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 빛깔의 딱 달라붙는 가죽슈트에 바람을 가르며 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 이쯤하면 ‘터프가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미끄러지듯 오토바이가 서고 헬멧 속에 감춰진 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날린다. 172cm의 훤칠한 키에 호탕한 웃음소리가 매력적인 여성 바이크 마니아 서소연(27)씨를 만났다.
남자만 타란 법 있나요! “남들하고 다른 게 좋아요. 평범한 것 보다는 특별한 게 재밌잖아요” 그녀의 첫인상만큼 대답도 시원시원하다. 서소연씨가 본격적으로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한 것은 1년 전이다. 수영, 헬스, 인라인스케이트 등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그녀는 이동의 편리성을 위해 오토바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활동적인 성격이라서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예요. 교통비도 만만치 않고 주차 때문에 애도 많이 먹었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그런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어요. 오히려 좋아하는 스포츠 하나가 더 생긴 셈 이죠” 그녀의 오토바이 예찬론이 이어진다.
서소연씨의 사랑스런 애마는 1천cc급 야마하 R-1. 최근 여성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앙증맞은 스쿠터를 상상한다면 큰 오산이다. “오토바이 무게가 200kg정도 나가요. 그러다보니 자유자재로 움직이기 위해선 강한 체력이 필요하죠(웃음)” 자신의 허벅지를 가리키며 장난스런 표정을 짓는다. 참 털털한 아가씨다.
현재 서소연씨는 울산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터프하게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 뒤에는 친절하게 승차권을 판매하는 그녀의 일상이 숨겨져 있다.
“처음엔 주변 분들이 많이 놀라셨어요. 부모님도 반대를 많이 하셨구요. 하지만 안전하고 즐겁게 취미생활을 즐기니까 유별난 제 모습도 예뻐해주시더라구요. 많이 응원도 해주시고, 주변에 자랑도 해주세요” 참한 줄로만 알았던 여직원이 남자도 타기 힘든 경주용 오토바이를 타고 나타났으니, 놀랄 만도 하다. 울산역 권석창 역장은 “처음에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꼼꼼한 업무처리 뿐 아니라 활동적인 취미생활로 자신의 삶을 가꾸는 서소연씨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한다.
멋+실속, 안전은 기본! ‘바이크 튜닝 마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녀는 정기적인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한다. 그곳에서 오토바이에 대한 정보도 나누고 같은 취미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일상의 스트레스는 제로가 된다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면 발로 느껴지는 힘이 좋아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도 큰 매력이구요. 경제적인데다 재미까지 있으니 저한테는 이만한 스포츠가 없죠” 그녀의 바이크 사랑은 거침없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의 남자친구도 오토바이를 정비해주다가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것. 라이더 커플답게 쉬는 날이면 나란히 오토바이를 타고 속도를 즐기면서 사랑을 키운다. “오토바이 타는 것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도 많지만 반면에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청소년 폭주행위나 오토바이 사고가 많이 나다 보니, 위험하다는 인식이 크죠. 하지만 하나의 스포츠로 즐겁고 안전하게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꼭 알아주셨으면 해요” 그녀는 항상 안전을 강조한다. 몸에 꼭 맞게 핏 되는 가죽슈트는 전체적으로 보호대가 들어가 있다.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헬멧 착용은 잊지 않는다.
인터뷰가 끝나자 시원한 시동소리와 함께 그녀가 달린다. 바람을 가르며 속도를 즐기는 모습이 멋있다. 슈퍼 바이크의 매력에 ‘푹’ 빠진 스물일곱 당찬 아가씨.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는 그녀의 무한질주는 오늘도 계속 된다.
김윤경기자 / 이수열기자(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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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축하합니다...중앙지에 올려도좋겠는데요.........
와~~ ^^ 멋지세요~
축하합니다. 안전운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