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음희성(大音希聲)
큰 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중국 고대 문학 이론 가운데 미학상 관념의 하나로 노자(老子)가 처음 제시하였다.
大 : 클 대(大/0)
音 : 소리 음(音/0)
希 : 바랄 희(巾/4)
聲 : 소리 성(耳/11)
대상무형(大象無形). 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는 뜻이다. 도덕경(道德經) 41장에 나온다.
이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해 롯데 경영의 화두(話頭)로 던졌다. 예측하기 어려운 미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말 경영 복귀 후 가진 첫 사장단 회의에서 신 회장은, 우리가 맞이할 미래 변화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며,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룹 총수가 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며 기존의 틀을 무너뜨리자고 말한 것을 볼 때 앞으로 롯데그룹의 변신 폭이 매우 클 것으로 짐작된다. 급변하는 미래에도 살아 남으려면 그 무엇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춰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대상무형이 나오는 도덕경 41장은 음미할 부분이 적지 않다. ‘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지며, 큰 음악은 소리가 없고 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形.
현실에 존재하는 사각형의 모서리가 우주적으로 팽창하면 있을 수 없고, 큰 그릇은 오히려 천천히 만들어지는 것이다.
또 큰 음악은 소리가 없고 큰 형상은 형태가 없다고 한다. 지극히 철학적인 말들로 우리가 갖고 있는 고정관념을 사정없이 부수는 통쾌함마저 있다.
중국의 거친 사드(THAAD) 보복과 뇌물공여 혐의로 인한 옥고 등 안팎으로 고전한 신동빈 회장이 경영 일선에 돌아와 처음 주문한 것이 대상무형이었다면 필자는 말만 많고 성취는 없는 우리 정치권에 대음희성을 요구하고 싶다.
좋은 음악일수록 소리가 없다고 한다. 이는 업적이 크고 많을수록 오히려 일일이 헤아려 가늠하기 어려운 법이라는 풀이와 맥을 같이 한다.
문제는 우리네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정치권은 여야가 앞다퉈 SNS 등을 앞세운 말의 공방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귀를 잡아당길 자극적 언사와 우리 눈을 끌어들일 퍼포먼스만 밤낮으로 연구할 뿐 서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개선시킬 방안에 대해선 깜깜이다.
민심(民心)을 잡으려는 정치인의 얄팍한 속내는 보이는데 민생(民生)을 챙기려는 정치가의 커다란 도량은 보이지 않는다. 개혁개방(改革開放)으로 중국 발전의 토대를 이룬 덩샤오핑(鄧小平)은 부쟁론(不爭論)을 외쳤다.
공허한 말다툼으로 금쪽같은 시간을 낭비할 게 아니라, 생산력 발전에 유리한지, 종합국력을 키우는 데 유리한지, 민생을 개선하는 데 유리한지 등 이 세 가지에 유리하기만 하다면 무엇이든 하자고 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한다. 사탕발림 말의 성찬(盛饌)만 펴는 정치인을 추방하는 기해년(己亥年)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대음희성(大音希聲)
중국 고대 문학 이론 가운데 미학상 관념의 하나로, 노자(老子)가 처음 제시하였다. 이말은 도덕경(道德經)에 보인다.
大方無隅, 大器晩成.
大音希聲, 大象無形.
큰 네모는 귀퉁이가 없으며, 큰 그릇은 더디게 만들어진다. 큰 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큰 형상은 모양이 없다.
이 글의 주석에 '들어도 들리지 않는 것을 일러 희라 한다(聽之不聞名曰希)'는 말이 있다.
왕필(王弼)은 주(註)에서, “큰 소리는 능히 들을 수 없는 소리다. 소리가 있으면 즉 구분이 있고, 구분이 있으면 즉 궁음이 아니면 상음이다. 구분하면 능히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없으니, 때문에 소리가 있는 것은 큰 소리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大音, 不可得聞之音也.
有聲則有分, 有分則不宮而商矣.
分則不能統衆, 故有聲者非大音也.
(왕필집교석/王弼集校釋)
중(衆)은 전체를 말하고 분(分)은 부분을 말한다. 사람이 듣는 궁음이나 상음 따위는 모두 부분일 뿐이지 전체는 아니다. 이 말의 뜻은 구체적이고 부분적인 소리의 아름다움은 소리의 자연스럽고 온전한 아름다움을 해친다는 것이다.
노자는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자연스럽고 온전한 소리의 아름다움이며 인위적이고 부분적인 아름다움이 아니라고 보았다.
이는 그가 말한, '도를 말할 수 있으면 도가 아니고 이름을 이름지을 수 있으면 이름이 아니다(道可道, 非常道, 名可名, 非常名)'는 견해와 일치하고, 나아가 '행함이 없어도 저절로 조화한다(無爲自化)'는 사상과도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다.
노자를 이어서 장자(莊子)가 이 관점을 발전시켰다. 그의 제물론(齊物論)에 보면 그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세 가지로 분류해 인뢰(人籟)와 지뢰(地籟), 천뢰(天籟)가 있다고 하였다.
인뢰는, 대나무로 만든 악기에 비교할 수 있다(人籟則比竹是已)고 하면서 퉁소나 피리 같은 무리인데, 하등에 속한다.
지뢰는, 모든 구멍에서 내는 것으로(地籟則衆竅是已) 바람이 바위 구멍을 지나면서 내는 소리인데, 중등에 속한다.
천뢰는, 대체로 만 가지 부는 것이 각기 다르지만 그것들로 하여금 저절로 불어내게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이 스스로 불어내지만 성내게 하는 것은 누구인가(夫吹萬不同, 而使其自己也. 咸其自取, 怒者其誰邪)라고 하였다. 결연히 저절로 나는 자연의 소리가 바로 상등인 것이다.
천운(天運)편에서 장자는 천뢰의 특징을 이렇게 부연 설명한다. "들어도 그 소리를 들을 수 없고, 보아도 그 형체를 볼 수 없지만, 천지에 가득차 있고 육극을 감싸고 있다."
聽之不聞其聲, 視之不見其形, 充滿天地, 苞裹六極.
곽상(郭象)은 이에 대해, "이것이 바로 즐거움이 없는 즐거움으로 즐거움의 극치(此乃無樂之樂 樂之至也)"라고 주석하였다.
이것이 바로 실제로 노자가 주장한 대음희성이다. 때문에 제물론에서 장자는 다시, "이루고 무너짐이 있었기 때문에 소문(昭文)이 거문고를 연주한 것이며, 이루고 무너짐이 없기 때문에 소문이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有成與虧, 故昭氏之鼓琴也;
無成與虧, 故昭氏之不鼓琴也.
왕선겸(王先謙)은 이에 대해 해설을 달아 "상음을 치면 각성을 잃고 궁성을 치면 치성을 잃는다. 두고 연주하지 않아 5음이 저절로 온전히 있는 것만 못하다. 이것은 정을 두어 도에서 어그러지고, 지혜를 잊어 참과 합치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鼓商則喪角, 揮宮則失徵.
未若置而不鼓, 五音自全.
亦猶存情所以乖道,
忘智所以合眞者也.
그 뜻은 모두 부분적이고 유한한 소리와 음악이 자연스럽고 온전한 아름다운 소리를 파괴하거나 대체하는 것을 반대하는 데 있다.
노자와 장자가 이렇게 자연스럽고 온전한 아름다움을 제창하자 후대에 이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이런 영향은 문학가나 예술가들이 자연스럽고 하늘이 성취한 경지를 숭상하고 조탁이나 퇴고를 일삼지 않는 예술 세계를 만들어내게 하였다.
종영(鍾嶸)이 시품서(詩品序)에서 자연과 진미(眞美)를 주장한 것이나, 원결(元結)이 정사락씨(訂司樂氏)에서 높이 평가한 자연스럽고, 소리를 온전히 지킨(全聲) 아름다움을 숭상한 것, 사공도(司空圖)가 여이생논시서(與李生論詩序)에서, 미를 온전히 하는 것으로 공교로움을 삼는다(以全美爲工)는 주장이 그것이다.
아울러 서문장(徐文長)이 증성옹서(贈成翁序)에서 말한, "참됨이란 거짓의 반대이다. 때문에 다섯 맛은 반드시 담담해야 이 참됨을 먹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다섯 소리는 반드시 들어도 들리지 않아야 이 참됨을 들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다섯 빛깔은 반드시 화려하지 않아야 이 참됨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과
夫眞者, 假之反也.
故五味必淡, 食斯眞矣.
五聲必希, 聽斯眞矣.
五色不華, 視斯眞矣.
유조성(兪兆晟)이 어양시화서(漁洋詩話序)에서 말한, "대음희성으로 지나치고 음란하며 꽉 막힌 습관을 고칠 수 있다(以大音希聲, 藥淫哇錮習)"는 말도 모두 같은 영향을 받은 견해이다.
고대 화론(畵論)에서도 이와 비슷한 주장을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과 시문의 성률(聲律) 문제에 대해서는 유와 무가 서로 생성시키고(有無相生), 유성과 무성은 상반되지만 서로를 이루며, 상호 비교되어 존재하고, 상보적인 관계에 서서 더욱 빛난다고 하였다.
백거이(白居易)는 비파행(琵琶行)에서 말한, "이 때 무성이 유성을 이겼다(此時無聲勝有聲)"는 언급도 노장이 주장한 대음희성의 논리에 접근한 것이다.
그러나 그 앞에 "따르륵 달각달각 여러 소리가 뒤섞이고, 큰 구슬 작은 구슬이 옥 소반 위로 떨어진다(嘈嘈切切錯雜彈, 大珠小珠落玉盤)"는 유성(有聲)이 없었다면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 "이 때 무성이 유성을 이겼다"는 사실도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때문에 이덕유(李德裕)는 문장론(文章論)에서, "지금 문장은 현악기나 관악기, 북치는 소리와 같아 리듬을 재촉하기 바쁘니 성률이 폐단이 된 것이 심함을 알 수 있다(今文如絲竹鞞鼓, 迫于促節, 則知聲律之爲弊也甚矣)고 비판하는 동시에, "현악기와 관악기가 어우러져 연주되면 반드시 희성의 그윽하고 아득한 맛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듣는 사람 역시 기뻐할 것이다. 마치 냇물이 급히 흐르면 반드시 돌고 구비구비 소용돌이 치는 곳이 있는 것과 같으니 보는 사람 또한 물리지 않을 것이다. 종형이 편지에서 항상 말하기를 문장은 마치 천병만마와 같아 바람이 잦아들고 비가 걷혀 고요해 사람 소리가 없다 고 했으니 바로 이것을 말한다(絲竹繁奏, 必有希聲窈眇, 聽之者悅聞. 如川流迅激, 必有洄洑, 逶迤, 觀之者不厭. 從兄翰常言, 文章如千兵萬馬, 風恬雨霽, 寂無人聲, 蓋謂是矣)"고 밝혔다. 이 말 또한 문제의 핵심을 잘 짚은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대기만성(大器晩成), 거의 같고 조금 다르다는 대동소이(大同小異),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대실소망(大失所望), 큰 글자로 뚜렷이 드러나게 쓰다라는 대자특서(大字特書), 매우 밝은 세상이라는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 등에 쓰인다.
▶️ 音(소리 음/그늘 음)은 ❶지사문자로 言(언)의 口(구)속에 또는 一(일)을 더한 모양, 노래 부르거나 외거나 할 때에 곡조(曲調)를 붙인 말, 또는 목구멍 속에서 나는 소리, 뚜렷한 말이 되지 않는 음성(音聲), 음(音)을 글자의 성분(成分)으로 하는 글자에는 어둡다는 뜻이 있다. 부수(部首)로서는 일반적으로 음(音)이나 음성(音聲), 음악(音樂)의 뜻을 나타낸다. ❷지사문자로 音자는 ‘소리’나 ‘말’, ‘음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音자에 ‘말’이라는 뜻이 있는 것은 音자가 言(말씀 언)자와 같은 문자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갑골문에는 ‘소리’와 ‘말’을 따로 구별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문에서는 ‘음악’과 ‘말’을 구별하기 위해 기존의 言자에 획을 하나 더 긋는 방식으로 音자를 만들어냈다. 사실 갑골문에서의 言자는 마치 나팔을 부는 것과도 같은 모습으로 그려졌었다. 이것이 무엇인지는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황(笙簧)이라고 하는 악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라는 설도 있고 나팔을 부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어쩌면 단순히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려던 것일 수도 있다. 어쨌든 音자는 입에서 소리가 퍼져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글자와 결합할 때는 ‘소리’와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音(음)은 (1)소리 (2)자음(字音) 등의 뜻으로 ①소리 ②글 읽는 소리 ③말, 언어(言語) ④음악(音樂), 음률(音律) ⑤소식(消息), 음신(音信) ⑥그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성(聲),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한자의 음을 가지고 외국어의 음을 나타내는 일을 음역(音譯), 축음기의 레코드를 음반(音盤), 목소리로 발음 기관에서 생기는 음향을 음성(音聲), 악곡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일의 총칭을 음곡(音曲), 소리 내어 읽음을 음독(音讀), 소리의 가락을 음조(音調), 음악에 사용되는 음을 어떤 한 음으로부터 차례로 늘어놓은 것을 음계(音階), 악보에서 음의 길이와 높낮이를 나타내는 기호를 음표(音標), 시끄럽게 들리어 불쾌감을 자아내는 소리의 총칭을 소음(騷音), 불규칙한 파동으로 불유쾌한 느낌을 주는 소리를 잡음(雜音), 음이 바뀌어 달리 나오는 일을 전음(轉音), 글자의 음을 자음(字音), 글을 읽는 소리 또는 한자의 음을 독음(讀音), 편지의 높임말을 혜음(惠音), 사람이 죽었다고 알리는 말이나 글을 부음(訃音), 길게 내는 소리를 장음(長音), 짧게 나는 소리를 단음(短音), 동시에 두 개 이상의 높이가 다른 소리를 내는 음을 복음(複音), 말의 소리를 냄을 발음(發音), 휘파람 소리를 소음(嘯音), 원음을 반음 또는 온음 높이거나 낮추는 것 또는 그렇게 변하여진 음을 변음(變音), 풍악이나 노래 등의 곡조가 썩 아름다운 지경에 이름을 득음(得音), 두 소리 또는 그 이상의 소리가 합쳐질 때 그 중의 일부가 줄어지는 현상을 약음(約音), 소리가 바깥으로 새어 나가거나 바깥에서 새어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을 방음(防音), 매우 반갑고 기쁜 소식으로 그리스도에 의한 인간 구원의 길 또는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복음(福音), 몹시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를 굉음(轟音), 코로 내는 소리를 비음(鼻音), 두 개 이상의 높이가 다른 음이 동시에 울렸을 때에 어울려 나는 소리를 화음(和音), 거문고 소리를 듣고 안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까지 알아주는 친구를 지음(知音), 소식이 서로 통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음신불통(音信不通), 글자가 같으나 음이 다름을 일컫는 말을 동자이음(同字異音), 자음은 같으나 뜻이 다름을 일컫는 말을 동음이의(同音異義), 발음은 같으나 글자가 다름 또는 그 글자를 일컫는 말을 동음이자(同音異字),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말을 함을 일컫는 말을 이구동음(異口同音), 소리를 듣고 그 거동을 살피니 조그마한 일이라도 주의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영음찰리(聆音察理), 둘 이상의 음이 같이 울릴 때 서로 어울리지 않고 탁하게 들리는 음을 일컫는 말을 불협화음(不協和音), 나라를 망치는 음악이란 뜻으로 저속하고 난잡한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음(亡國之音), 아무 것도 없는 골짜기에 울리는 사람의 발자국 소리라는 뜻으로 쓸쓸할 때 손님이나 기쁜 소식이 온다는 말을 공곡족음(空谷足音) 등에 쓰인다.
▶️ 希(바랄 희, 칡베 치)는 회의문자로 晞(희), 稀(희)와 통자(通字)이다. 爻(효; 선이 교차한 모양)와 巾(건; 옷감, 천)의 합자(合字)이다. 실을 섞어 짠 옷감, 천의 뜻이, 나중에 음(音)을 빌어 드물다, 바라다의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希(희, 치)는 ①바라다 ②동경(憧憬)하다 ③희망(希望)하다 ④사모(思慕)하다 ⑤앙모(仰慕)하다 ⑥드물다 ⑦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 ⑧적다, 그리고 ⓐ칡베(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랄 기(冀), 원할 원(愿), 바랄 망(望), 원할 원(願)이다. 용례로는 앞일에 대하여 기대를 가지고 바람을 희망(希望), 바라고 요구함을 희구(希求), 앞일에 대한 바람을 희원(希願), 바라고 염원함을 희념(希念), 유덕한 사람을 사모하여 자기도 그렇게 되기를 바람을 희모(希慕), 영합하기를 바람을 희합(希合), 이런 저런 일이 모두 잘 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편지에서 쓰는 말을 도희(都希), 어떤 일을 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을 희망자(希望者), 잘 될 가능성이 있는 또는 그런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것을 희망적(希望的), 공로를 바라고 상을 탐냄을 이르는 말을 희공모상(希功冒賞), 숯불을 안고 서늘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 행동과 목적이 상치됨을 이르는 말을 포탄희량(抱炭希凉), 큰 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말을 대음희성(大音希聲) 등에 쓰인다.
▶️ 聲(소리 성)은 ❶회의문자로 갖은등글월문(殳; 치다, 날 없는 창)部인
악기(樂器: 声)를 손으로 쳐서 귀(耳)로 들을 수 있는 것으로 '소리'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聲자는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聲자는 声(소리 성)자와, 殳(몽둥이 수)자, 耳(귀 이)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여기서 声자는 '석경(石磬)'을 그린 것이다. 석경이란 고대 아악기의 일종으로 돌로 만든 경쇠를 말한다. 두들겼을 때 맑은소리가 나기 때문에 이전에는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했었다. 이렇게 석경을 그린 声자에 몽둥이를 든 모습의 殳자가 결합한 것은 석경을 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에 귀를 더한 聲자는 악기 소리를 듣는 모습으로 '소리'나 '노래'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갑골문에서는 口(입 구)자까지 있었지만, 후에 생략되었다. 그래서 聲(성)은 ①소리 ②풍류(風流) ③노래 ④이름 ⑤명예(名譽) ⑥사성 ⑦소리를 내다 ⑧말하다 ⑨선언하다 ⑩펴다 ⑪밝히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소리 음(音), 운 운(韻)이다. 용례로는 어떤 사실이나 문제에서 취하는 입장과 태도 등을 여러 사람에게 밝혀서 말함을 성명(聲明), 옆에서 소리를 질러 응원함을 성원(聲援), 국가나 사회 또는 어떤 조직의 잘못을 여러 사람이 모여 폭로 또는 비판하며 규탄함을 성토(聲討), 목소리의 가락을 성조(聲調), 사람의 목소리에 의한 또는 목소리를 중심한 음악을 성악(聲樂), 사람이 낼 수 있는 소리의 크기나 또는 강한 정도의 양을 성량(聲量), 세상의 좋은 소문이나 평판을 성가(聲價), 우는 소리와 흐르는 눈물을 성루(聲淚), 모습은 나타내지 않으며 목소리만으로 출연하는 배우를 성우(聲優), 소리의 울림을 성향(聲響), 음악에 관한 재주를 성기(聲技), 말소리와 얼굴 모습을 성모(聲貌), 노래 부를 수 있는 음성의 구역을 성역(聲域), 많은 사람들이 함께 지르는 고함 소리를 함성(喊聲), 세상에 떨친 이름을 명성(名聲), 소리를 냄을 발성(發聲), 목소리를 음성(音聲), 탄식하거나 감탄하는 소리를 탄성(歎聲), 높은 소리를 고성(高聲), 하나의 소리를 일성(一聲), 슬피 우는 소리를 곡성(哭聲), 원망하는 소리를 원성(怨聲), 칭찬하는 소리를 예성(譽聲), 천둥 소리를 뇌성(雷聲), 노래에서 특수한 발성 수법으로 되는 가장 높은 남자 소리를 가성(假聲), 같은 소리나 함께 내는 소리를 동성(同聲), 기뻐서 외치는 소리를 환성(歡聲), 부르짖는 소리나 외치는 소리를 규성(叫聲), 동쪽에서 소리를 내고 서쪽에서 적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치는 듯이 하면서 실제로는 서쪽을 치는 병법의 하나로 상대를 기만하여 공격함의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성동격서(聲東擊西), 소식이 서로 통함 또는 마음과 뜻이 서로 통함을 일컫는 말을 성기상통(聲氣相通), 크게 외쳐 꾸짖는 한마디의 소리를 일컫는 말을 대갈일성(大喝一聲),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죄를 일제히 꾸짖음을 일컫는 말을 제성토죄(齊聲討罪), 헛되이 목소리의 기세만 높인다는 뜻으로 실력이 없으면서도 허세로만 떠벌림을 일컫는 말을 허장성세(虛張聲勢), 입은 다르지만 하는 말은 같다는 뜻으로 여러 사람의 말이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을 이구동성(異口同聲), 같은 소리는 서로 응대한다는 뜻으로 의견을 같이하면 자연히 서로 통하여 친해짐을 일컫는 말을 동성상응(同聲相應), 책상을 치며 큰 소리를 지름을 이르는 말을 박안대성(拍案大聲), 두려워서 움츠리고 아무 소리도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감출성(不敢出聲),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울림을 미워하여 입을 다물게 하려고 소리쳐 꾸짖으면 점점 더 울림이 커진다는 뜻으로 근본을 무시하고 지엽적인 것을 다스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궁향이성(窮響以聲),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멸망한 나라의 음악이란 뜻으로 곧 음탕하고 슬픈 음악을 일컫는 말을 망국지성(亡國之聲)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