 것입니다. (제자들이 유령을 무서워했다는 것은 그들의 믿음이 아직 부족한 상태였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예수님 말씀따라 어떤 상황에서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두려움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주님을 모시려고 했을 때만 가능했습니다. 실제로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으려고 할 때,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습니다. 아직 배 안에 모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이릅니다.
주님과 함께하려는 마음만으로도 우리는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문제의 해결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님을 멀리하고 잊어버린다면, 두려움 안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