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들머리서 바라본 향적산
1932회 등산 향적산(575m) 2015-44
2015년 11월 22일 일요일 흐림 등반대원: 원성연외 1명
향을 쌓은 산이란 뜻을 갖고 있는 향적산은 무속신앙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산이다. 어떤 사람은 이 산에 향나무가 많아 향적산이라고 하는데 정확히 이 산의 이름을 쓰자면 계룡산 국사봉이 정답일 것이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가 이 산에 올라 국사를 살폈다고 하고 나라의 왕을 가르칠 스승이 이 산에서 나온다하여 국사봉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계룡산 천황봉으로 뻗은 금남정맥 능선 길
또 신도안에 삼군본부가 들어서기 전에는 수많은 무속인들의 종교시설이 있어 무속인의 천국이 신도안 이었다. 삼군본부가 들어서며 수많은 무속인들은 신도안을 떠나야 했고 일부 무속인들은 신도안서 지근거리에 있는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 향적산 자락에 둥지를 틀었다. 실지로 향적산 정상은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을 향해 엎드려 절을 하는 형국이고 내용을 알 수 없는 천지창운비와 오행비가 서있어 신비스럽기만 하다. 또 정상서 바라본 계룡산 조망이 압권이다.
금남정맥과 향적산이 갈라지는 분기점 바위에 앉은 필자
10번 이상 향적산을 등반한 경험이 있는데 아주 오랜 만에 향적산을 오게 됐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더니 향적산은 변해있었다. 먼저 향적산을 가는 차도가 왕복 2차선으로 말끔히 포장돼 쉽게 접근할 수 있었고 주차장도 시설돼 있었다. 허나 산은 그대로다. 수천 년이 흐른다 해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산의 변하지 않는 한결같은 마음은 산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두갈래 길(왼쪽 길은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
무상사 아래 주차장서(10:50) 널찍한 길로 산을 올라간다. 오른쪽의 계곡과 벗 삼아 기분 좋게 오르니 두 갈래 길이 나타난다. 왼쪽 길은 정상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오른쪽 길로 나아간다. 곧이어 바로 나타난 삼거리선 산객을 유혹하는 오른쪽 길로 진행하면 길이 끊기니 직진해야 한다.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독립가옥이 나오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나있는 산길로 들어선다.
(11:10)
산길 초입에 많은리본이 달려 있다.
이어서 조금 가파른 산길로 8분쯤 올라가 반가운 금남정맥 능선에 닿는다.(11:18) 쉼터 정자가 자리 잡고 이정표 푯말엔 무상사 1.13Km, 엄사리 3.44Km, 국사봉 1.56Km 라고 쓰여 있다.
쉼터 정자
오늘은 제 1회 계룡 향적산 산행 한마당이 개최된 날이라 주최 측에서 소망리본을 나누어 주고 나뭇잎을 코팅해 주고 있다. 나도 소망을 적은 리본을 달아본다.
소망을 적은 리본이 달려 있다.
쉼터 정자를 뒤로하고(11:30)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산을 올라간다. 조금 후 삼거리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방향을 꺾어 가는 길은 산을 가로질러 나아가는 사면 길인데 산행 한마당 현수막은 이쪽으로 진행을 요구한다. 똑바로 직진하여 금남정맥 급경사 능선을 타고 향적산 주능선인 전망 좋은 산마루에 올라선다. 이곳은 계룡산 전망이 황홀하게 열리는 곳이다. 너무도 아름다운 계룡산 풍광이 환상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흐린 날씨 탓으로 선명하지 않아 안타깝다. 발아래로는 널찍한 평야지대를 이루는 논산시 상월면 일대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간식을 먹으며 20분쯤 쉬어간다.
층층 바위
전망 좋은 분기점 능선을 뒤로하고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유순해진 능선을 타고 얼마쯤 진행하니 시루떡을 쌓아놓은 듯한 형상의 층층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층층바위는 들여다볼수록 신기하다. 조금 더 진행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정상은 지척이다. 헬기장서 정상을 오르는 길도 두 갈래다. 오른쪽 길은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급경사 길이고 왼쪽 길은 양탄자가 깔려있는 유순한 길이다. 왼쪽 길로 진행하여 새로 조성된 목재 데크 계단도 타면서 정상에 올라선다.(12:40)
정상에 선 필자(천지창운비와 오행비가 서있다)
정상에는 전망 데크도 시설돼 있고 조망사진도 걸려있다. 다만 조망사진에는 서대산과 대둔산까지만 기록돼 있어 아쉽다. 향적산의 조망은 일망무제라 청명한 날에는 국립공원인 속리산, 덕유산, 가야산도 볼 수있고 운장산, 연석산, 진안구봉산, 진악산, 민주지산, 대덕산, 모악산등 수많은 산들을 조망할 수 있다.
황산성으로 뻗은 능선 길
정상을 뒤로하고(12:55) 하산을 시작한다. 올라온 길을 역으로 헬기장으로 되 내려선 다음 오른쪽으로 나있는 데크 계단 길로 산을 내려간다. 얼마 후 독립가옥이 나오면서 널찍한 길로 바뀐다. 널찍한 길을 따라 산을 내려가니 처음 진행했던 삼거리가 나타난다. 천천히 진행했는데도 하산시간은 60분이 소요되지 않았다.(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