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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쭉빵카페 Charlotte Lawrence
때는 1790년 5월의 어느 날
정조의 손꼽히는 충신이자 신임을 받으며 명재상으로서 좌의정을 역임하고 있던 채제공은
젊은 피의 성균관 유생들에게 길빵을 당하게 되는데,,,
사건의 경위는 이러함
좌의정 채제공은 채제공의 권두(비서/경호 담당)와 함께 돈의문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김병성(성균관 유생1) : 복장불량 + 길빵중
김관순(성균관 유생2) : 얼굴을 부채로 반쯤 가리고 있음 + 몹시 복장 불량
복장 불량 + 길빵을 하던 성균관 유생 두명을 마주침
꼰대의 학문으로 불리던 성리학을 숭배했던 조선은
어른 앞에서 담배를 피거나
단정치 못한 복장은 굉장히 예에 어긋나는 일이었고
이 광경을 목격한 채제공(71세,좌의정,성리학공부남)은 더더욱 그냥 지나갈수 없는 상황이었음
채제공(좌의정/71세/성리학공부남) : 크흠...!
(내가 저 어린 것들때문에 심기가 매우 불편하지만
무서우니까 너가 가서 뭐라고 해봐)
권두(비서/경호 담당) : ㅇㅋㅂㄹ~
권두 : 야;;; 거기 길빵하는 넘들;;;; 지금 너네 때문에
우리 심기가 불편해졌으니까 이리와봐;;;;
김병성 : ?? 왜부름?
권두 : 너네 몰라서 물음? 으데 감히 남자가 조신하지 못하게 복장을 풀어헤치고 다녀?!? 앙?!
김병성 : ㅋ?
권두 : 게다가 어른 지나가는데 담배나 쫙쫙 피고 말야! 안꺼?!? 안끄냐?!?!???
김관순 : 님아 ㅋ
권두 : ?
김관순 : 늙은이는 상관말고 갈길 가세요~ ㅇㅋ?
더 정확한 표현은 "내가 무엇때문에 저 자를 보고 담뱃대를 빼겠는가?"였음
일개 성균관 유생 두명이 이 나라의 좌의정한테 대놓고
웃으며 직설을 날리는 하극상이 펼쳐지자
채제공 : (얼탱없음)
채제공은 너무나도 얼탱이가 없었는지
아무말도 못한채 얼빠진채로 서있었고
권두 : 야 얼탱없네;;; 야;;; 이 새끼들 하옥시켜!!!!!!!
채제공의 권두는 개빡쳤는지 따르던 하인을 시켜
김병성과 김관순을 가둬버림
오오,, 잡아가둔거까지는 존나 개에반데,, 채제공이랑 권두가 좀 너무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채제공 : 에휴 그냥 철 없을땐 다 저러면서 크는거지 뭐,,, 다음날에 풀어주자,,,
그나마 덜 꼰대였던 채제공은 저 둘을 가볍게 벌하려고
하루만 딱 가두고 그 다음날 풀어줄 예정이었다고함
근데 하필이면 풀어주기 몇시간 채 안남았던
그날 밤, 사건이 터지고 말았음
유생들 : (웅성웅성) (화잔뜩남) (왜화났는지 이유는 모르겠음) (웅성웅성)
두 유생이 잡혀갔다는 소식을 들은 성균관 유생들이
야밤에 단체로 몰려가서 관리들에게
둘을 풀어달라고 협박질을 한것임
이위호(유생들 불러온 주동자) : 지금 잡혀있는 두 유생들 풀어줄래 아니면 죽을래?
관리 : ...??? 누구신데여
이위호 : 풀어줄래 아니면 죽을래?
관리 : ㄲㅈ 안됌
이위호 : ㅇㅋ 그럼 죽자^^
관리가 유생들의 협박에 가까운 요청을 거부하자
옥을 부수고 꺼내가겠다는둥 관리를 때려죽이겠다는둥
패악질을 부리기 시작했고
얘네는 말로해서 들어쳐먹을 애들이 아니라는걸 눈치챈 관리가 채제공에게 후다닥 이 소식을 전함
관리 : 채제공ㅠㅠㅠㅠㅠㅠ 지금 유생들이 단체로 몰려와서 잡힌 유생들 풀어달라고 깽판 치고 난리가 났는데 어쩌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채제공 : 헐 일단 형조에 보내버려
놀란 채제공은 후다닥 잡혀있던 김병성과 김관순을
형조에게 맡기고 며칠 뒤 이들은 풀려나게 됌
당시 조선 앞에서는 어른들 앞에서 길빵 하는게
웬만한 깡다구가 있지 않고서야 거의 불가능할텐데
그렇다면 저 두 유생이 높으신 분들의 자제분들이라
저렇게 자란건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었음
김병성과 김관순의 아버지는 각각 종9품 종8품의
미관말직이었으므로 지금으로 따지면
공무원 아들이 국무총리한테 길빵으로 개긴 꼴이었고
신분이랑 유교를 중시했던 조선에서는 그야말로
하극상도 이런 하극상이 없을일이었음
김병성 아버지 : 아주 그냥 쳐맞아야돼!!! 엉?!? 나도 함부로 못대하는 좌의정한테 엉?!?!? 니가 개기긴 왜 개겨?!?!?
이 사건으로 인해 김병성은 아버지한테 끌려가서 집안 하인들 다 보는 곳에서 빠따로 신명나게 두드려 맞았고
김관순 할아버지 : 저희 애가,,, 머리를 좀 다쳤어요,,, 유교의 나라 조선에서 이런 행동 말이 안되는거 다들 아시잖아요,,,?ㅠㅠㅠㅠㅠㅠ 채제공님 용서해주십쇼ㅠㅠㅠㅠㅠ
김관순은 그 할아버지가 채제공 지인한테 손자를 대신해
돌려돌려 사과하고 끝나는듯 싶었으나,,
이위호 : (쒸익쒸익)
아직 그들의 깽판은 ~ing♥️
성균관 유생들은 쓸데없는 한남들의 유대감을 형성해가며 사발통문을 돌려가며 채제공을 공공연히 욕하고
더 나아가서는 마구잡이로 상소를 올려대며
체재공 체면깎기 프로젝트를 시작한것임
명재상으로 이름이 높던 채제공도
이들의 괴롭힘의 더는 참다못해 사직서를 제출함
채제공 : 나 일 안할래
정조 : ㅁㅊ 갑자기 왜그래
채제공 - 어린 유생한테 길빵하지 말랬다가 걔네들 혼내기는 커녕 내가 혼나고 있음ㅠㅠㅠㅠ 나 일 안 해ㅠㅠㅠㅠㅠㅠ 사표낼거야ㅠㅠㅠㅠㅠㅠ
정조가 신임을 받고있던 채제공의 갑작스런 사직서를
정조가 그리 쉽게 받아줄리도 없었고
예의 범절에 엄격했던 정조가 이 사건을
그냥 넘어갈리 또한 없었음
정조 : 감히 일잘하고 있던 내새끼 건드려...?
다들 정조 성격 알잖아요,,, 을매나 불같은지,,,
김병성과 김관순은 이미 아버지랑 할아버지한테
호되게 혼났으므로 벌을 주지는 않았지만
야밤에 우르르 몰려가서 깽판을 친 유생중,
이위호 : (ㅅㅂ)
주동자 이위호는 종신 과거 금지 처분을 받아 벼슬길이 막혔고
추종자였던 조학원, 윤선양, 원재형, 원재행 이 4명은 10년동안 과거를 볼 수 없게 됌
이렇게 성균관 유생들의 길빵사건은 정신 못차린 유생들이 깽판을 치다가 자기 뚝배기 깨는 걸로 끝을 맺음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건 다 똑같나봄,,^^
당시 길빵 사건에 대한 조선왕조실록 기사
http://sillok.history.go.kr/id/kva_11405022_004
첫댓글 와..쓸데없는거에 목숨거는게 진짜 한남같아!
헉 신기해 그시절에도 개기는애들은 개겼구나 ㅋㅋㅋㅋㅋ
삭제된 댓글 입니다.
222 지 친구 잡아갔다고 경찰서에 도시락던지고 난리치는 애들이랑 똑같다
으휴 진짜 저러는 꼴 보면 또 조상은 맞긴하네
저유전자가 그대로.....
오~~잘읽었어!!!흥미돋
와 진짜 재밌게읽었엌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유ㅓ!
너무잼있다 ㅠㅠㅠ
와 진짜 흥미돋ㅋㅋㅋㅋ너무재밌다 결말까지 사이다
흥미롭노
와 진짜 흥미롭닼ㅋㅋㅋㅋ
왜저럴까?
뭘 믿고 나댔을까
의대생들 같은데
진짜 흥미돋이닼ㅋㅋㅋ고마워
아 존잼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일 안할래 ㅁㅊ 갑자기 왜 그래 사족 존나 웃겨
아 진짜 글 너무 재밌게 잘썼다 ㅋㅋㅋㅋㅋㅋ
와 ㅋㅋㅋㅋㅋㅋㅋㅋ개꿀잼 ㅋㅋㅋㅋㅋㅋㅋ
그때도 민원진상이 있었구만 ㅜ
와 재밌닼ㅋㅋㅋ
원재형 원재행은 한 집안 사람일텐데 집안으른 속이 말이 아니었겠구만ㅋㅋㅋㅋ
와ㅋㅋㅋㅋㅋ대체 왜 저랬을까?ㅋㅋㅋㅋ원재뭐시기 집안더 발칵뒤집혔을듯ㅋㅋㅋ이름 보니 형제같은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