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영상 작업이 부쩍 늘다보니 하는 일이 없는 시간도 많아진다. 작업 대부분이 한순간 최대치의 정신력 육체적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보니 쉬는 시간은 안하는게 상책. 그래서 그 빈 공간을 이용하여 창의력을 높이기 위해 여자친구님과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몇 편의 영화를 보다보니 이건 무슨 조화인가? 다들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고 느꼈다. "Think Extraordinarily." 즉, 비범하게 생각을 하라는 소리다. 이 말은 한 두번 들어본 것이 아닐 것이다. 성공을 하려면 비범하게 생각하고 비범하게 행동하여라. 보통 잡지나 책에서 글쓴이가 독자에게 줄 법한 이 문구. 도대체 어떻게 하면 비범하게 생각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 비범의 정의는 무엇인가? 내가 본 영화들과 읽어 본 책에서 몇 가지의 예와 그에 맞는 틀린 우리들만의 해답을 찾아본다. 내가 들려줄 예는 아마 여러분들의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학생들이나 부모님이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런 말을 듣고 또는 말해봤을 것이다.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 "저 많은 성공한 사람들을 보아라. 저 사람들은 공부를 어지간히 잘했으면 어린 나이에 저만한 돈을 벌겠는가." 나이를 먹고 늙어가니(?) 이 말은 다 거짓말 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요즘 사회에서는 좋은 학교와 좋은 성적으로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가 점점 늘어간다. 나 역시 CJ Entertainment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공부만을 목표로 하는 마인드가 틀렸다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아라. 요즘 사회에서 우리들에게 추구하는 것은 공부를 열심히해서 누군가의 일꾼이 되라는 소리다. 어쨌든 일꾼이 되면 돈을 벌게 되지만 아마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성공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면 그 성공인들은 흔히 말하는 집단의 우두머리, 즉, 감독, 회장 또는 사장, 심지어는 조직의 두목. 이런 사람들 역시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을까? 그랬다면 일꾼이 되었지 우두머리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람들은 어떤 것을 했기에 자신들이 얻어낸 타이틀을 갖고 있는가?
1. 따라하지 못할 노력
요즘에 Macolm Gladwell이 쓴 "Outliers"라는 책을 읽고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예를 들어주고 일깨워주는 책이다. "돈을 많이 벌수 있는 1000가지" 뭐 이런거랄까나? 하지만 이 책의 신기한 점은 예를 들어주는과 동시에 현실을 말해주고 우리 같은 보통인들은 보통 생각으로는 꿈도 꾸지 말라는 내용 역시 보여준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챕터는 "만시간의 법칙"이다. 뭐든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만시간을 해야한다라는 말이다. 만시간은 말이 만시간이지 연수로 바꾸면 먹는 것도 자는 것도 쉬는 것도 빼고 대략 1년 조금 넘는 시간이다. 그건 말이 안되니 할것 다하고도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아주 극소수가 아닌 사람이 빼고는 10년은 무조건 걸려야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서 성공을 할수 있다. 그리고 그 10년동안의 노력은 우리들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노력이다. 특별한 예를 몇몇 들어보자.
빌 게이츠, 지구 상에서 최고 갑부. 엄청나게 공부를 잘 했을 것 같은 이 사람은 고졸이다. 빌 게이츠는 고등학교때 컴퓨터라는 것을 처음 접했고 고등학교 때부터 컴퓨터를 접할 수 있는 모든 기회를 찾아다녔다. 다행이 고등학교가 부자인지라 대학에도 없었던 최첨단 장비를 설치해 주었다. 그곳을 자다 말고 일어나 매일 같이 새벽에 가서 만져보고 놀아도 보고. 수업이 시작하면 땡땡이 치고 컴퓨터 실에서 컴퓨터 공부를 했다. 좋지 않은 성적으로 겨우 대학에 들어간 빌 게이츠는 다시 수업을 까먹고 컴퓨터 실에 들러붙어 또 컴퓨터 공부를 했다. 학점이 모자라는 동안에도 빌 게이츠는 어떻게 했는지 교수를 설득하여 다른 학교에서 컴퓨터 연구를 하는 것으로 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결국 학점이 부족해서 대학 졸업을 하지 못했다. 그가 컴퓨터실에 앉아 컴퓨터를 공부한 시간만 따지면? 그의 말로 아마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을 것이라고 했다. 더 심한 예를 들어보자.
모짜르트, 역사상 가장 천재라고 추구 받는 음악인. 7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했다는 천재. 그도 10년이 걸렸다. 작곡을 해봤자 애는 애다. 7살 때부터 20살까지는 학생으로써 다른 작곡가들의 음악을 배끼고 조금씩 바꾸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러니 창의력이 없다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13년 동안 그런 식으로 조금씩이나마 작곡을 했으니 당연 지식은 엄청났을 것이다. 드디어 21살때 작곡한 심포니로 현재로 치면 대박을 터뜨렸다. 그가 7살때부터 21살까지 음악과 연결된 모든 시간을 합치면 아마 10년정도, 아니 더 걸렸을 지도 모른다.
비틀즈, 이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 일 것이라고 나는 장담할 수 있다. 그들 역시 그렇게 되기 위한 노력은 10년정도 된다. 십대들의 청소년들이 밴드가 좋다고 별에 별것을 다 했다. 옛날 유럽에서는 창녀들이 즐비하는 Redlight District가 엄청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앞에서 광고하는 것은 다름아닌 밴드라고 한다. 소리가 제일 큰 밴드가 있는 곳으로 관객이 몰린다고 믿었기 때문인가? 아무튼 어린나이의 비틀즈 멤버들은 하루에 9시간씩 2년 동안 쉬지 않고 매일 창녀들 앞에서 공연을 했다. 그리고 지나가는 매니져에게 눈에 띄여 각국을 다니며 광대노릇 같은 연주를 다시 5년동안 했다. 9시간씩 매일 2년이면 6570시간. 그리고 5년동안 연주를 했으니... 대략 10000시간은 때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나는 아마 3000시간은 했을 법 하다.
2.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이고 파괴하는 것이다.
이 메세지는 아마 여러분들과 같은 "글쟁이"들에게는 조금 신선한 충격이 됬으면 하는 바램이다. 지구상 인간들중 5%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을 수 있으며 그 5%중 90%는 실패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창의력이다. 나 역시 이 난관들을 매일 겪고 있으며 어떻게든 풀어보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에 본 다큐멘타리 "Helvetica"를 보고 그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았다.
Hevetica는 글씨의 모양새이다. 어떤 글씨체이든 두가지의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데 하나는 Serif 그리고 또 하나는 San-Serif이다. Serif는 글씨체에 발과 머리가 달려 있고 San-Serif는 그 발과 머리가 깎여 있다. 간단히 보여주면
궁서 와 돋움
궁서는 글씨체 끝에 꺾이는 부분이 있지만 돋움은 그것이 없다. 그 차이를 가지고 글씨체를 디자인 하는 사람들은 Typographer 이라고 한다. 글씨체를 디자인 하는 사람은 글씨체에 대한 생각이 이상하리 만큼 특별하다. 밑 문구는 한 Typographer이 글씨체에 대한 느낌을 말한 것이다.
"글씨체의 아름다움은 글자의 모양을 보는 것이 아니라 글자와 글자 사이의 빈공간 그리고 글자를 둘러싸고 있는 겉 모양을 보는 것이다. 글자와 글자 사이의 빈공간과 주위 모양이 아름다우면 그 글씨체 역시 보기가 좋아진다. 우리 Typographer들은 그 공간을 디자인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들에겐 그들의 존재감이 남들과 다르다. 글자는 이미 태초부터 살아온 것이다. 광대한 범위를 흐르며 바다 같은 글자를 바깥에서부터 흰색으로 조이고 압축시키고 누르면 글자가 나온다. 글자는 주어진 공간에서 바깥으로 튀어나가려고 애를 쓰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그리고 생물이 튀어나갈 틈 조차 없을 정도로 견고하고 단단한 주위 공간이 만들어진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글씨체 디자인이다."
이해가 가는가? 글 쓰는 것으로 생각을 한다면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법과 철자, 법칙, 그리고 글자들을 누르고 압축하고 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은 미켈란젤로도 한 적이 있다. 그는 조각을 할때 조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주위의 필요 없는 부분을 때어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생각하면 너무나도 말이 된다. 단지 만드려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뒤집어서 생각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뒤집어서 생각을 하면 상상의 경계는 이미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왜냐? 상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상상을 다져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3. 죽음을 각오한다.
어제 본 다큐멘타리 "Man on Wire." 이 다큐멘타리는 그야말로 죽음 각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면 이번주 안에 꼭 보길 바란다. 초반에 썼듯이 요즘 세상은 공부를 중요시 하고 일꾼으로 만드려는 학교들의 노력이 역력하다.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건 하지 말고 저것도 하지 말라. 이렇게 인생에 틀을 만들어 주는 곳에서 틀밖으로 나가려는 인간에게는 이상한 눈길과 "왜"라는 질문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보통 사람이라면 그 "왜"라는 질문이 두려워 주어진 공간 안에서만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생물체가 된다.
Man on Wire의 주인공 Philippe Petit은 1974년에 World Trade Center 빌딩 두개에 줄을 묶어 놓고 줄타기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미국사람이 이해가 안된다고 했다. 440미터 높이에서 안전장치 없이 줄타기를 한 사람. 그가 그런 행위를 하고 첫 반응은 수많은 "왜"라는 질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왜 라는 질문에 답할 답이 없다고 한다. 그냥 했으면 한 것이지 굳이 왜라고 질문을 "왜"하냐는 것이다. 상상이 가는가? 떨어지면 100% 죽는 높이의 줄에 두 발을 올려놓을 때의 다짐. 그 찰나의 순간의 생각들.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그 행위를 하기위한 몇달간의 노력과 돌아오지 않을 돈/명예. 그 답은 간단하다. 하고 싶어서 한 것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지르고 보는 것이 당연한데 그것을 하지 못하는 것이 요즘 시대의 문제이다. 앞서 말한 빌게이츠, 모짜르트, 비틀즈는 그들이 그런 무모한 짓을 알고 한 것이다. 비틀즈는 아마 조직이 들끓는 창촌에서 죽을 뻔 한 적이 몇번이고 있었을 것이다. 현대 회장 고 정주영 회장 역시 같다. 시대도 시대겠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그의 다짐이다. 있는 돈 없는 돈을 써가며 그 배고픈 시대에 자동차 공장을 새웠다. 지금 당신이 회사를 하나 차린다고 하면 하겠는가? 그때보다는 살기가 좋다. 그래도 하겠는가? 다짐 없이 이루어나가려는 마음 가짐으로는 죽음을 각오한 사람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있다. 아니, 비교도 할수가 없다.
나 역시 그런 각오를 하지 못하고 놓쳐버린 기회가 몇번이고 있다. 아직도 옆에서 도와주시는 부모님의 기대를 져버릴수 없고 더군다나 학교를 졸업하지 못한다면 살아갈수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배신 또한 할 수 없다. 그들 역시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나 그것 또한 져버리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성공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내 할머니가 그렇게 자랑스럽고 존경스러울수가 없다. 나이를 많이 드시고 허리도 손도 팔도 다리도 성치 못한 할머니신데 매일 같이 전화를 주시며 "승국아, 내 컴퓨터 좀 도와도." "승국아 이거 와이라노?" "승국아 내일까지 써야하는데 좀 도와도." 가끔 귀찮을 때도 몇번 있지만 몸을 사리지 않고 글을 쓰신다. 더군다나 이미 따라 잡을 수 없을 정도의 컴퓨터를 손수 배우고 계신다. 친구들 중 좀 싸가지(?) 없는 것들은 이런 말을 한다. "왜 굳이 그러시지? 하실 것이 없어서 하시는 건가?" 나는 그들에게 대답 한다. "그럼 넌 하고 싶은게 있는데 안 하고 별 수 있겠냐?"
나에게도 꽤 많은 비슷한 질문이 들어온다. 그리고 가끔 Philippe Petit이 한 말이 이해가 간다. 방학 중에도 도서관 컴퓨터 앞에 앉아 몇 시간씩 편집을 한다. 주말 따위는 없다. 주말은 쉬는 시간이고 나에게는 머리와 몸이 아픈 편집과 촬영이 쉬는 시간이다. 왜 하는가? 그냥 뭐...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다. 여기서 몇발자국 앞으로 나아가 죽음은 좀 그렇다 쳐도 현재 주어진 공간안에서 벗어나 위험한 다짐을 하고 싶기도 하다. 단지 두려울 뿐이다. 그래서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싶어 환장을 한다. 내가 내 자신의 다짐을 믿고 따라 줄수 있는 시대가 초래하기 때문이다.
첫댓글 고정된 인식의 변화 없이는
한발자욱도 나아갈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송면회 선생님, 반갑습니다. 자주 들려주세요
뭐든지 전문가가 되려면 하루에 3시간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10년은 걸려야 상위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승국씨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이 갑니다. 이필순 선생님 존경합니다. 저회들에게 좋은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 할머니에 그 손자입니다. 짝짝짝
귀찮아도 틈내어 찾와서 도와주는 내 새끼가 있어 할미는 든든하다. 하지만 졸업후 군 입대하러 귀국하면 어쩌나 그 걱정 뿐이다. 워드에 글 쓰다가 없어지거나 숨어버리면 어떻게 찾아내지 네가 여기 있을동안 부지런히 익혀야겠다. 가르쳐 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