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해도를 다녀와서...
^^9월 6일 ^^
님들께 잘 다녀오겠다는 글을 남긴 채 9월 6일 모든 일상을
훌훌 벗어버린 채 남편의 배웅을 받으며 즐거운 여행이 시작 되었다.
여행이란 타인을 통해 나를 바라보듯 다른 문화를 경험하며
곧 자신을 느끼는 일이기에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여행이 곧 명상이고 수행의 일종이라던
어느 시인의 말이 떠올랐다.
아침 7시30분에 인천 국제공항에서 스님 네 분과 도반들을 만나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9시45분 대한항공 KE 773 편으로 몸을
실고 하코다테 공항으로 향발했다.
일본은 아주 오래전에 몇 번 갔었던 곳이라 그렇게 낮설지는 않았지만
북해도 여행은 스님과 함께하는 여행이기에 꼭 가고 싶었고, 행여
거사께서 보내주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은근히 고민하기도 했으나 기우였다.
하코다테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챙겨 까다로운 입국 절차를 거쳐
전용버스를 이용해 식당을 가는 도중 창밖을 보니 거리 곳곳에
아름다운 꽃으로 장식된 모습과 깨끗한 거리
일본여행 때 마다 느끼는 마음이지만 교훈으로 다가왔다.
일본 식당은 한국식당처럼 밑반찬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이 단점이라고나 할까?
국물을 먹기 위해 수저를 찾다가 아차 여기는 일본이지 하면서
마시기도 했는데 일본은 젖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저를 특별히
주문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
북해도의 특미는 연어와 게 요리라고 했다.
첫날은 하코다테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2인1실로 아주 깨끗했다.
호텔마다 녹차를 마실 수 있도록 배려해 놓은 것이 인상적 이었다.
일본의 다문화는 임진왜란 동안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다기나
도공들을 잡아가다시피 해 지금 일본의 다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차문화는 오래전부터 일상화되어 있어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뜨거운 물을 받아 피로를 풀고 밖을 나오니 룸메이트가 하얀
석고 팩 을하고 침대위에 앉아있어 깜짝 놀라기도했지만
그런 모습으로 신묘장구대다라니경을 읽는 모습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해인님 방으로 올라오라는 연락이 왔지만 웬 종일 머리가
아파 내일을 위해 자야지하고 누웠다가 재미있을 생각을 하니
가고 싶어 다시 옷을 입다가 참아야지 하면서 잠을 청했다.
^^ 9월 7일 ^^
호텔 조식을 마치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도우야로 이동해 유람선울 타고
넓은 호수와 산이 잘 어우러진 천혜의 관광지 도우야 호수에서 대 자연을
만끽하며 신선한 공기를 맘껏 들이마셨다.
네 개의 섬이 있는데 가장 큰 섬으로 들어가 사슴 먹이도 주면서
가지고간 쵸코릿도 먹었다.
도우야 호수공원은 겨울에도 결빙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며
일 년 내내 아름다운 호수물을 담고 있다고 했다.
다시 곰 목장을 둘러보면서 노보리베츠로 옮기면서 노보리베츠
마호로바 호텔에 투숙했다.
일본의 전통인 다다미방에서 여장을 푼 것도 색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체험이 되었다.
방안에 들어서니 좋지 않는 다다미 냄새가 확 밀려왔다.
다다미에서 나는 케케한 짚 냄새가 어릴 때 농사 짖던 부모님들
의 체취를 느끼는 것 같아 잠시나마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나게 했다.
가이드가 각방에 있는 유카타를 입고 온천을 먼저하고 식당으로 오라고해서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 1층에 아주 큰 식당에 가서 유카타 복장으로
사진 촬영을 하고 화려하게 차려진 만찬의 뷔페를 먹었다.
유카타를 입으면 맨몸에 한 꺼풀만 걸치고 온천에 가고 식당에도
드나드는 간편함에 편리하다고는 하지만 나는 왠지 허전해 속옷을 입었다.
일본에서는 평상복으로 입는다는 유카타는 온천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입어보니 참 편하고 마치 기모노를 입은 듯한 착각을 하기도 했다.
.함께한 도반님들이 저에게 잘 어울린다는 말에 한 벌 살까 하다가 참았다. ㅎㅎ
저녁을 먹고 일본식 가라오케에 갔다. 1시간에 5.000엔 하는데 술값은
별도였다. 아무리 비싸지만 그냥 지나칠 수 는 없었기에 우리 일행은
큰 룸에 들어갔다. 모두들 노래도 잘하고 율동도 예뻤다.
그런데 여기서 상세히 표현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사건( ?)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유카타의 허술함이 우리를 얼마나 웃기고 민망하게 만들었던지 ...
생각해보면 그 모든 시간들이 어쩌면 서먹했던 우리들의 사이를 더
가까이 다가서게 만드는 것 같다. 살아가면서 그 추억들을 한번씩 꺼내어
본다면 모두가 아련한 그리움으로 남을 것이다.
2시간 동안 흥겹게 놀다가 다시 온천을 하고 룸으로 돌아와 녹차팩을 하고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 9월8일 ^^
새벽 4시에 일어나 혼자서 온천에 갔다.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누워있는 건 고역 이었다.
일본의 온천은 매일 새벽 3시를 기해서 남탕과 여탕을 교체하는 풍습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혹시 실수 할까봐 여탕이라는 글자에 눈도장을 찍고
들어갔다.
호텔뷔페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모두 다 밝은 모습으로 전용버스를 타고
노보리베츠 지옥계곡을 관광했다.
앞이 안보일 정도의 유황안개와 뭐라 형용하기 힘든 유황 악취는 진짜
지옥 같았다. 지옥도 관광자원으로 이용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고
단체 사진을 보니 웃음이 나왔다.
이어서 일본의 전통문화를 만나기 위해 시라오이에 있는 일본 원주민인
아이누족 제일의 민속촌으로 갔다.
민속촌이라곤 하지만 아주 아담한 곳에서 전통 민속 박물관과 전통
가옥에서 아이누족 역사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짧은 공연을 보고
문화에 대한 이해의 부족인지는 모르지만 좀 유치하고 지겨웠다.
공연장 안 천정에 메달아둔 연어는 훈제로 먹는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황태보다 그리 맛있어 보이진 않았다.
주변에 멋진 호수와 자연의 배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다시 무관으로 이동해 지구 끝 등대에 올랐다.
절벽과 자연의 아름다움....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니
바다인지 하늘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하늘빛을 닮았다.
모두 소망의 종을 치면서 긴 여운을 남긴 채 바다 향기를
가슴에 담고 버스에 올라와 죠잔케이로 이동해
죠찬케이뷰 호텔로 들어왔다.
예쁘게 꾸며진 산책로에 유카다의 복장으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으며 한없이 행복에 젖었다 . 밤공기가 차가움을 주어 룸으로 돌아왔다.
1층에 쇼핑을 하기 위해 키를 가지고 갈려고 하니까 룸메이트가
문을 살짝 열어 놓을 테니 다녀 오라고해서 그냥 나갔다.
지갑을 들고 1층에서 필요한 상품을 사가지고 룸으로 들어오는데
아무 생각 없이 걷던 중 불빛이 보이기에 별 생각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스님 네 분이 눈이 동그랗게 저를 보고 계셨다.
얼마나 부끄럽고 당황 했던지 룸 호수가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황당했던 실수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북해도에서 온천은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옆에 수영장도 있기에
수영을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 몇 명이 100엔을 주고 수영복을
빌려 입었는데 그다지 폼이 나질 않았다.
그나마 어렵게 수영복을 입었는데 사진작가 (해인님)가 섹시한 몸매를
한 장도 찍어주지 않아 아쉬웠고 조금 미웠다.
그 시간 작가님은 무얼 하셨는지 ......
그 곳에서 온천을 마쳤는데 소운화님이 17층에 좋은 온천이 있다고 해서
일행은 다시 갔다가 감기 때문에 먼저 룸으로 돌아왔다.
^^ 9월 9일 ^^
새벽 4시에 눈을 떴으나 룸메이트에게 방해가 될 것 같아 5시에 일어났다.
창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스님과의 만남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여행과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거사의
배려 였기에 거사가 고맙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침식사는 호텔뷔페로 깨끗하고 조용했다. 모두 즐거운 모습으로
니세코로 이동하기 위해 전용버스에 몸을 실었다.
북해도 명수 시음을 하기위해 버스에서 내릴 때 비가 왔다.
안개비 같아 싫지는 않았고 모두 우산을 받고 걸어가는 모습이
그 풍경속에 어울리는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물이 굉장히
차서 좋다고 물병에 담아 오기도 했지만 나는 감기로 인해 먹지 못하고
아쉬워 하면서 버스를 타고 오타루로 이동했다.
오타루에서 뷔페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북해도 맥주도 조금씩 한 것 같다.
오타루는 일본영화 러브레터의 촬영지며 조성모의 뮤직비디오
불멸의 사랑 과 가시나무새를 찍은 곳이라고 했다.
오타루는 유리공예와 오르골로 유명했다.
온갖 유리 공예품들로 가득 찬 쇼핑이 양쪽으로 쭉 늘어져 있고
횡단 보도 상점 앞에 증기 시계탑이 우뚝 서서 오후 3시47분을 가르치고
있었다. 상점 안쪽 선물코너에서는 고객들에게 주는 무료 쵸코릿을 주기도
해 받으면서 스님 몫 까지 받아서 스님께 드리기도 했다.
다시 삿포로에 이동했다.
삿포로 (삿) 은 거치른 이고 (포로)는 넓은 땅 그래서 거칠고 넓은
땅이라고 했다.1972년 동계 올림픽이 삿포로에서 개체되면서 삿포로의
테마로 눈 축제가 세계에 알려진 곳 이라고 했다.
버스가 멈춘 곳은 북해도청 구본청사 앞이었다.
250만개의 붉은 벽돌로 지었다는 이 네오바로크 양식의 벽돌 건물은
미국 보스텐에 있는 메사추스주 의사당을 본떠 만든 미국식 건물이라고 했다.
양쪽에 호수가 있고 연못에 수련화가 예쁘게 피워있어 아름다웠다.
우리는 삿포로시내 오도리 공원을 중심으로 일본인들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잠시 쇼핑을 즐기기도 했다.
일본은 내수용과 수출용을 구별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명품을 구입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땅거미가 내리면서 식당으로 향했다. 게 요리와 해물 찜인지 탕인지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다시숙소인 삿포로 쉐라톤호텔로 돌아와 여장을 풀고 마지막 밤이라고
해인님 방에서 13명이모여 여련화님께서 준비해온 곡차를 마시며
즐거운 밤을 보냈는데 나에게도 추억이 있었던 것 같다.
^^ 9월10일 ^
아침은 호텔 뷔페로 맛있게 먹고 짐을 챙겨 치토세 국제공항으로
이동해 KE776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입국수속을 마치고
모두 인사를 나누며 해산했다 .
이번여행에서 스님들께서 간간히 하신 법문도 우리들에게 많은
깨우침과 행복을 주셨고 네 분의 스님과 함께한 이번 여행은
생에 잊지 못할 가장 행복한 여행인 것 같습니다.함께해주신
스님 네 분께 감사드리며 늘 건강 하시고 행복하시길 빌게요.
그리고 우리카페에 버팀목이 되어 주시는 자운화님 해인님,
우리들의 불편함과 온갖 투정도 다 받아주신 배려에 정말
감사드리며 도반 모두의 양보와 배려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해인님께서 후기를 잘 올려 주셔서 대충 적었습니다.
끝으로 함께했던 도반님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운이 늘 함께하시길
바라며 내년을 또 기약해도 될까요 ..
첫댓글 좋은 추억 잘 읽었습니다. 가끔 꺼내어보시고 늘 행복 하시기를()()()
이번 북해도 기행문은 울 거사 때문에 쓴 것 같아요 .어찌나 닥달을 하는지 ...
수자타님의 일기장을 남몰래 훔쳐 보는것 같아요...간간히 입가에 생기는 미소는 부러움과 아쉬움이 뒤섞여 있는 제 마음입니다...여행이 주는 소중한 보물을 간직하셨군요..이렇게 좋은 기행문을 읽게 해주신 수자타님의 거사님께 감사 드립니다...^.~
다시금 북해도 여행을 하는 기분입니다 .그런데 팩두 하시공!~~피부미인은 모력을 아끼지 않으십니당~~~~한수 배워야 한다닌깐요~~~~
수자타님조용조용 옆에서 얘기를 듣는것처럼 사진의 그림이 떠오르면서 글이 마음에 와 닿아요 수자타님 초코릿 드실때 저도 입안에 콤함이 돌고 이른새벽 살며시 온천을 가실때도 따라갔어요 물론 수영장도 갔지요 함께 간듯한 착각이 듭니다 모두 행복함에 겨운 모습이 넘 부럽습니다 담에 기회가 오면 아마도 놓지지 못할꺼 같습니다
수자타님 좋은 여행 다녀 오셨군요 행복하셨 겐네요 좋은 추억 오랜 간직 하시길요 감사합니다
다시 기억들이 새록새록 묻어납니다.행복했던 순간들이 가슴에서 꿈틀거립니다.언제나 두분 행복하시길~~~
수자타님상세한 기행문 잘 읽었어요. 배려해주신 거사님께 제가 다 고맙네요평생가장길고가장 행복했던 여행이리라 믿어요.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네요^^
행복한 추억 오래 간작하시고~조금씩 조금씩~~외로울때면 꺼내보세요~~
꼼꼼한 여행후기 잘 읽었어요.오래도록 가슴속에 담아두고,힘들고 지치려할 때 여행에서의 행복한일들을 떠올려보면 미소가 저절로 지어질꺼에요..제가 그렇거든요..언니의 행복한여행에 힘찬 박수를 보내드립니다...감기 빨리 떨구세요~^^*
수자타님의 이런 꼼꼼하 면이있으셨군요...저도 한번 올려 봐야겠네요 화이팅
북해도 기행문 멋지게 작성 하셨습니다. 천천히 그 길을 다시 걸어보는 느낌 입니다.
처음부터 다시 여행하는 기분입니다~너무 만힝 웃는다고 어디가어딘지 기억에선 벌써 전생이 되어버린듯했는데요~~~정말 저도 행복한 여행이었습니다 잊지못할여행~함께해주신 언니가 참 고마왔구요~^^
조용히 다시한번 님의모습을 떠올려봅니다. 그 특유의 맨트 집에오자마자 한번 써먹어보았는데 역시나 우리집에서는 통하지않더군요..... 언제나 지금과 같이 어여쁘게 사시기를~~~~~~~~
애쓰셨어요.. 감사합니다.. 공주께서 친히 후기를 써 주셨는데 다른 님들은 어떻게 다녀온 감상이 없을까요~~ㅎㅎㅎㅎ
수자타님의 발걸음 따라 다녀 온 느낌입니다~자세히도 아름다운 추억꺼리 엮어 오셨네요~그 행복한 기분 쭈~욱 이어지시길~ㅎㅎ
참으로 길고 상세한 후기,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이번 여행이 님께 추억과 사랑이 되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