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외치고 싶어 해!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우리가 가장 많이 아는 불교의 진언은 바로 입으로 지은 죄를 맑게 해주는 주문이다. 불교에서 가장 큰 죄는 입으로 지은 죄이기에 사람들은 언제나 이 진언을 읊조렸는지 모른다. 그것이 알게 모르게 모두에게 퍼져 코메디에서나 마술에서 뭔가 신기한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장면에서 읊조리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으리라. 진언라는 사람에게 가장 상처를 많이 주는 것은 사람의 말이라는 영화의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 이 영화의 주제이다.
“마음은 외치지 않아 전달하고 싶은 것은 마음뿐”이라는 주인공의 말에서 말을 빼앗긴 사람의 절박한 심정을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은 어린 시절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말로 옮기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부모가 이혼을 하고 그 원인이 자신의 수다스러움에 있다고 지적받자 그에 따른 죄책감에 말을 빼앗긴 삶을 살았다.
이 마을에는 자은사라는 절이 있다. 오마쯔리가 일 년에 한 번 있는데 이 때 사람들은 달걀을 부처님께 공물로 바친다. 이곳 부처님은 말을 좋아하기 때문에 예쁘게 장식한 달걀에 말(소원)을 넣어서 바친다. 그런데 말은 선한 말이어야 하며 남을 헐뜯거나 거짓을 말하면 말을 빼앗기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영화의 도입은 소녀의 기도로 시작하지만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빌미는 이 축제에서 아빠와 나눈 대화에서 나타난다.
“사람이 받는 상처 중에 말로 받는 상처가 제일 크다”는 주제에서 가해자는 주로 부모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고등학생이기에 이들이 간직한 상처들은 어른들의 말에 의해 생긴 것이 많다. 내뱉은 말에 의해 생긴 상처와 달리 위의 말 “마음은 외치지 않아 전달하고 싶은 것은 마음뿐”처럼 마음을 전달하지 않아 즉, 말을 하지 않아 생기는 오해 역시 말에 의한 상처이다.
지역교류회-초중고와 지역 전체가 함께 모여 각자 준비한 공연을 통해 세대 간 교류를 하는 자리-에 나갈 작품 선정위원회로 담임에 의해 지명당한 4명의 학생들과 이들이 속한 반 학생들이 작품을 통해 하나 되고 서로를 이해해 가고 결국은 공연을 성공으로 이끌어가는 과정이 영화의 전부라고 할 수도 있지만 더욱 돋보이는 점은 지역공동체가 살아있는 일본의 모습과 이를 통해 세대 간 갈등을 풀어내는 과정은 영화라 하더라도 부러운 장면이다.
말이 주는 상처가 가장 가슴 아픈 상처이지만 이를 풀기 위해서는 역시 말로 해야만 알 수 있다는 장면이 곳곳에 출연하는 각각의 캐릭터마다 서로 다른 경우에서 드러나는 점 또한 영화의 재미를 준다.
수능 시험이 끝난 지금 시점에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 꼭 보아야 할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