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서방님이 점심 때 김밥을 두 줄 사 가지고 왔습니다.
" 형수님 초대장 남았어요? 내가 친구들에게 '이의동이야기' 책을 자랑하였더니
친구 몇이 출판기념회 초대장을 가져오라고 하는데요."
머위대를 삶느라고 얼굴이 벌개진 저는 어리둥절 합니다.
" 아니 가족들 하고 몇몇 분만 초대하는데요. 그냥 책이나 갖다 드리세요."
초대장은 100 장을 준비하였습니다.
예약은 100 명인데 30 명 분은 여유가 있다고 합니다.
초대장을 보내는 일은 참 신중하고 어렵습니다.
결혼식이 있을 때에도 상대방이 다음에 큰일이 있을 때에는 부담이 없지만
앞으로 큰 일이 없을 집은 보내지 않게 됩니다.
더군다나 출판기념회를 한다며 초대장을 보내는 일은 정말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가족들과 가까운 친지, 문우들, 그리고 제가 꼭 알리고 싶은 분들만 초대하기로 원칙을 세웠습니다.
출판기념회 사회는 광교신도시 이의동, 하동카페의 카페지기 산의실 님께 부탁을 하였습니다.
여자의 출판기념회 사회는 남자가, 남자의 출판기념회 사회는 여자가 준비해야 잘 어울린다고 하네요.
1부는 저에게 시를 가르쳐 주시는 김윤배 선생님의 축사와 영통구청장님의 축사, 이의동의 2통 심언촌 어르신의 축사로
세 분의 축하의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대표하여 우리 어머니 정정화 님의 인사 말씀과 격려사가 있고
그 다음은 딸 아이가 축하의 피아노 연주, 두 곡을 연주합니다.
다음은 시 낭송의 순서로 저의 시 ' 만남' 은 방송대에서 함께 공부했던 월간문학으로 등단한 박경숙 시인이
그리고 오규원의 시 ' 한 잎의 여자' 는 이의동의 등단시인 강남주 시인이 낭송을 합니다.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잎 같이 쬐끄만 女子,
그 한 잎의 女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나는 정말로 한 女子를 사랑했네.
女子만을 가진 女子,
女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女子,
女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女子,
눈물 같은 女子, 슬픔 같은 女子,
病身 같은 女子,
詩集 같은 女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女子,
그래서 불행한 女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女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女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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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 시인은 이 시가 꼭 제 이미지에 맞는다며 좋은 시를 찾았다며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 언니 언니 출판기념회니까 언니 마음대로 하세요. 언니,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가
마음에 와 닿네요. 내가 이 시를 다 낭송하면 제가
언니에게 손짓을 할테니까 언니는 나와서 저와 함께 춤 출때 인사하는 모습으로
축하손님들에게 인사를 드리세요. 그러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시 낭송이 끝나면 막내서방님과 동서의 딸, 저의 조카 윤예지의 멋진 춤 순서가 있습니다.
예지는 어려서 부터 무용을 하여 무대에도 많이 선을 보였습니다. 이의동경로잔치 때에도
한복을 입고 고운 선의 한국무용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머니 칠순 잔치 때는 유치원생이었는데
앙증맞은 장고춤으로 잔치에 온 손님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예지는 명절이나 어머니 생신 때
할머니 집에 오면 요즈음 유행하는 춤을 멋있게 보여줍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예지는
학교에서도 모범생이고 춤을 잘 추어 선생님들과 전교생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예지는 큰 엄마를 위하여 매일 음악을 틀어놓고 춤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다음 순서로는 아들 석재의 친구 승범이가 노래를 부릅니다.
승범이는 조용필의 노래를 선곡하였다고 합니다.
떨리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하지만 딸 아이의 말로는
노래 솜씨가 뛰어나다고 합니다.
승범이의 축가 다음으로는 저의 가족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대표로 용중님이 감사의 인사말이 있습니다.
그다음은 축하 케잌 커팅식, 이것으로 1부 순서가 끝납니다.
2부는 노래방 입니다.
맨 처음 노래를 곧잘하는 사위가 '타조' 로 테이프를 끊고 그 다음 뽀동이의 재롱춤이 있습니다.
음악을 틀어 놓고 뽀동엄마가 함께 춤을 추는데 세 가지의 춤입니다.
처음엔 돌아돌아 춤으로 빙빙 도는춤, 두 번째는 시계춤으로 몸전체를 움직이며
양 발을 차례로 들었다 놓았다 추는 춤, 세 번째는 '싹트네' 동요에 맞추어 몸을 흔드는 춤인데
뽀동이는 팔과 다리를 제법 잘 흔들어 대는 것이 아주 귀엽습니다.
뽀동이의 친할아버지 할머니도 오신다는데 좋아하시겠지요.
뽀동이의 재롱춤 다음은 오신 분들이 자유롭게 노래와 춤을 추는 여흥의 시간입니다.
저는 출판기념회라고 책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가족적인 분위기로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래방 기계를 따로 예약하였습니다.
지난 주에 아들이 출근 길에 구두를 신으면서 저에게 충고를 합니다.
" 엄마 나는 출판기념회가 품격이 있으면 좋겠어요. 노래방은 좀 분위기 가 이상하지 않을까요?"
" 뭐라구 이 녀석아 품격? 어떤 행사이든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으면 되는거야. 품격 있으시네 우리 아들."
초대의 글
채송화가 하나 둘 피어나는 초여름입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제가 광교신도시 개발로
기억 속에 묻히는 우리동네 이야기
'이의동 이야기'를 출간하게 되어
양가의 가족들과 평소에 친분을 나누고 있는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출판 기념회를 갖고자 합니다.
바쁘시더라도 부디 오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오현진 드림 -
일시 : 2008년 7월 4일 (금) 오후 7시
장소 : 호텔리츠 8층 ( 그랜드 볼룸)
첫댓글 지금쯤은 출판기념회의 피날레가 진행중이겠지요, 축하합니다. 사실은 참석하고 싶었는데 131번째참석자가 될것 같아서,,,,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글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ㅎㅎㅎㅎ 축하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사실은 초대장을 보내 드릴까 망설였지요. 그러다 보면 자꾸 초대손님이 많아져서 큰 일 났는지 알까봐 자제하였으니 섭섭해 하지 마세요. 산의실님을 통해서 보내주신 축의금 감사히 잘 받았습니다. 좋은일, 슬픈일 있으실 때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