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 유영구 총재가 통신회사 KT의 프로팀 창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프로야구 제 9구단 창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1990년 쌍방울 레이더스가 창단된 후 지금까지 8개 팀 체제로 운영돼 왔던 프로야구는 시장 확대라는 차원에서 일찍부터 9. 10구단 창단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그러나 야구단의 고질적인 적자 구조와 경기 침체의 여파로 기업들의 프로야구팀 창단 움직임은 활발하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경기에서 한국야구가 선전을 거듭하면서 9구단 창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해 농협을 포함해 KT와 STX 등 대기업들이 해체위기에 처했던 현대 유니콘스를 인수를 타진한 것과 별개로 독자적인 제 9구단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이 실제로 있었다. 경남지역에 기반을 둔 한 중견기업은 울산.창원. 마산을 연고로 한 새로운 팀을 창단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 신상우 KBO총재가 언론을 통해 “제 2의 부산팀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던 즈음이었다. 이 기업은 모 전직 프로팀 단장이 포함된 테스크포스팀까지 구성했으나 극심한 경기 불황이 덮치면서 창단 작업을 무기한 연기해 놓은 상태다. 올초에는 경기도 고양시와 파주시가 프로축구 시민구단을 모델로 한 프로야구 팀 창단 준비를 했었다. 2010년 2군리그 참가와 2011년에 정식 창단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짜놨으나 아직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한 외국계 기업이 프로팀 창단 의사를 나타내고 최근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가는 등 여러 곳에서 제 9구단 창단에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처럼 관심은 있지만 창단을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된 곳은 드물다는 지적이다. 야구계 한 인사는 “지금 9구단 창단을 하려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뜬구름 잡는 식이다. 홈구장 문제나 구체적인 운영자금 조달 방법 등이 없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KBO가 KT 같은 대기업을 제 9구단의 주체로 선호하는 이유는 바로 재정면에서 안정적으로 야구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KBO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히어로즈가 어렵게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에서 보듯이 대기업들이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