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부터 천식이 심해, 약을 잔뜩 지었어요.
달랏에 도착하기만 하면 천식이 싸악 나을 거라는 알 수 없는 기대를 갖고...
그런데 가지고 간 약을 다 먹을 동안에도 그다지 큰 차도는 보이지 않았지요.
결국 어제 오후 일정에는 참여하지 않고, 누워 있었지요.ㅠㅠ
미스 하의 초대를 받고, 그곳에서 김치와 파김치와 돼지갈비, 상추, 고추장을 먹고 좀 나아졌다고 할까...
오늘 아침에는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돈다고 하네요.
저는 그냥 호텔에 남아 있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였지요.
여행을 오면 이곳에 사시는 분들은 뭔가 많이 보여주어야한다는 의무감에 뺑뺑 돌리지요.
또 여행 온 사람도 마찬가지. 뭔가 하나라도 더 봐야 한다는 사명감에 뺑뺑 돌지만...
저는....
느긋하게 걸어다니며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었답니다.^^
혼자 천천히 걸어볼 생각으로 호텔을 나섰습니다.
빨래를 철망에 널어 말리는 모습...
문득, 익숙함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도시를 관통하는 수로...
아직 하수 처리가 잘 되어 있지 않아, 물은 더럽습니다.
물만 깨끗하다면 정말 좋을 텐데....
60년대, 70년대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아직 환경에 대한 심각성을 모르고 있겠지요.
지금은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한 일이니까요.
베트남 달랏 시민들이 사는 동네....
여기 사는 사람들은 그래도 잘 사는 사람들...
도시 변두리에 가면 허름한 천막 치고 사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집과 집 사이 공터에는 각종 채소 심어놓은 밭이 보입니다.
익숙한 채소가 참 많네요.
제가 살던 부평...지금은 엄청 복잡하고 번화했지만, 동네만 조금 나서면 이런 밭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그 밭을 가꾸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사람들이라고 기억합니다.
지금 이 시각, 학교에 가지 않고 있는 이 아이들....
아이들은 많고, 학교는 작아 2부제 수업을 한답니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은 점심 먹고 학교에 가겠지요.
예전에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어가 통한다면 참 좋으련만, 지나가는 아이들 붙잡고 "영어 할 줄 아느냐?" 물으면 고개를 젓고 황급히 자리를 뜹니다.
어제까지 황급히 지나다니던 길들....
오토바이가 그렇게 많이 다니는데 뜻밖에 공기오염은 그다지 심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베트남 여자들은 거의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그녀들은 얼굴 타는 것에 엄청 신경을 쓴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미스 트응의 경우 이가 까매지다면서 커피도 안 마시고,
얼굴이 탈세라, 모자 쓰고, 선그라스 쓰고 엄청 신경을 쓰더군요. 물론 미스 트응은 멋쟁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벚꽃이 아름다운 거리....
천주교 성당이 보여 들어가 보았더니....
목요일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네요.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베트남 인들은 천주교를 많이 믿는답니다.
노란색 건물이 참 예뻐서 한장 찰칵!
제가 들어간 찻집입니다.
아무도 없는 찻집에 앉아 멍하니 거리를 내다보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커피를 시키니 먼저 차가 나옵니다.
베트남 사람들이 먹는 핫 커피는 우리 입에는 안 맞아요.
너무 진해서랍니다.
한참 동안 찻집에 앉아 작품 구상을 해봅니다.
시놉은 다 짰지만 주인공 아이의 심리적 갈등을 어떻게 전개할 것인가,
베트남과 우리나라와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처리해야
어린 독자들이 수긍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등등....
집에 갈 때가 되니 비로서 표지판이 눈에 확! 들어옵니다.
아, 이쪽으로 가면 바오다이 별장이구나, 저쪽으로 가면 폭포가 나오는구나....
지금은 건기라서 폭포는 완전이 말라, 가지 못했습니다.
혹시 오후에 시간이 된다면 말라버린 폭포라도 보러갈까 생각 중입니다.
홀로 있는 시간이 참 행복합니다.
홀로 있는 시간에 많은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기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호치민에서 시작하여
버스 타고 쭉 북쪽으로 올라가 그 유명한 후에, 나짱, 다낭 등등 도시를 탐험하고
하노이에서 비행기 타고 한국으로 오는 일정으로 여행하고 싶습니다.^^
언제쯤 그 꿈이 이루어질까요?
일단은 한국에 돌아가면 하던 일을 완성하고, 생각했던 장편동화부터 써야겠지요?
첫댓글 잘 지내고 계시는군요^^ 마음이 놓입니다~저는 달랏에서 매일 혼자 숙소를 쓰면서 밤과 아침시간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는데. . . 참 행복했습니다. 두 분께서 배려해주신 덕분이지요^^ 행운인줄로 압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그리고 곧. . 멋진장편동화 나올게요^^ 동화한편쓰고 꿈을 꼭! 이루실거에요^^ 응원할게요
착한 두 후배가 있어 여행이 참말로 편하고 즐거웠습니다.^^
잘했어요.
ㅋㅋ 무섭고 두렵지만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참 좋지요. 그리고 달랏은 하나도 위험하지 않아요. 예쁜 찻집도 많고...
아~~~그래서 호수 산책에 선생님이 계시지 않으셨군요~~그동안 많은 것을 보여주시느라 선생님 몸을 돌보지 못하셨네요~~그래도 혼자서 거리도 거닐고 찻집도 들어 가고 저는 그런 용기가 부럽네요~~
선생님 건강 잘 챙기시고 인천에서 뵐께요~~
내가 현지인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더라구요.
선생님다워요!
다음에는 꼭 함께 여행할 수 있었음 좋겠어요.^^
진짜 여행은 혼자여행인 듯 합니다~건강조심하세요^^
조금 두려웠지만, 참 좋았어요.
멋져요!
ㅋㅋ 속으로는 약간 떨고 있었답니다.
낯익은 집을 멀리서 바라보면 낯설어 보이듯, 낯선 것일지라도 가까이서 살펴보면 낯이 익어지나 봅니다.
우선 말이 안 통하니 가장 답답하더군요.^^
잘 다녀오셨군요. 여행지에서 새 장편동화를 잉태하시느라 입덧은 안 하셨나요? ㅎㅎㅎ
심하게 했답니다...ㅋㅋ
멋져요. 전 겁이 날 것 같은데...
베트남, 특히 달랏은 하나도 위험하지 않아요. 범죄 0% 랍니다. 가끔 좀도둑질은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조심만 하면...
5월초 황금같은 연휴가 생겨 혼자 여행해보련다 인터넷 검색하다 온 곳이 선생님 집이군요. ㅎㅎ
이젠 혼자서도 무엇이든 해보려는 용기(?)를 갖고 싶더라구요.
잘 지내시죠? 세리가 벌써 고딩이예요. ㅋㅋ
이렇게 안부 여쭙게 되네요.
예, 세리가 벌써 고딩!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흐른다는 말이 맞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