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명문장 감상
추성부
[ 秋聲賦 ]
작가출생 - 사망
목차
- 작가 소개
- 작품 설명
- 작품 내용
작가 소개
북송(北宋)의 정치가이자 문인으로 자는 영숙(永叔)이고 호는 취옹(醉翁), 육일거사(六一居士)이다. 어려서 집이 가난하여 갈대를 가지고 땅에 글씨 연습을 하였다고 한다. 1057년에 지공거(知貢擧)가 되어 증공(曾鞏), 소식(蘇軾), 소철(蘇轍) 등을 발탁하였으며, 추밀부사(樞密副使), 참지정사(參知政事)를 역임하였다. 시문(詩文)뿐 아니라 사학(史學)에도 뛰어나 ≪신당서(新唐書)≫를 편수하고 ≪신오대사(新五代史)≫를 저술하였다. 최초의 시화집인 ≪육일시화(六一詩話)≫를 남겼다.
작품 설명
가을 소리를 듣고 가을에 관한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어서 인생을 돌아본 내용이다. 가을 소리는 작가 자신의 심경을 비유한 것으로, 자연의 변화에 따라 사람도 변해가는 것이니 두려워할 것이 없음을 들어 은연중에 순응자연(順應自然)의 이치를 드러내고 있다. 이전의 부(賦)가 대구(對句), 압운(押韻), 전고(典故) 등을 많이 구사한 것과 달리, 산문체의 ‘문부(文賦)’라는 새로운 체제(體制)를 창시한 작품으로 일컬어진다.
작품 내용
歐陽子가 方夜讀書러니 聞有聲이 自西南來者하고 悚然而聽之하고 曰異哉라. 初淅瀝1)以蕭颯2)하더니 忽奔騰而澎湃가 如波濤夜驚하며 風雨驟至하여 其觸於物也에 鏦鏦錚錚하여 金鐵皆鳴하고 又如赴敵之兵이 銜枚疾走에 不聞號令이요 但聞人馬之行聲이라.
구양(歐陽)선생이 막 밤중에 책을 읽고 있는데, 서남(西南)쪽으로부터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 오싹해져서 귀 기울이며 말하기를, “이상하구나. 처음에는 우수수하면서 바람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뛰어오르며 부딪치는 것이 마치 파도가 한밤중에 일어나고 비바람이 갑자기 몰려와 그것이 물건에 접촉하여 쨍그랑거리며 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듯하며, 또 마치 적에게 다가가는 병사들이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데 호령은 들리지 않고 다만 사람과 말이 가는 소리만 들리는 듯하구나.”라고 하였다.
予謂童子호되 此何聲也오. 汝出視之하라하니 童子曰 星月皎潔하고 明河在天한대 四無人聲이요 聲在樹間이러이다.
내가 동자(童子)에게 이르기를, “이것이 무슨 소리인가? 네가 나가서 살펴 보거라.”라고 하니 동자(童子)가 대답하기를, “별과 달은 밝고 깨끗하며 밝은 은하수가 하늘에 있는데, 사방에 사람 소리는 없고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납니다.”라고 하였다.
予曰 噫嘻悲哉라. 此秋聲也로다. 胡爲乎來哉오. 蓋夫秋之爲狀也는 其色慘淡하여 煙霏雲斂하며 其容淸明하여 天高日晶이요 其氣慄冽하여 砭人肌骨하며 其意蕭條하여 山川寂寥라. 故로 其爲聲也는 凄凄切切하며 呼號憤發하여 豊草가 綠縟而爭茂하고 佳木이 葱籠3)而可悅이라가 草拂之而色變하고 木遭之而葉脫하니 其所以摧敗零落者는 乃一氣之餘烈이라.
나는 말하기를, “아아! 슬프다. 이것은 가을의 소리이다. 어찌하여 왔는가? 대개 가을의 형상이란 그 색깔은 참담(慘淡)하여 안개는 흩어지고 구름은 걷히며, 그 모습은 청명(淸明)하여 하늘이 높고 해가 맑으며, 그 기운은 싸늘하여 사람의 피부와 뼛속을 찌르며, 그 뜻은 쓸쓸하여 산천이 적막하다. 그러므로 그 소리의 성격은 처량하고 간절하며 울부짖듯 세차게 일어나, 많은 풀이 푸르고 성하게 무성함을 다투고 아름다운 나무가 울창하여 즐길 만하다가 풀은 이것이 스치면 색이 변하고 나무는 이것을 만나면 잎이 떨어지니, 시들고 떨어지게 하는 것이 바로 이 한 기운이 남긴 매서움이다.
夫秋는 刑官也로 於時爲陰하고 又兵象也로 於行에 爲金하니, 是謂天地之義氣요 常以肅殺而爲心이라. 天之於物에 春生秋實이라. 故로 其在樂也에 商聲4)으로 主西方之音하고 夷則5)으로 爲七月之律이라. 商은 傷也니 物旣老而悲傷하고 夷는 戮也니 物過盛而當殺이라.
가을은 형벌을 맡은 관리로 시절(時節)에 있어서는 음(陰)이 되고, 또 무기의 형상이라서 오행(五行)에 있어서는 금(金)이 되니, 이것을 천지(天地)의 의기(義氣)라고 하며 항상 매서움을 가지고 마음으로 삼는다. 하늘은 만물에 대하여 봄에는 키워 주고 가을에는 열매 맺게 한다. 그러므로 그것이 음악에 있어서는 상성(商聲)으로 서쪽의 음악을 주관하고, 이칙(夷則)으로 7월의 음률이 된다. 상(商)은 상심하는 것이니 만물이 늙어지면 슬프고 상심하는 것이며, 이(夷)는 죽이는 것이니 물건이 성할 때를 지나면 죽임을 당하는 것이다.
嗟乎라. 草木無情하여 有時飄零하나 人爲動物이요 惟物之靈이라. 百憂感其心하고 萬事勞其形하여 有動于中이면 必搖其精이라. 而況思其力之所不及하며 憂其智之所不能이리오. 宜其渥然6)丹者가 爲槁木하고 黟然7)黑者가 爲星星이라. 奈何非金石之質이어늘 欲與草木而爭榮가. 念誰爲之戕賊인대 亦何恨乎秋聲이리오.
슬프다! 초목은 감정이 없어 때가 되면 날리어 떨어지지만, 사람은 동물이고 오직 만물의 영장(靈長)이다. 온갖 근심이 그 마음을 느끼게 하고 수많은 일이 그 몸을 수고롭게 하여, 마음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반드시 그 정신을 동요시킨다. 하물며 자신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바를 생각하고 자신의 지혜가 할 수 없는 바를 근심하는 경우이겠는가. 짙게 붉던 얼굴이 마른 나무처럼 되고, 까맣게 검던 머리가 허옇게 되는 것이 마땅하다. 어찌하여 금석의 재질도 아닌데 초목과 더불어 무성함을 다투고자 하는가? 누가 이것에 대해 상하게 하고 해치는 가를 생각해보면 또한 어찌 가을 소리를 한탄하겠는가.”라고 하였다.
童子莫對하고 垂頭而睡한대 但聞四壁에 蟲聲喞喞하여 如助予之歎息이러라.
동자(童子)는 대답도 없이 머리를 떨어뜨리고 조는데, 단지 사방 벽에서 벌레 소리만 찌륵찌륵하고 들려와, 나의 탄식을 돕는 듯하더라.
[네이버 지식백과] 추성부 [秋聲賦] (중국의 명문장 감상, 2011. 9. 18., 김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