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안전장비 향상시킨 르노삼성 신형 SM5
쏘나타보다 200만원 낮춰 시장 점유율 확대 나서
올해 중대형 고급차 시장에서 국산·수입차 간의 가격경쟁이 본격화된 데 이어, 내년부터는 중형차급 시장에서도 국내 업체들끼리 치열한 가격 경쟁이 벌어진다.
르노삼성은 내년 1월 18일 출시하는 신형 SM5의 가격을 경쟁사인 현대차 쏘나타보다 평균 200만원 낮추기로 했다. 기존 차량보다 사양이 훨씬 좋은 신차를 내놓으면서, 가격은 경쟁모델보다 낮춰 점유율을 높여 보겠다는 의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최근 현대·기아차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에 경쟁업체가 가격을 내려서 시장점유율을 뺏는 게 가능해졌다"면서 "신형 SM5부터 값을 낮춰서라도 점유율을 높여 보겠다는 공격적인 전략으로 바뀐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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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준중형차 시장에서 국내 업체끼리 가격 경쟁 시작되나
최근 국내 완성차 업체들 간에 가격경쟁이 시작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가격인상 행진이 더이상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쏘나타·투싼 신모델을 내놓으면서 차값을 300만원씩 올렸다. 현대차는 신차 사양이 좋아졌기 때문에 좋아진 만큼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신형 SM5 기본형(PE·20 70만원 내외)은 쏘나타보다 100만원 이상 저렴하지만 편의·안전 장비는 더 뛰어나다. 쏘나타가 2단 열선시트인 데 비해 SM5는 3단이며, 쏘나타가 에어백 중 가장 저가형에 해당하는 디파워드 전면 에어백을 장착한 데 비해, SM5는 충돌 수준에 따라 폭발력을 조절하는 스마트 에어백을 달았다. 또 중간급에 해당하는 SE 플러스 모델은 가죽시트와 버튼시동 장치 등을 갖추고도 2350만원 내외다. 쏘나타는 비슷한 사양의 모델이 2470만원이다. 모든 옵션을 장착한 최고급형으로 비교하면 SM5가 운전석 마사지 및 메모리 기능 전동시트까지 갖추고 2800만원대인 반면, 쏘나타는 이 같은 기능이 없으면서도 2990만원이다.
또 주행 방향이 바뀌면 전조등의 방향이 따라 움직이는 어댑티브 헤드램프, 시동을 끄면 주차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고 가속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풀리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뒷좌석에서도 온도를 따로 설정할 수 있는 장치, 운전석 마사지 시트,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등은 모두 국산 중형차 중 최초다. 특히 어댑티브 헤드램프는 기존 국산차에서는 제네시스급 이상에서만 채택됐었다. 신형 SM5는 내년 1월 8일 언론 시승회를 열고, 18일부터 고객에게 차량을 인도할 예정이다.
최근 GM대우도 라세티 프리미어 1.8을 1.6 모델과 비슷한 값에 내놓으면서 가격경쟁에 나섰다. 지난 9월 출시된 라세티 프리미어 1.8은 지난달에 2198대가 판매되면서 전체 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인기모델로 떠올랐다. 1.6L 모델보다 힘이나 사양이 개선됐지만, 값은 40만원 오르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도요타 등 일본차 공세 내년부터 거세질 듯
한국도요타는 올 연말 중형세단 캠리를 예상보다 낮은 3490만원에 내놓고 중대형 내수 시장을 뒤흔든 데 이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혼다·닛산 등 경쟁 일본업체들도 일제히 가격을 낮춘 모델을 내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어서 일본산 세단이 국내업체의 중형세단과 가격으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도요타는 본사 판매전문가인 나카바야시(中林) 아·태 담당을 한국도요타 신임 사장에 선임하고, 내년 이후 연간 2만~3만대 판매 체제의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 도요타는 한국시장에서 월 700대 판매를 계획 중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 고객을 상대로 정밀 시장조사를 한 결과, 곧바로 월 2000~3000대를 팔아도 전혀 문제 없다는 결론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캠리를 주문하면 내년 여름 이후에나 인도받을 수 있는 상태이나, 예약 고객의 이탈이 거의 없어 도요타 본사에서 매우 놀라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노후차 혜택 못 받는 소비자들 내년까지 기다려볼 만
이달 31일로 끝나는 노후차 혜택을 받으려는 고객 때문에, 일부 인기 차종은 이미 연내 구입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노후차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실망할 이유가 없다고 조언한다. 내년 1월부터 신차가 차례로 나오는 데다, 업체간 경쟁으로 인해 신차 가격이 떨어질 조짐이 있고 또 내년에 노후차 지원의 종료로 판매가 떨어질 경우 추가 할인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SM5 외에도 기아차 스포티지(내년 3월), 기아차 로체(5월), 현대차 아반떼(7~8월), 베르나(10월), 그랜저(11월)가 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