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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좋은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
투표하고, 연애하고, 결혼하라『결혼불능세대』. 비정규직은 절대악일까? 한미FTA는 폐기해야만 하나? 반값등록금은 좋은 정책일까? 이러 질문들이 결혼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진보와 보수를 넘어 정책 대안을 제시해온 김대호 사회디자인 연구소장과 ‘결혼하기 힘든 세상’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36살 노총각 MBN 윤범기 기자가 청년들과 함께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주제로 토론한 대담과 그 해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두 저자는 결혼을 개인적인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청년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바로 ‘정치’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시장, 교육, 정치 분야에서 사라진 기회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살펴본다.
저자 김대호
1963년 8월 22일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진주고를 거쳐 서울대 공대를 졸업했다. 뒤틀린 역사와 정의를 바로 세워보겠다는 청년시절의 초심을 잃지 않고, 여러 현장을 거쳐 저술활동을 해왔다. 현재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대우자동차 하나 못 살리는 나라'(사회평론, 2001), '한 386의 사상혁명'(시대정신, 2004), '진보와 보수를 넘어'(백산서당, 2007), '희망한국 프로젝트(공저)'(백산서당, 2007) 등이 있다.
추천사 - |박원순| 서울시장
|차영란|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출마자, ‘노량진녀’
머리말 - 진정 살아볼 만한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윤범기)
1장. 청년들의 수다 - 허경영 솔루션을 넘어서
내가 겪은 결혼하기 힘든 세상 | 서른 살, 월세 때문에 연애도 힘들다 | 서울과 지방의 결혼 양극화 | ‘허경영 솔루션’이 현실이 된 역설 | 결혼하기 좋은 세상이 살기 좋은 세상 | 다 같이 가난했던 386세대 | 듀오는 아무나 가나? | 다세대 공공임대주택 늘려야 | 가족 친화적 유연근로시간제 필요 | 철밥통과 플라스틱 밥통 병존해야 | 집 마련 같이 하기는 여성들이 주도해야 | 10~20퍼센트만 대변하는 진보세력 …
2장. 진보, 집권하면 뭐 할래? - 나꼼수를 넘어서
김근태의 한계, 진보의 과제 | 장하준과 ‘착한 박정희 모델’ | 양보하지 않는 한국의 노사 | ‘나꼼수’를 넘어서 |《문재인의 운명》에 없는 것 | 노무현이 쓰러진 자리에서 | 민주통합당? 1년이면 훅 간다 | 공무원만 늘리면 나라 망해 | 안철수는 시장 사다리의 희망 | 복지보다 시장의 개혁이 우선 …
3장. 비정규직이어도 살 만한 세상 - 플라스틱 밥통을 만들자
희망버스의 착각 | 정리해고 자체를 악으로 여기는 건 문제 | 한진중공업 하청업체 비정규직 해고는 아무도 주목 안 해 | 핵심은 대기업, 중소기업 문제 | 대안은 비정규직도 살 만한 세상 | 노동의 양과 질에 따른 임금 | 조직이 의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의식이 조직을 만든다 | ‘최저임금’ 없는 스웨덴 | 지금은 격차를 줄여야 할 때 | 자식에게 고용 세습하는 사회 …
4장. 시장 사다리 - 생태계와 동물원
한국 사회를 이해하는 키워드, ‘사다리’ | 개천에서 용 난 대한민국의 신화 | 격렬한 노동운동과 중국 효과 | 한국경제의 최고 포식자, 은행 | 인재들이 ‘공(公)’자, ‘사(士)’자 좇으면 나라 망해 | ‘신자유주의’라는 허수아비 때리기 | 시장 사다리 복원을 위한 금융개혁 | 하는 일에 비해 연봉만 높은 한국의 금융권 | 잘못된 정치와 자살률, 출산율 | 한진중공업의 교훈 “중소기업 가지마” | 청년들에게 가혹한 창업 제안 | FTA, 다시 보자 …
5장. 교육시험 사다리 - 해법은 ‘이기정 솔루션’
교육과 사회의 미스매칭 | 반값등록금은 문제의 본질 아냐 | 고교입시는 없앨 수 있어 | 인성교육, 입시교육 다 무능한 학교 | 교과가 아닌 행정부서로 출근하는 교사들 | 내신제도의 딜레마 | 성적 안 볼수록 부자가 유리 | 입학사정관의 역할은 성적의 해석 | 교사 1인당 교실 하나씩! | 학급당 학생 수 절반 줄이기 | 사무행정 인턴 4만 명 채용 | ‘이기정 솔루션’ 실현할 교육부 장관은? …
6장. 정치생태계와 선거 사다리 - 정치에 투자하세요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 거는 건 정치 | 국회의원은 지역대표가 아니다 | 김근태, 임종석이 쉽게(?) 국회의원 된 이유 | 현역의원 재선율이 높은 미국 | 정치로 먹고 살 수 있는 정치생태계가 필요하다 | 독재의 군홧발 대신 자본의 군홧발? | 진보, 김근태와 노무현을 넘어서야 | 정책연구소가 부족하다 | 약한 정치를 즐기는 언론 | 김대중, 노무현을 만든 건 좋은 질문 …
7장. 진보집권을 위한 ‘킹핀’ 정책들 - 5번 핀을 찾아라
킹핀, 정책의 중심 고리 | 기업은 고용 확대, 국가는 고용보험 강화, 노동은 연대임금제 | 정책의 마지막은 인간의 문제 | 은행 설립 자율화와 규제 강화 병행 | 비정규직으로 10년을 살아도 떳떳한 세상 | 곽노현 사태의 근본 원인 | 맞춤형 수업 + 절대평가 + 교실 쪼개기 + 교과 ? 행정 분리 = 이기정 솔루션 | 사교육비, 등록금보다 중요한 미스매칭 | 공무원만 먼저 선진국 되어버린 나라 | 기회가 있어도 인재와 돈이 가지 않는 한국 | 평생교육을 위한 입시제도 개혁 필요 | 노조가 강해서가 아니라 정의로워서 복지국가 됐다 …
맺음말- 대담을 마치며 (김대호)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결혼을 許하라!
대한민국에 결혼 못 하는 세대가 나타났다. 도시의 수많은 청춘남녀들이 결혼을 안 하거나 못 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선택이고, 어디서부터가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일까?
이 책은 청년들의 결혼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정치라고 말한다. 진보세력과 동일한 문제의식이지만, 진보세력과는 사뭇 다른 열쇠를 제안한다. 진보세력의 정책은 상위 20퍼센트 노동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
비정규직은 절대악일까? 한미FTA는 폐기해야만 하나? 반값등록금은 좋은 정책일까? 국회의원을 줄여서 세비라도 아끼는 것이 좋을까? 이런 질문들이 결혼과 대체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진보와 보수를 넘어 정책 대안을 제시해온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과 ‘결혼하기 힘든 세상’을 몸소 체험하고 있는 36살 노총각 MBN 윤범기 기자가 청년들과 함께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주제로 토론한 대담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다.
단군 이래 최초로 결혼 못 하는 세대가 등장했다
지금 대한민국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결혼 못 하는 세대가 나타난 것이다. 신경림 시인은 <가난한 사랑 노래>에서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라고 반문했지만, 이제는 가난하면 사랑조차 꿈꾸기 힘든 세상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윤범기 기자는 서울대 출신이다. 가난한 가정환경이지만 ‘개천의 용’을 꿈꾸던 그는 방송국 기자로 입사해 5년간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결혼을 목전에 두고 전세자금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해 여자 친구와 헤어지면서 ‘개룡뻔남(개천에서 용 될 뻔한 남자)’이 되고 말았다 한다.
하지만 그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그의 쌍둥이 형은 한 달에 120만 원을 버는 비정규직이다. 더구나 옥탑방 월세 30만 원이 꼬박꼬박 나간다. 고용시장의 절반에 육박하는 청년 비정규직 중에는 이런 사정이 적지 않다. 이들이 대한민국에서 결혼을 꿈꿀 수 있을까? 도대체 우리 사회에서 ‘제대로’ 결혼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해부해보기 위해 진보 내의 ‘비주류’ 논객 김대호 소장과 윤범기 기자가 만났다. 두 저자는 결혼을 개인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함께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청년들이 결혼하기 좋은 세상이 곧 모두가 살기 좋은 세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해법이 ‘정치’라고 단언하며, 시장, 교육, 정치 분야에서 사라진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들을 제안한다.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면 결혼할 수 있을까
우리나라 진보는 희망버스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김대호 소장은 희망버스의 슬로건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비현실적 해법이라고 본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은 유연하게 대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세계 1위였던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는 스마트폰에 밀려 불과 5년 만에 풍전등화의 운명이 되었다. MP3, PMP,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업체에서 지하철 무가지까지 스마트폰 때문에 한순간에 된서리를 맞았다. 이런 환경에서 정리해고가 어려워지면 기업은 신규 고용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비정규직의 철폐는 역설적으로 청년들의 일자리 축소와 대기업의 외주화 증대로 귀결된다.
더구나 대다수 노동자의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정규직이 된다 해도 큰 의미가 없다. 대기업이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중소기업을 쥐어짜는 구조가 존속하는 한 중소기업 정규직은 고용 안정성과 처우 면에서 대기업 비정규직과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대기업 노동자들에게만 절실한 문제일 뿐이다. 이 책에서는 비정규직 해법으로 비정규직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할 것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이고, 그 핵심은 중향평준화다. 임금은 기업 규모가 아니라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 달라야 한다는 것.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양극화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 핵심은 비정규직 vs. 정규직의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 vs. 중소기업의 문제라는 얘기다.
진보 집권 이후 실시해야 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다
김대호 소장은 진보집권 전략보다 진보집권 이후의 비전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다음과 같은 ‘결혼하기 좋은 세상’을 위한 처방전을 제시한다.
◈ 결혼 지원 정책이 보육비 지원? - NO! 20퍼센트를 위한 정책일 뿐
청년들의 결혼 문제를 지적하면 대개 보육비 지원을 제시한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보육비 지원은 꽤 늘어났다. 진보세력의 비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보육비 지원은 이미 결혼 문턱을 통과한 상위 20퍼센트를 위한 대책일 뿐이다. 중하위층의 관점에서는 보육 문제보다 주거 문제, 일자리 문제가 더 시급하다. 그런데 현재 한국 사회는 주거와 일자리 문제보다 보육 쪽이 상당히 빨리 강화되어 있다. 진보세력들이 복지 문제에서 상위 20퍼센트의 시각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다.
◈ ‘허경영 솔루션’을 넘어서 - 복지보다 일자리가 우선!
허경영은 결혼하는 청년들에게 1억씩 지원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웃기는 이야기로 치부됐지만 어찌 보면 2012년 결혼불능세대를 예견한 선견지명 있는 공약이었다. 현재 많은 정치인들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주장을 한다. 모두 손쉽게 복지를 이야기한다. 이들이 허경영과 다를 게 무엇인가? 하지만 복지도 재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세금을 걷어야 하는 문제다. 그래서 복지보다 일자리가 우선이다. 2차 분배인 ‘복지’보다 1차 분배가 일어나는 ‘시장’의 개혁이 시급하다.
◈ 플라스틱 밥통을 만들자 - 비정규직 철폐가 아닌 처우 개선이 핵심!
‘희망버스’는 비정규직 철폐와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주장했다. 현실은 불가능한 이야기다. 인간의 수명을 제외하고 모든 것의 수명이 줄어들었다. 모든 일자리가 영원할 수는 없다. 철밥통을 늘릴 것이 아니라 대신 플라스틱 밥통을 늘려야 한다. 그리고 오히려 플라스틱 밥통에 임금을 높여줘야 한다. 고용보험도 탄탄하게 준비해야 한다. 적게 받으며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할 것인가? 많이 받지만 실업의 위험을 감수하고 여러 직장을 옮기며 일할 것인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 아니라 ‘비정규직이어도 살만한 세상’이 대안이다.
◈ 안철수가 뜬 진짜 이유는? - 시장 사다리를 복원하자!
안철수는 무너진 시장 사다리의 희망이다. 서울대를 나오고 의사 자격증을 가졌지만 학벌도 자격증도 필요 없는 영역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대기업들의 틈바구니에서 IT 벤처기업을 일으켰다. 젊은이들이 안철수에게 기대를 건 것은 그렇게 ‘재벌 동물원’이 판치는 시장을 지속가능한 ‘생태계’로 바꿔줄 것이란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재의 흐름과 처우개선, 금융지원의 해법이 시급하다.
◈ 문제는 경제다? - 아니다 정치다!
문제는 경제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은 정치다. 그래서 정치가 제대로 서야 하고 좋은 정치에 투자해야 한다. 좋은 정치인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정책 연구소에 대한 기부가 필요하고, 국회의원 수도 비례대표를 중심으로 대폭 늘려야 한다. 지방 검찰총장을 비롯해 선거로 뽑는 자리도 늘어나야 한다. 좋은 정치 없이 결혼하기 좋은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다.
추천사
젊은이들 전체가 결혼을 안 하고 있습니다. 아니면 적어도 대부분이 몹시 어려워합니다. 그리고 어렵사리 결혼을 단행한 젊은이들 중 3분의 1이 이혼을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정말 요즘 젊은이들이 단순히 눈이 높거나 이기적이라서 그럴까요? 그럴 리 없습니다. 세상만사, 벽을 치니 천장이 웁니다.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찾아야, 아니 정치나 행정, 학계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열심히 이유를 찾아드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두 청년이 정치를 이야기합니다. 정치와 결혼이 무슨 관련이냐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밀접합니다. 직접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발견해준 두 청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멋지고 탁월한 작업입니다. 이 책을 모든 시민과 결혼 못 하고 있는 우리 시대의 청춘들에게 전합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대한민국 모든 정치인이 이 책을 읽고 힘을 모아 희망 사다리를 복원해 청년들이 결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바란다.
- 김두관 경상남도지사
늘 공부하는 기자 윤범기 그리고 단단한 자기 논리로 ‘왕따’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진보 논객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이들이 ‘결혼하고 싶어도 결혼할 수 없는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 김병준 전 교육부장관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줄이기는 교원 수급과 학교 폭력, 담임교사 업무 감소 등 다양한 문제를 과감하게 해결할 수 있는 그야말로 교육 정책의 ‘킹핀’이다.
-차영란 민주통합당 청년비례대표 출마자, ‘노량진녀’
대한민국에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게 아니라 결혼을 못 하는 세대가 처음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거예요. 이건 단군 이래 처음으로 나타나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원시시대에도 결혼은 다 했다고. 그런데 이건 단군 이래 최초로 우리 시대에서 결혼 못 하는 세대가 나타나고 있는 거예요. 이대로 쭉 가면 아마 우리는 죽을 때까지 결혼을 못 할 수도 있어요. (33쪽)
그런데 요즘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 비율이 늘고 있는 거 다들 아시죠? 만약 어떤 젊은이가 부모님 도움을 받을 형편이 안 되는데 비정규직으로 서울 생활하면서 월세 30~40만 원씩 내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이것도 싸게 잡은 겁니다. 어쨌든 그 사람은 그걸로 끝입니다. 한번 비정규직이면 절대 정규직 못 되죠? 그리고 한번 월세 살면 절대 월세 못 빠져나옵니다. 목돈 모을 수도 없고, 결국 죽을 때까지 결혼 못 하는 거죠.
그러면 우리 세대 절반은 대략 비정규직에 월세 사느라 결혼 못 하고, 겨우 나머지 절반 정도가 부모님 도움 받고 빚 얻어서 ‘허니문 푸어’로 겨우 결혼할 겁니다. (35~36쪽)
비정규직 없는 세상, 그 이야기는 사실 중소기업 없는 세상이라는 말과 거의 유사합니다. 우리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대해 박수칠 수 있어요. 그러면 중소기업 없는 세상은 어때요? 그거는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비정규직의 대부분은 사실은 민간 중소기업에 있고 또 사실은 중소기업에서는 정규직이라 하더라도 대기업 비정규직보다 못하단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 채용하면 정년보장을 하라는 메시지이기 때문에 공공부문하고 아주 일부 대기업은 신규 채용을 하지만, 나머지는 신규 채용 못 하도록 하는 기능이 있고요. 그다음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문제의 핵심이 중소기업 문제 같은 우선순위인데 그 문제를 가려버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94쪽)
그러면 가장 중요한 거는 이겁니다. 부당한 격차를 없애야 할 거 아닙니까? 다시 말해 부당한 격차가 없어진다는 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노동의 양과 질에 따라서 임금을 주게 된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변호사가 있고 의사가 있고 공장에서 조립하는 사람도 있고 청소부도 있고 그들 모두 나름의 노동의 양과 질이 있잖아요. 그 양과 질에 따라서 근로 조건이 정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96쪽)
시장 사다리를 복원하자는 이야기도 했고 교육개혁도 해야 하고, 비정규직이어도 살 만한 세상을 만들어서 고용 문제를 해결하자고도 이야기했지만, 역시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어야 하는 건 정치거든요. 결국 시장 사다리를 복원하려면 굉장히 많은 기득권과 싸우면서 결과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특히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도 그렇고 국내 자본의 문제도 그렇고 관료들의 문제도 그렇고, 굉장히 많은 기득권 세력을 하나하나 돌파해 나가면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런 질서를 만들 수 있는 힘은 소장님 말씀으로는 ‘강건한 정치’에서 온다는 것이거든요. (207쪽)
이런 개념들 속에서 비정규직 사용 사유 제한을 폐지하는 대신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을 점진적으로 시정하는 것이 필요해요. 이때의 비전 콘셉트는“비정규직으로도 10년을 살아도 떳떳하고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든다”로 해야 해요. 지금은 비정규직은 없애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솔직히 지금은 정규직으로 쑤셔 넣으려고 그러는데 아무리 쑤셔 넣으려고 해도 안 들어가잖아요. 들어가는 데는 공기업밖에 없는 거죠. 대기업 중 일부 있고. 현실이 그래서야 겨우 몇 만 명만 구제받는 거죠. (258쪽)
스웨덴도 1930년대에는 노총의 조직률이 한 30퍼센트 정도 됐을 겁니다. 그때 건설산업이라든지 돈 잘 버는 쪽에서 임금 인상 파업하고 치고 올라가려고 그랬어요. 근데 스웨덴 노총이 그걸 억누른 겁니다. 파업허가를 안 내줬어요.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식으로 말하면 어용 중에 왕어용 노조 역할을 한 거죠. 자, 봐요. 그런 식으로 임금 격차가 벌어지려고 하는 거를 잡으니까 한쪽에서 초과 이윤이 생길 거 아닙니까? 그러면서 노조조직률이 치고 올라간 겁니다. 결국 노조조직률은 노조의 힘의 소산이 아니고 노조의 정의의 소산이에요. 바로 노조가 공동체 전체, 즉 자본가를 포함해서 나라 전체를 고려하면서 가니까 사람들이 몰리는 거예요. (288쪽)
첫댓글 김대호 , 윤범기 지음 / 출판사 필로소픽 | 2012.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