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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우리 연극 한마당 연극제'란?
지난 98년 '이근삼 연극제'를 처음으로 개막된 <무천극예술학회>(대구지역 희곡, 연극
연구단체) '우리 연극 한마당 연극제'는 한국을 대표할 만한 극작가의 작품을 공연,재조명하고, 한국 희곡과 연극의 정체성을 확립하자는 취지로 매년 열리고 있다. '우리
연극 한마당 연극제'의 특징은 희곡 작품과 연극 사이의 괴리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트루거'(맨밑 7번글참고)를 두어 연극 제작을 원활히 하고 연극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는 데에 있다. 희곡과 연극을 연구하는 단체인 '무천 극예술학회'가 작가를 선정하여 그 작가의 대표작품을 골라 드라마트루기(맨밑 7번글참고)를 담당하고, 이를 참고하여 각 극단에서는 상연할 연극을 제작함으로써, 연극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의도이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극작가를 재조명하면서, 연극 만들기의 이론과 실제를 조화롭게 접목해 보려는 '무천 극예술학회'의 시도는 대구 지역을
비롯한 한국 연극계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연극제는 대구지역극단 뿐만 아니라 타지역극단도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2.주최측인 무천극예술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무천 극에술학회는 1984년에 창립하여 대구,경북지역의 연극문화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연극의 저변확대를 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활동 분야는 희곡
평론, 희곡 교육, 희곡 창작, 연극 평론, 연극 교육, 연극 연출, 두라마투르기 지도 등
희곡과 연극의 전 분야에 걸쳐 있다.
연극전문지[우리의 연극]을 반년간(여름호, 겨울호)으로 발간하여, 연극 및 희곡에 관한 일반적인 지식과 영남지역의 연극에 관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998년부터는 한국극작가 집중 탐구를 위한 '우리연극 한마당'을 기획, 1998년 이근삼
연극제,1999년 차범석 연극제,2000년 박조열 연극제,2001년 박현숙 연극제,2002년 하유상 연극제로 이어지고 있다.
연극제의 결과물로 [이근삼 희곡연구],[차범석 희곡연구],[박조열 희곡연구] 등의 연구서를 출간하였다.
3.극작가 노경식님은 누구?
극작가 노경식은 1938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났다. 1962년 경희대학교 경제과를
졸업한 그가 극작가가 된 것은 1965년 드리마센터 연극아카데미에 개설된 극작 워크숍에 참가하고, 그 해를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막극 <철새>가 당선되면서부터이다.
그의 생이를 일관되게 희곡계와 연극계에서 보낸 노경식은 1971년,1982년,1986년 세
번에 걸쳐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받았고, 1978년에는 자유문학상을, 1983년에는 한국연극예술대상, 동아연극상을 받기도 하였다.
노경식의 작품들은 그 소재에 따라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하나는 작가가 살아있는 당대의 사실들을 소재로 삼은 것이며, 그 예로는 <달집>,<소작지>,<찬란한 슬픔>,<춤추는 꿀벌>,<하늘만큼 먼 나라> 등이 있다. 다른 하나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삼은
것이다. 그 예로는 <징비록>,<탑>,<정읍사>,<만인의총>,<징게멩개 너른들>,<천년의
바람> 등이 있다.
노경식의 작품 가운데에, 당대의 사실을 소재로 한 작품들에서는 구성원들의 화합을
주제로 하고 있고,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권력이 갖는 무한한 욕망, 민중들의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의 작품적 특성은 특별한 기교없이 세계관을 등장인물들을 통하여 조리있게 표출한다는 데에 있다. 그래서 그의 희곡 작품들은 대부분 닫힌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당대의
현실을 아프게 느끼고 있는 독자나 관객들은 그이 작품에 상당한 공감을 표할 수 있다. 그의 작품에서 적절히 마련된 갈등 구조는 보는 이들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흡입력을 발휘한다. 특히 노련하게 구사된 전라도 사투리는 연극으로 공연되었을 때에 감칠 맛을 더하게 한다.
그래서 노경식, 그는 민중의 편에 서서 세월을 적어 가는 노련한 극작가라고 할 것이다.
<주요약력>
1971 제8회 [한국백상예술대상]희곡본상 수상-<달집>
1978 제4회 [반공(자유)문학상](문공부,'대한민국문학상'전신) 수상-<黑河>
1982 제19회 [한국백상예술대상]희곡상 수상-<정읍사>
1983 제8회 [한국연극예술상]수상(한국연극협회 제정 '올해의 연극인상')
1985 장막극 <알> 우수작 당선(중앙일보 창간20주년 및 호암아트홀 개관기념 장막극
공모)
한국문예진흥원에서 '창작생활을 위한 작가기금'을 받은(85년 7월-86년 6월까지 1년간).
동기금에 의한 창작극 <강강술래>를 <침묵의 바다>로 개제하여 국립극단에서 공연(1987)
1986 장막극 <만인의총>의 현지초연을 기념하여 남원시로부터 "감사패"를 받음
제23회 [한국백상예술대상]희곡상 수상-<강건너 너부실로>
1999 경회대학교 개교 50주년기념 연극축제 <달집>합동공연, 조정원 총장으로부터
"공로패"를 받음
문화관광부의 제1회 '한국문학 창작특별지원금'을 받음
제7회 "대산문학상"수상:<천년의 바람>(12장)
2000 제9회 "행원문학상"(문학)수상 (장막극<탑>, 역사소설<무학대사>,<사명대사>
외)
모교 전북 남원농공고교 총동창회로부터 '공로패'를 받음
2003 "동랑 유치진 연극상"수상 (한국연극예술원, 서울예술대학)
현 재 (사)사명당기념사업회 이사
(사)한국문인협회 문단윤리위원
3.2003 노경식 연극제 일정
공 연 작 품 |
극 단(출신) |
공 연 일 정 |
공연시간 |
공연장소 |
하늘만큼 먼나라 |
한울림(대구) |
5.8(목)~11(일) |
평일 |
대구 |
천년의 바람 |
에밀레(경주) |
5.16(금)~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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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는 길 |
창작 마을(서울) |
5.23(금)~2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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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 |
대경사람들(대구) |
5.29(목)~6.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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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초청 학술 발표회 |
5.24(토) |
p1시~p3시 |
경산대학교 사회교육원(중동교입구) |
★관람료:학생(중,고)-5,000원, 대학생-6,000원, 일반-10,000원
매표소에 가셔서 울 카페 회원이라고 하면 일반은 6,000원에 할인해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가셔도 마찬가지입니다. (협조해 주신분:무천극예술극학회 김겸섭님)
4.연극상세정보(공연프로그램을 참고하였음)
○작품명:천년의 바람
○작:노경식
○연출:이금수
○극단:극단 에밀레(경주시립극단)
○캐스트:노대신/이애자, 견훤/정구익, 사관1/박용수, 사관2/조영석, 왕건/최원봉,
신검/서은경, 고비녀/송정현, 이찬능환,영규/이현민, 유금필,경애왕/이철수, 코러스/박선미,
코러스/황수라, 코러스/김윤정, 코러스/이화순
○스텝:조명/김광수, 무대/김경수, 의상/류원경, 소품/성역수
○줄거리?(김일영 경산대교수글)
이 작품의 시대적 배경은 천년 전 후삼국이다. 백제의 후예임을 내세 운 견훤, 고구려의 위업을 잇겠다는 왕건, 신라의 영광을 되살리려는 경애왕이 각각 후백제와 고려를
건국하고 신라를 통치하던 시대이다. 그런데 노경식은 이 작품을 통해 단순히 과거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오늘을 증언하고 있다. 마치 과거라는 거울에 오늘의 모습을 비춰본다고나 할까, 바로 그건 극작 방법은 <천년의 바람>에서 매우 독특한 효과를 거둔다.
<천년의 바람>에는 흥미로운 두 인물이 있다. 즉, 역사를 기록하는 키다리 사관(史官)과 꼽추 사관인데, 그들이 이 연극을 이끌어 나간다. 그러면서 과거 역사에 나타난 권력의 형태가 현재 역사에도 반복되 있음을 보여준다.
견훤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작가가 문제삼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점이 아니다. 지나간 역사는 누가 기록하느냐에 따라 권력 중심이 되기도 하고 민중 중심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사관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노경식은 사관을 문제적 인물로 제시하고 있다.
권력의 시종인 사관은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권력에 아부하지 않고 주체성을 가진 사관은 역사를 제대로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그 두 부류의 사관이 공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로 권력자 때문이다.
권력을 쥔 자는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명분을 내세운다. 그러나 그들이 내세우는
명분이란 상황이 바뀌면 뒤집어질 명분이다. 그러니 그들에게는 명분이란 단어는 있되 명분의 실체는 없는것이다. 이 시대의 정의란 무엇이고 이 시대의 명분이란 무엇인가. 작가는 우리에게 그런 물음을 던지는 있다. 우리는 모두가 권력 앞에, 부당한 힘
앞에 죽어가는 사관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드리마트루기:역사의 진실과 왜곡(여세주,이상진,곽홍란:극예술학회)
역사란 결코 화석화된 과거가 아니다. 과거의 역사는 항상 오늘의 현실 속에서 새로운
파장으로 되살아나다. 인간의 역사는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인가?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진실된 역사인가? 왜곡된 역사인가? 역사의 인식주체에 따라 역사는 발전하고 바뀔 수 있는가?
노경식의 <천년의 바람>을 읽으면서 우리는 이런 명제들과 만나게 될 것이다.
<천년의 바람>은 사관(史官)을 서사적 보고자로 설정하여 그 서사적 보고의 중간 중간에 후삼국 시대의 흥망과 관련된 역사적 사건을 삽입시켜 놓은 서사극적 기법을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의 비극적인 삶을 다루는 데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경애왕은 향락적이고 무책임한 인물로, 왕건은 지략이 앞서는 인물로 그려지고,
견훤은 도량이 깊고 덕망이 있는 인물로 형상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의 주인공을 단순히 견훤이라고 볼 수는 없다. 두 명의 사관을 중심인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들 두 사관은 역사를 거짓없이 기록하는 동일한 임무를
지니고 있지만, 의견 충돌을 일으키는 성격적 대립성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래서 작가는 꺽다리 사관과 꼽추사관이라는 이름으로 이들의 생김새까지 대립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의 대립은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되어, 마침내 각자 다른 길로 가게 된다. 왕건이 최후의 승리자가 된 후, 진실한 역사 기록을 고집하던 사관1을 죽임을
당하고 정치권의 요구대로 사초를 고친 사관2는 살아남는다.
<천년의 바람>은 역사의 왜곡을 문제삼고 있는 작품이다. 역사는 항상 승리자에 의해
채색되기 마련이고, 패배자의 삶은
승리자의 역사를 정당화시키고 튼실하게 하기 위해 희생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에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극을 보면서, 역사의 왜곡은 승리자의 횡포에 기인하는 것이지 사관의 나약송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터득해야 할 것이다.
역사의 왜곡은 과거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늘의 문제이면서 내일의 문제이고도 하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승리자의 역사가 아니라 진실의 역사가 보아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의 역사적 왜곡을 통해, 왜곡되고 있는 오늘의 역사도 바라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역사적 진실을 제대로 바라보는 올바른 역사의식을 가질 때, 김부식을 뛰어넘는 객관적 역사가 보이고, 오늘의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는 시야가 열리며, 지향해야 할 우리의 미래를 제대로 판단하는 진정한 역사관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연출의 글
<천년의 바람> 작가 노경식 선생님을 연극계의 몇 안되는 원로작가분 중 한 사람이다.
탕를 잉요해 후삼국시대 왕건과 견훤에 얽힌 소재로 진실과 허위라는 보편적이고 항구적인 주제를 부각시키고 있다. 팔공산 전투에서 후백제군에게 쫓기던 위급한 상황에서 왕건의 부하장군이 왕건의 탈을 쓰고 위장해 죽음으로써 왕건의 목숨을 구했다는 정사를 모티브로 아들에게 권좌를 빼앗긴 견훤이 고려로 망명하여 왕건을 도와 후백제 신검을 물리쳤다는 정사를 견훤 탈을 쓴 가짜 견훤을 내세워 역설적으로 보여주고있다.
역사물은 자칫 지루할 수도 무거울 수도 있다.
거기다 대작인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연출의 이미지를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극의 템포를 빠르게 하기 위해 장과 장을 연결하고 배우들의 의상에서 동일성과 방관자적 죄의식을, 극중극을 통해 볼거리와 함게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작품명:서울가는 길
○작:노경식
○극단:극단 창작마을(서울)
○연출:신정식
○캐스트:사내,그림자1/오일룡, 여자,그림자2/왕유정, 남자,그림자3/조정환, 부인,그림자4/한서영, 역무원1/강순식, 역무원2,그림자5/김영욱, 그림자6/강현아
○스탭:안무/김한솔
○줄거리?(김일영 경산대교수글)
노경식의 세계관을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기차를 타려는 평범36한 인물들과 조그마한 기차역이라는 아주 간단한 배경이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이 기차를
타려고 하는 까닭은 서울로 가기 위함이다. 달리는 기차는 419호에서부터 516호를 거쳐 610호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들을 이름으로 가진 기차들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기차를 타려는 사람들, 기차가 멈추지 않는 역, 멈추지
않는 기차에 대해서 설명하지 못하는 역무원들, 419 혹은 516 등의 이름을 가진 열차
등등이 한데 얼려서 무대 위에서 한바탕 해프닝을 벌이는 것처럼 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것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굴곡에 관한 깨달음이 필요하다는 심각한 의미를 담고 있는 해프닝이다. 1막과 2막은 완전히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어서 완벽한 희극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 역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희극이 아니다. 멈추지 않는 기차를 세우기 위하여
사람이 달리는 기차에 뛰어든 것이다. 죽음 뒤에야 기차는 서고, 다른 사람들은 죽은
이에 대한 생각은 접어두고 기차에 오른다. 일종의 희생양이 있어야 여러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짐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그래서 이작품을 불랙 코미디라고 명명해 본다. 심각한 블랙 코미디인 셈이다.
★드라마트루기:우리 현실의 우울한 자화상(김일영,윤일수,나덕기,김겸섭:극예술학회)
이 작품을 읽다보면 카프카의 작품 <성>을 떠올리게 된다. 카프카의 대부분 작품들이
그렇듯이, 토목기사 K.가 처한 부조리하고 절망적인 상황이 이 작품의 극적 상황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사실주의 계열의
연극관습을 상당정도 벗어나고 있다. 그야말로 실체를 알 수 없는 권력(기차)과 그 하수인들(역장과 역무원), 그들의 부과한 질서 속에 길들여진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은 광포한 산업화,근대화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의 알레고리이다.
이 작품은 크게 2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대는 시골 작은 소읍의 퇴락한(그래서 을씨년스러운) 간이역이다. 이 곳에서 네 명의 주요 인물들이 서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며
벌어지는 사소한 에피소드가 주요 내용이다. 사내는 서울 dream을 안고 상경하려 하고, 등산을 왔다 발목이 잡힌 두 중년남자와 부인은 다시 서울로 올라가 일상으로 복귀하려 하며, 그리고 곡예단 출신의 여자는 새로운 삶을 찾아 정처없는 길을 가고자
한다. 어쨌든 그들 모두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자 하나, 그럴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동서남북이 막혀있고", 외부와의 유일한 접촉수단인 기차는 설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역무원들도 이러한 사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며, 다만
"상부의 지시와 당국의 방침"만을 따를 뿐이라는 식의 기계적인 대답을 할 뿐이다. 그렇다고 주인공들이이런 상황을 바꿀 수 없다. 그야말로 속물의 전형이라 할만한 내연의 두 남녀는 "정의니 책임"같은 현학적인 말을 내뱉지만 그들의 부르쥬아적인 행동들로 웃음을 자아냐며, 그 결과 '생소화'된다. 사내는 모든 것이 엉터리라고 느끼면서도
해결책을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는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마냥 기차에
"박치기"를 하고픈 충동을 느끼는 정도다. 여자 역시 "잘못된 일은 고쳐야"하고 "순리를 찾아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어떤 행동도 보여주지 않는다.
2막은 30년의 시간이 경과된 시점에서 시작한다. 모든 상황이 1막과 흡하하다. 다만 역의 모습은 더욱 퇴락한 모습이고, 상황은 더욱 암울하다. "거대한 힘과 공포"를 자아내는 기차는 도무지 서질 않는다. 주인공들의 모습 역시 더욱 암울하다. 내연의 두 남녀는 더욱 초라하고 절망적으로 변했다. 다만 사내와 여자는 결혼하여 5명이나 되는 자녀를 두었다. 하지만 1막과 다른 점은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을 재선하려는 의지가 적극적으로 표출된다는 점이다. 사내는 역사 안으로 들어가 뭔가 상황을 바꿔보려고 하지만 두들겨 맞을 뿐이고, 다른 사람들을 규합하여 시위라도 조직해보려는 남자의 시도는 전혀 가망이 없다. 역무원들의 폭력과 그에 대한 뻔뻔스러움, 그에 더해 복지부동은 점입가경이다. 자, 이런 절망적인 상황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극단적 행동뿐이다. 사내는 아내의 불의 시정 요구에 값하듯, 가차에 자신을 던짐으로써 기차를 세운다. 이러한 행동은 표현주의 연극의 전형적인 결말이다. 왜냐하면 표현주의 연극 역시 절망적인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을 던지는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자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사내라는 인물이 긍정적 인물로 여겨지지 않는 것은, 이런 식의 해결이 지니는 파행성 때문이다.
★연출의 글
그 무엇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행복한 일이라 생각된다. 그것 때문에 힘들고 아프다고 하여도 삶에 있어 아름다운 하나의 빛이 된다면 오히려 고마운 일이리라. 35년,결코 길지 않ㄴ은 시간을 살아온 나에게 있어 그 무엇은 역극이리라. 그러니
그렇게 힘들어하면서도 아침마다 눈을 뜨면 또 다시 사무실로, 연습실로, 혹은 극장으로 걸음이 옮겨지니 말이다.
기차와 역무원으로 상징되는 무형의 권력과 서울로 대표되는 혹독한 현실적 질서와
틀 그리고, 거기에 편승하려는 등장인물들의 힘들고 절망적인 시도....
결코 표현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고백하고 싶다. 하지만, 사랑으로 광기로 이 모든 것을 이해하려 하였다. 공연을 준비하는 내내 나의 머릿속을 흔들어 놓았던 시간과 공간의 제약마져 이제는 사랑할 수 있으리라.
절망,..그리고 새로운 시도.... / 짧지도 혹은 길지도 않은 산고의 시간을 뒤로한 채 /
이제는 모두에게 보여줄 시간이 되었다.
○작품명:달집
○작:노경식
○극단:극단 대경사람들
○연출:장진호
○캐스트:간난/예옥재, 간난/전영희, 창보/전경호, 순덕/최민경, 순덕/황지나, 소년/박혜정, 만길/송광민, 이장/전두현, 군관/홍영석, 빨치산/송승현, 빨치산/정광락, 빨치산/손주형, 빨치산/김영식, 마을사람/이영주, 마을사람/김송익, 마을사람/지윤경,
마을사람/정미진
○스탭:연출부/이해영, 연출부/서유정, 분장/장병인, 무대디자인/전성종, 연기지도/이정훈, 무대장치/김용하, 무대장치/김직수, 무대장치/김원우, 음향/구지혜, 의상/한민정, 조명/김옥균, 조명/이준, 기획/이할림, 기획/허균
○줄거리?(김일영 경산대교수글)
일반적으로 노경식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는 일제 강점 시대이래로 우리 민족이 겪어야 했던 어려움이 노파가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슬픔으로 구체화하여 표현되고 있다. 간난 노파는 일본 헌병대에 끌려간 남편을 구하기 위하여 육체적 수모를 당해야 했다. 그 후로 간난 노파는 육체적 정결을 강조하여 며느리도 죽게 하고, 손자 며느리도 죽게한다. 며느리는 로스케들에게 겁간을 당했고, 손자 며느리는 빨치산들에게 강간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간난 노파가 일본 헌병들에게
육체적 수모를 당한 것이 불가항력적이었듯이 며느리네들이 당한 수모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었다. 그녀의 둘째 아들인 창보는 간난 노파의 그러한 생각을
바꾸게 하려고 무진 애를 쓴다.
그렇지만 간난 노파는 창보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럼으로써 간난 할미의 집에서 화평이 사라지고 가족간의슬픔만 남게 된다. 결국 작가는 정월 보름에 태워버려야 하는 달집처럼 여자의 정조란 상황에 따라 문제삼아야 한다는 의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드라마트루기:숨겨진 사실의 간접적 드러내기(최창길,최정은,김선주:무천극예술학회)
<달집>은 노경식의 대표작으로 사실주의 극이다. 작품의 시간적인 배경은 1951년 정월 보름을 전후한 며칠 간이고, 공간적 배경은 전라도 남원읍에 가까운 산골이다. 작가는 무대를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무대 설정은 대극장에나 오울린다. 소극장에서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새략과 압축이 필요하다. 대본에는 등장인물도 20여명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설정하고 있는데, 연출가는 꼭 필요한 인원으로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1인2역이나 3역으로 출연 배우의 수를
격감시켜도 무방하다. 사실주의 극이지만 연출가의 의도에 의해 얼마든지 다양한 변화를 시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대극장용 공연인 이 작품의 무대화에 있어서도 집을
중심으로 몇몇 부분만을 무대화시켜 상징이나 압축의 미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달집>은 우리 현대사의 역사적 순간을 직접 보여 주고 있지만, 남편을 잃은 간난노파의 과거를 통해서, 창보의 떠돌이 생활을 통해서, 전쟁으로 두 눈을 잃은 원식을 통해서, 인민군에 가담했다가 결국 빨치산이 되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죽어버린 만식을 통해서, 인민군의 부역에 동원되었다가 결국은 정조를 유린당하고 죽어야만 했던
며느리를 통해서 우리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모두 드러나고 있다.
<달집>의 전개 상황을 살펴보면 내용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실이 숨겨져 있음이 암시되고, 그 숨겨진 사실들이 서서히 밝혀지는 구조로 되어 있다.
원식의 상태도 머뭇거리는 창보의 태도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알려진 사실과는 다를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하며, 창보 아내의 죽음에 대한 간난 노파의 과거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건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숨겨진 사실들이 밝혀지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 현대사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런 내용이 요즈음의
관객들에게 얼마만큼의공감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이 작품의 극적재미는
이러한 숨겨진 사실을 폭로하는 구조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는 등장인물의 개성을 어떻게 형상화하느냐는 것이다.
억척스럽고, 끈질긴 성간난 노파 역을 맡은 배우를 제대로 찾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인습에 바탕을 둔 전형성을 지니고 있고, 변화하는 세태에 대해서 조금도 타협을 하지 않고 매사를 자기 본위로 이끌어 간다.
자기의 것만 소중하고, 남의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고집은 마침내 둘째 아들과
크게 충돌하지만 여전히 꿋꿋하다.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고 자기 자신도 그렇게 떳떳할 수 없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자기의 행위를 미화하기 위해서
도덕을 더 강력히 주장하며, 억척스럽다. 어머니의 약점을 알고 있는 창보도 결정적인
대목에서는 어머니와 대결하지만 결국 이기지를 못한다. 낡은 정조관에 얽매어 있는
어머니와 새로운 사과로 화해를 바라는 아들의 대결에서 아들이 패배한다. 그렇다고
어머니가 이긴 것도 아니다. 결국 맏손자의 실명과 둘째 손자의 죽음에 이어 며느리의
죽음까지 맞은 이 집안의 앞날은 정망적이라, 그렇지만 성간난 노파는 쓰러지지 않을
뿐더러 더 당당해진다. 이 작품이 토착적인 한국 인간상의 부각에 성공했다거나, 농촌의 평범한 인물의 전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성간난 노파라는 인물 때문이다.
그러나 자칫 간난 노파의 비중이 커지다보면, 지나치게 극이 무겁게 진행도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감초역할을 할 개성있는조연들의 비중을 높여 주는 작업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간난 노파의 넋두리나 여러 인물들의 대사는 간략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연출의 글
연극작업을 하다보면 작위보다는 자연스러운 중요함을 알게된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공연하게 된 노경식 선생님의 <달집>은 귀한 작품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욱이 향토색 짙은 전라도 사투리의 구사는 우리나라 문학 작품들 주에서도
소중히 다루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스토리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그 자식들>을 닮은 듯 하여 많은 환상들이 교차한다. 그러나 극작에서 사투리의 완벽한 묘사로
인하여 인간의 정서를 보다 깊이 자극하는 부분은 우리 배우와 스텝 모두에게는 큰 교훈과 공부를 수반하게끔 하고 있다. 이렇나 요소들이 관객에게도 잘 전달되기를 기대한다. 원작의 중요한 부분이면서 종결부인 3막을 과감히 축소 수정할 수 있었던 것도
내용의 흐름보다는 한국의 향토색에 맞는 정서를 재구성해보자는 색다른 요구가 생겼기 때문이다. 나는 이 연극을 준비하는 배우들이 원작을 통해서 인생의 허무함과 본질을 느껴 보다 폭넓은 인간으로 거듭나기를 원했다. 한편 공연되는 본 작품을 통해서
관객과 함께 결코 끊을 수 없는 인간의 끈끈한 정을 느끼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상이
전쟁과 평화로 혼돈스런 이 계절에 연극의 행위는 과연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도 느끼면서 이 연극이 새롭게 돋아나는 푸른 싹과 꽃으로 관객들의 눈에 보이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모두가 힘을 내자.
5.운영진의 주저리...^^"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되면 될 수록 관람토록 하겠습니다.
많이 많이 오셔서 연극에 흠뻑 심취하시길 바랍니다.
이왕이면 모임에 참석하셔서 같이 연극도 보구, 뒷풀이에서 연극적얘기와 더불어 사람사랑도 나누시길 바랍니다..물론, 아쉽게두 모임으로 참석치 못하신다면 갠적으로 가셔서보시길...물론, 갠적으로 가셔도 일반이시면 할인됨...그 수준은 몰겠습니다...바로 여러분이 평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관극의 느낌을 울 카페 [멋대로 감상문]게시판에 멋대로~ 편하게~ 올려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물론, 절대 감상문에 대한 상반된 의견의 답글은 절대 금지입니다.어디까지나 개개인의 개인적 감상문을 적는 곳이기때문에..., 그냥, 리플로 달지 말고
개인적 의사를 저마다 표현해 주시면 됩니다.)
유난히 봄비가 많이 내렸던 4월도 휙~지나가고, 이번 연극제가 끝날 때쯤엔 어느덧 ..성큼 여름이 다가와 있겠죠?~!...
향긋한 봄의 정점, 5월에 연극을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꼭! 오셔서 연극에 대해 느끼고, 생각하고, 말하고...하시길 바라구요..~..
같이 관극하구 싶다면 늘 "정모방/번모방"을 시선집중해 주십시오~!!!...
더 자세한 내용은 수정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참..노경식 연극제의 일정 중 흥미로운 것은...5월24일에 개최되는 작가 초청 학술 발표회가 있다는 점입니다...한번 참여해 보는 것두 관객으로서 좋은 기회일 듯 싶습니다.
6.문의사항
혹시라도 노경식 연극제와 관련해서 문의 사항 있으시면..
언제든 저희 운영진에게 연락바랍니다...성실히 답변드리겠습니다.*^^*
*공주마마:011-806-5637
*토깽이:011-9596-9547
*정강이:016-770-9669
*맑음:011-521-9414
7. 연극과 관련된 용어 하나 알기
*드리마트루기: [ Dramaturgie ]
극작법(劇作法)·희곡론(戱曲論) 등 드라마의 구성을 가리키는 말.
어원은 ‘각본의 상연’이란 뜻의 그리스어(語)인 드라마투르기아(dramaturgia)이다.
일반적으로 희곡이론을 추상적인 면에서가 아니라 희곡 창작의 실제에 부합되는 구체적인 이론, 특히 희곡의 작법을 뜻할 때가 많다.
서양의 연극에서는 특히 시(詩) 또는 극문학으로서의 희곡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드라마투르기는 BC 4세기의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詩學)》에서의 비극론 이래 연극론의 핵심을 이루어 왔다. 17세기에 이르러 《시학》의 영향을 받아, 프랑스를 중심으로 고전주의의 여러 규칙, 즉 행동의 일치(unity of action), 시간의 일치(unity of time),
장소의 일치(unity of place) 등 3일치 법칙이 철칙으로 통용되었다.
18세기의 독일에서는, 이 법칙은 G.E.레싱(1729∼1781)의 《함부르크 연극론》에서와
같이 다만 기법(技法)과 그것의 이론에만 머물지 않고, 널리 연극관(演劇觀) 전반을
포함하여 쓰이게 되었다. 19세기에는 G.프라이타크(1816∼1895)의 유명한 《희곡의 기교:Technik des Dramas》(1863)와 같은 명저가 나와 20세기 중엽까지 희곡이론의 교과서적인 역할을 하였다.(※두산백과사전참고)
*드라마 트루거
드라마 트루거라는 분들이 하는 일은요. 대체적으로 희곡의 대한 해석 및 논평등을 하시죠.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연출가들의 작품선택 및 선택작품연출에 대해 도와주는 밑거름같은 일을하시죠. 더 쉽게 말해 축구에서 감독이 연출자라면 상대방의 전략,
전술등을 분석하는 분석가들이 드라마 트루거라고 보시면되요.
첫댓글 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