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의 봄'으로 오감충전?! '서해랑길 18코스' 랜선여행
조회수 446 2022. 03. 08. 14:25
항구도시 맛과 멋
오감충전 기행
낭만항구, 호남선의 출발-종착지를 품고 있는 목포는 한마디로 여행 감성을 자극하는 맛깔스런 고장이다. 한 번의 발품으로 웅숭깊은 남도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가 있다. 사진은 바다에서 바라 본 목포시 전경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목포 ‘서해랑길 18코스’
남도를 대표할만한 관광 명소가 있다. 바로 전남 목포다. 목포는 이른바 호남의 맛과 멋을 한 곳에 모아둔 매력 있는 터전이다. 그 내력 있는 전통문화와 맛깔스런 음식 그리고 항구의 낭만은 관광도시 목포의 알토란같은 자원이자 경쟁력이 되고 있다. 목포사람들은 이처럼 서 말이 훨씬 넘는 보배들을 꿰어 목포를 매력 넘치는 낭만항구, 글로벌 관광도시로 일궈나가고 있다.
3월의 초입 목포의 햇살에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이제 다도해를 넘어 불어오는 훈풍에 유달산 자락도 온통 개나리 동산으로 피어오를 참이다. 마침 코리아둘레길 ‘서해랑길 18코스’ 는 갓바위, 삼학도, 근대역사거리, 유달산 등 목포의 살가운 거리를 두루 훑고 지난다.
걷고 싶은 마음이 절로 솟아나는 초봄, 출발과 도착, 떠남과 돌아옴의 여유로운 감성에 젖어 들 수 있는 목포를 찾아 오감충전 여정을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서해랑길 중 접근성, 미식, 문화, 자연 등 관광 자원의 매력도를 따지자면 목포를 아우르는 18코스를 꼽을 법하다. 이 길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시작해 갓바위~삼학도~목포근대역사공원~유달산~해상케이블카~용해동행정복지센터까지 약 18km에 이르는데 유서 깊은 항구도시 목포의 맛과 멋, 풍류 등 그 웅숭깊은 매력을 담고 있다. 쉬엄쉬엄 7~8시간(해상케이블카를 즐기면 10시간). 한나절 발품이면 목포의 매력을 제대로 맛볼 수가 있다.
석양 무렵 갓바위 뒤로 ‘인생샷’ 찰칵
갓바위~삼학도~목포항
갓바위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영산강 하구 둑을 건너온 서해랑길은 목포지방해양수산청 앞에서 18코스를 시작한다. 우선 목포 젊은이의 거리로 통하는 연인의 길을 만난다. 바닷가 널찍한 공원 주변은 멋진 카페와 식당, 숙박시설로 가득하다. 특히 밤이면 이곳 바다 위에서 펼쳐지는 춤추는 야경 분수 쇼는 낭만 목포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젊은이의 거리를 벗어나면 목포의 명물 갓바위가 나선다. 두 사람이 갓을 쓰고 있는 형상의 바위와 그 주변의 풍치가 압권이다. 갓바위 앞 바다에 보행교를 놓았는데 18코스가 이 길을 지난다. 목포를 찾는 이들의 ‘인생샷’ 코스로 석양 무렵의 갓바위는 더욱 운치 있다. 주변에는 자연사박물관, 해양유물전시관, 목포를 상징하는 3인의 문인(김우진, 박화성, 차범석)을 기리는 목포문학관 등 8개의 박물관이 밀집돼 있다.
갓바위권의 여운은 삼학도로 이어진다. 세 개의 섬을 잇는 다리와 수로 주변의 호젓한 산책로는 목포가 배출한 두 인물을 기리는 공간으로 향한다.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 ‘목포의 눈물’을 부른 가수 이난영공원이 그곳이다. “사공의 뱃노래 가물가리며~”를 흥얼거리며 발길을 옮긴다.
목포항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목포항과 삼학도는 항구도시 목포의 저력과 풍경을 담고 있다. 어선이 정박한 부둣가에 늘어선 그물과 나무상자, 부표 등의 어구와 육중한 닻이 포구를 점령하고 있다. 항구는 목포의 산업과 미식의 원천이다. 다양하고 싱싱한 수산물이 항구에 집결돼 일련의 산업을 이끌고 있다.
삼학도에 늘어선 항구포차는 한 잔 술에 목포의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지척에 자리한 유람선 정박장에서는 목포대교~평화광장을 거쳐 원점 회귀하는 1시간 30분 바다관광에도 나설 수 있다.
목포의 첫 개항장이자 여객선터미널이 자리한 목포항(선창). 이곳에서 항동시장 보리밥골목을 지나 발길을 옮기면 목포진과 소년김대중공부방, 중앙성결교회 등을 차례로 만난다.
도심과 광활하게 펼쳐진 다도해를 한눈에
근대역사거리~유달산
근대역사거리 어귀에 자리한 ‘꼼지락실험실’은 젊은이들의 창작 지원 공간이다. 미리 목포문화도시센터에 예약하면 방송, 촬영 등의 작업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목포 근대역사거리는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유달산 남쪽에 있다고 해서 ‘남촌’이라 불렸던 일본인 거주 지역으로 반듯한 신작로와 우리나라 국도 1번과 2번의 원표, 근대역사2관(구 동양척식주식회사), 근대역사1관(구 일본영사관) 등 적산가옥이 남아 있다. 문화재청이 이 일대를 ‘근대역사문화공간’이란 이름의 등록문화재로 지정, 보존하고 있다.
근대역사거리 뒤 산책로를 오르면 목포의 또 다른 이름 ‘유달산’을 만난다. 봄이면 개나리동산으로 변신하는 유달산은 목포를 굽어보는 최고의 조망 포인트가 된다. 목포의 구도심과 신도시, 문학도시 목포를 빛낸 차범석 등 문인들이 활동하던 목원동 문학동네도 발아래 펼쳐진다.
유달산 정상에 올라 광활하게 펼쳐진 다도해와 그 주변을 굽어보자니 문득 목포 지인의 말이 떠올랐다. “목포는 비빔밥 같은 도시라고 안합디여~
목포는 신안, 완도, 진도 등 다도해 출신과 피란민 그리고 목포 본토박이들이 어우러져 일궈낸 도시로 그 문화가 바로 목포 매력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목포에는 유독 향우회 등 끈끈한 모임도 많고 음식, 문화, 사상 등에 다양성이 내포된 역동적인 고장이라는 것이다.
유달산에는 오솔길을 따라 노적봉, 조각공원, 이훈동 정원, 어민동산, 자생식물원, 유달산케이블카스테이션 등 다양한 관광테마를 품고 있다. 서해랑길은 유달산 산장 아랫길로 이어져 학암사가는길~제2수원지를 지난다. 노적봉 아래 정광정혜원(백양사의 말사)에서부터 수원지까지는 법정스님의 등굣길이다. 상업학교(현 전남대 상과대 전신) 시절 스님은 이 길을 따라 학교를 오갔다. 18코스는 유달산 오솔길을 따라 아리랑고개길~어민동산 위길~북항케이블카승강장 주차장까지 이어진다.
목포를 감상하는 또 다른 길 ‘해상케이블카’
북항~용해동
유달산을 내려와 북항 입구에 다다르면 해상케이블카 북항승강장이 나온다. 여기서 목포를 효율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 케이블카 여정(왕복 두어 시간 소요)에 나서는 것도 추천한다. 고하도를 다녀와서 다시 18코스 길을 걷는 것이다. 이곳을 지나쳐 북항 어시장으로 향하면 18코스가 이어진다. 유방산~마리아회고등학교 후문~호반 어린이공원~용해동 주민센터가 루트다.
목포시청을 감싸고 있는 유방산(해발 97m) 산책로를 따라 종착지로 향한다. 야트막한 산자락 숲길이라 걷기도 편안하다. 산길 주변엔 ‘멧돼지 주의’ 플래카드도 붙어 있어 도심이지만 숲속임을 실감케 한다. 도중에 잘 가꿔진 삼나무 숲길을 만나고 종착지점에 이르러서는 양지에 활짝 핀 붉은 동백꽃이 3월의 길손을 반긴다.
다리쉼도 할 겸 북항~유달산~고하도를 왕복하는 케이블카 여정에 나섰다.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전국에서 가장 높고 길다. 길이가 3.23km 주탑의 높이가 155m에 이른다. 목포 시내, 삼학도, 목포항, 고하도, 목포대교, 압해교 등 목포 앞바다를 건너며 마주하는 풍광이 한 폭의 그림이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물살을 가르는 화물선이며 점점이 떠 있는 여남은 척의 장어새끼잡이 바지선은 이맘 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본래 목포 영산강하구는 하구 둑이 생기기 전 장어잡이로 유명했다.
판옥선 13척 모형을 격자로 붙인 고하도 전망대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종착지 고하도는 이순신 장군이 13척의 배로 명량대첩을 거둔 뒤 106일간 머물렀던 섬이다. 높은 산(유달산) 아래 있는 섬이란 뜻으로 목포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해안데크며 호젓한 숲길을 따라 이어지는 명품 산책 코스를 품고 있다. 판옥선(조선 수군 전투선) 모형을 격자로 쌓아 올린 5층 전망대에 오르면 바다 건너 목포해안과 유달산, 시가지를 파노라마처럼 감상 할 수가 있다. 유달산에서 굽어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흥이다. 케이블카 탑승 40분에 두어 시간이면 추가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여행메모
▶ 가는 길
• 기차 : KTX 서울·용산~목포(1일 18회 왕복/ 2시간 2분 소요), SRT(서울 수서~목포 1일 9회 왕복 /2시간 20분 소요), 무궁화·새마을호 서울 용산~목포(1일 8회 왕복/ 5시간 소요), 목포역(061-242-0510)
• 고속버스 : 서울~목포(1일 24회 왕복/ 3시간 50분 소요) 1544-6886
• 승용차 :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 TG~목포(3시간 30분 소요)
• 목포해상케이블카 : 북항승강장~유달산승강장~고하도 왕복 40분 소요, 주말 기준 오전 9시~오후 8시 운행(3월 13일까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이후 변동 될 수 있음). 일반 캐빈 2만 2000원,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 2만 7000원(어른, 왕복 기준)(061-270-8383)
준치회무침, 민어지리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
▶ 뭘 먹을까?
‘목포의 봄’은 미각으로 느끼는 게 제격이다. 남도 미각 1번지 목포에는 아홉 가지의 풍성한 별미(목포 9미)가 있어 미식가들의 입맛을 부추긴다. 세발낙지·홍어삼합·민어회·꽃게무침·갈치조림·병어회(찜)·준치무침·아귀찜(탕)·우럭지리 등 한결 같이 맛난 것들이다. 명인집의 꾸덕꾸덕하게 말린 민어지리탕은 짭조름한 육질과 깊은 국물 맛이 생민어탕과는 또 다른 풍미를 담아낸다. 1인분 2만 5000원. 오차물 대신 맑은 표고버섯 국물을 상에 올리는 진동횟집의 보리굴비정식도 먹을 만하다. 1인분 2만 원. 초원식당의 먹갈치조림, 선경준치회집의 준치회덮밥, 인동주마을의 꽃게장도 맛나다.
ⓒ김형우 한반도문화관광연구원장(관광경영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