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림교
어제 아침에 출근을 서두르다
흘러 나오는 뉴스에 깜짝 놀랐습니다.
무너져 내린 다리 위로
학생들이 위험하게 다닌다고 합니다.
화면에 떠 있는 자막이 나를 허탈하게 만듭니다.
양구읍 정림교....
정림교가 주저 앉았습니다.
35년을 넘게 잘 버텨 왔는데...
우리들의 수 많은 추억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아침 등교길이면 다리를 건널때 마다
여학생들과 마주칩니다.
나는 혼자이고 그애들은 떼로 뭉쳐 다닙니다.
예쁜 여학생을 보면 가슴이 콩닥거립니다.
험상궂은 여학생을 보면 가슴은 쿵쾅거립니다.
무리를 지은 여학생들은 차도로 걸어옵니다.
나는 그 무리를 피해 인도로 올라섭니다.
간혹 마주치는 여학생은 얼른 내려 섭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학생이 앞에 버티고 서 있습니다.
동그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노려 봅니다.
깜짝 놀라 얼떨결에 인도를 내려섰습니다.
뒤이어 까르르~ 웃음소리가
머릿속을 파고 듭니다.
얼마를 지나 또 그 여학생과 마주쳤습니다.
이번에는 버텨봅니다.
지나가는 여학생들이 모두 쳐다 봅니다.
창피합니다.
얼른 내려서서 빠르게 걸어갑니다.
까르르~
또 웃음 소리가 허공을 가릅니다.
다음부터는 그 학생을 만날까 두려워 집니다.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느라
모자를 옆으로 눌러 씁니다.
불당골에서 통학은 그렇게
고난이었습니다.
먼 발치에서라도 그 여학생만 보면
다리 위의 버티기와
한 무리 여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까마득히 떠오릅니다.
까르르~~
삐뚤빼뚤 꺽여진 정림교에 마음이 아픕니다.
많은 여학생들은 또 먼 길을 돌아야 겠지요.
그래도 불당골 앞으로 다리가 놓여서 다행입니다.
송청리나 둥글봉으로 먼 길 돌지 않아서...
아니면
이제 찬바람이 부는데
강물에 시린 발을 담가야 하겠지요.
어서 보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는 여름 늦은비에 시장이 잠기고
다리가 무너지고
우리들의 가슴이 미어집니다.
아,
그 여학생이요?
안 동 순.....
2007년 8월 마지막 날 밤
갑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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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숙이는 양구에서 중학을 다니지 않았다네, 아마 그여학생은 울 회원중의 하나일거야, 누구였을까?글구 추경예산으로 가교를 설치 한다고 했으니 교량 준공시까지는 걱정접어두거라
난 내이름이 써있기에 이글 크릭하는사람 이름이 뜨나했지... 그게 아니네... 갑균아!!! 그녀가 누구냐?
건망증세가 손가락까지 갔나 봅니다, 그려...죄송하군요. 동숙이가 아니라 동순인데....
동순이가 한덩치 했던가? ^^*
이름을 바꿔쓴 갑균이.....다음에 만나면 동순이와 맛짱이 예상된다..ㅋ
절대 비밀...무서버...
갑돌이는 짝퉁 갑순이를 두번 썩이나 죽였구먼 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