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AT VOLUNTAS TUA!
원죄 없는 잉태 축일 9일기도 묵상
< 9일기도 여섯째 날- 12월4일 >
24권-44
1928년 9월 16일
아들을 잉태하면서 ‘피앗의 나라’에 잉태되신 동정녀.
태어나면서 성삼위께 그 나라의 소유권을 반환하시다.
글쓰기의 어려움. 예수님께서 받으신 사랑의 상처.
1 줄곧 ‘피앗’ 안에 나 자신을 맡기고 그 행위들을 계속 따라다녔다. 그러다가 내 하찮은 정신이 걸음을 멈춘 것은 천상 여왕님의 잉태와 원죄를 면제 받으신 그 큰 행운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그때 사랑하올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2 “딸아, 천상 여왕께서 잉태되신 그 씨앗은 인성이라는 근본에서 취한 씨앗이었다. 그분 역시 다른 모든 피조물처럼, 또 나 역시 그러한 것처럼 그 자신의 인간적 생명을 지니고 계셨다. 그러나 거기에는 다른 어떤 피조물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큰 차이가 있었다.
3 즉, 그분의 아름다운 영혼이 잉태되기 전, 나의 ‘피앗’이 그 전능과 더불어 먼저 잉태되어 그 씨앗 안에 피앗의 광선을 집중시키고, 피앗의 빛과 열로 그 안에 있는 악을 뿌리째 죽여 없애며 그것을 완전히 정화하였다. 그렇게 깨끗하고 거룩하고 원죄도 면제된 씨앗 안에 그 ‘원죄 없는 여아(女兒)’가 잉태되신 것이다.
4 그러니 ‘원죄 없는 잉태’라는 놀라운 일은 그 전체가 내 거룩한 뜻의 활동에 의한 것이었다. 내 뜻은 그러나 또 다른 인간의 씨앗을 만들지는 않았고 그 씨앗을 파괴하지도 않았으며 다만 그것을 깨끗하게 하였다. 그리고 그 열과 빛으로 아담의 죄에 물든 모든 기질을 그 씨앗에서 제거하였다. 그리하여 우리의 창조적인 손에서 나온 것과 똑같은 인간의 씨앗을 그 안에 복구하였다.
5 따라서 그 ‘아기 동정 여왕’이 잉태되었을 때에 내 거룩한 뜻의 나라도 그 아기 안에, 또 모든 인간 안에 대대로 잉태되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놀라운 은총을 마련하여 한 사람에게 주고, 그 사람 안에서 오직 하나인 것처럼 온 인류 가족을 보기 때문이다.
6 보아라, 그러니 동정녀께서 아무런 죄의 얼룩도 없는 씨앗 안에 잉태되시자 ― 이는 온전히 ‘거룩한 피앗’의 활동에 의한 것이었으니 ― 그 ‘피앗의 거룩한 나라’가 인류 안에 다시 잉태되었다. 그리고 이 ‘원죄 없는 아기 동정녀’가 태어나시자 그 나라에 대한 소유권이 반환되었다.
7 그다음 내가 지상에 왔을 때 천상 여왕의 그 씨앗에서 인성을 취했으니, 우리가 인간 안에 대대로 우리의 이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함께 일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즉 이 나라를 소유하려면 그것에 대해 알기만 하면 된다. 지식을 가지는 일만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내가 내 나라와 내 거룩한 뜻에 속하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 보이고 있다. 내 뜻의 길과 우리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이는 이 나라를 소유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8 내 거룩한 뜻은 또한 그 자신의 빛과 열로 인간의 씨앗이 지닌 나쁜 기질을 제거하는 놀라운 일을 하고, 이를 확신하기 위해서 그 자신의 빛과 열의 씨앗을 그 씨앗 안에 넣어 그것의 생명이 되게 한다. 이로써 그들은 서로의 것을 맞바꾸리니, 내 거룩한 뜻은 사람의 씨앗을 취하여 그 안에 자신의 빛과 열과 거룩함의 생명을 형성하고. 사람은 돌아와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새로이 취할 것이다.
9 보아라, 딸아, 이제 모든 것이 준비되었다. ― 내 뜻을 알리는 일 외에는 달리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내가 내 거룩한 뜻에 관한 모든 것이 알려지기를 ― 사람들 안에 이 큰 선을 얻어 가지고자 하는 갈망을 던져 넣기를 이리도 간절히 바라는 까닭은 이것이니, 그들의 갈망에 끌린 내 뜻이 자기의 빛나는 광선들을 집중시켜 그 열기로 평화와 행복과 성덕의 나라, 곧 내 ‘거룩한 피앗의 나라’를 소유할 권리를 돌려주는 기적적인 일을 하려는 것이다.”
10 나중에, 예수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을 글로 옮기려 해도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 상태가 되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 아무리 시도해 보아도 어찌할 도리가 없자, 복되신 예수님께서 내가 더 이상 글쓰기를 원치 않으시니 나도 원치 않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하려는 생각을 버렸는데, 그 순간 또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그러자 쉽게, 다른 어느 때보다 더 쉽게, 술술 써 내려갈 수 있는 것 같았다.
11 그래서 속으로 혼자 ‘어째서일까?’ 하고 중얼거렸다. ‘어째서 여러 차례의 희생과 어려움 끝에, 쓰기 위한 시도와 또 새로운 시도 끝에, 아무래도 글줄이 터지지 않은 끝에, 갑자기 이렇게 술술 풀리는 것일까?’
12 그때 다정하신 예수님께서 나의 내면에서 나오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딸아, 마음 쓰지 마라. 내가 너에게서 약간의 재미를, 곧 너의 희생들에서 짜 낸 약간의 달콤한 음료를 즐기려고 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13 네가 글을 쓰려고 해도 쓸 수가 없어서 다시 시도했을 때, 나는 내 뜻을 이루기 위해 글을 쓰는 희생을 치르고자 하는 네 사랑에 의해 상처를 받는 느낌이었다. 또 나는 너의 상처에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너를 무능하게 만들었다. 너로 하여금 계속 눈을 뜨고 있을 수 없게 하여 글을 쓰지 못하게 한 것이다. 너는 네 예수가 너와 함께 좀 놀면서 즐기기를 원치 않느냐?
14 더군다나 ― 너는 이것을 알아야 한다. ― 내 뜻을 이루려고 바친 희생은, 음식이 몸에 피를 만들어 주듯이, 그 영혼에게 깨끗하고 고결하고 거룩한 피를 만들어 준다. 나는 이 피에 내 사랑의 붓을 적셔, 더욱 아름답고 더욱 매력적인 나의 모상을 그 안에 그려 주며 즐긴다.
15 그러니 너는 내가 하는 대로 맡겨 두어라. 그리고 내 뜻을 실행하는 것만 생각하여라. 그러면 흠숭 받을 만한 ‘내 뜻의 작은 신생아’(인 네) 안에 내가 더욱더 아름답고 대단한 어떤 일을 하겠다.”
Deo Grati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