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없이 달려왔다. 어느 덧 오십초반이 되었다. 흔히 나이 오십을 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라고 하는데 하늘의 뜻은 커녕 나의 마음도 모르겠다. 세상은 너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데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조심씩 뒤쳐지고 있다. 모르는 것이 많아 질수록 뒷방 노인네가 되어가는 것이 두렵다.
삶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듯이, 이 나이까지 직장생활을 하리라고 계획하진 않았다. 사실 계획이 없어서 오늘까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거다.
"삶이란 원래 그렇게 어설픈 나날들, 우습고 비웃어주고 싶은 시간, 스스로도 확신 없는 불안으로 쌓아간 순간들이 만들어내는 무엇이 맞을 것이다.'' p198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그렇지 삶이 원래 그런거지' 라고 위안하기에는 그냥 맘이 편치 않다. 이제 인생후반기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되어서이다.
작년 이맘때 남편의 위암소식을 들었다. 그 때의 충격은 잊을 수 없다. 다행히 1기였고 항암치료도 없이 수술만으로 일상으로 돌아왔다. 당시에는 먹을 것도 잘 챙겨주고 건강에 좀 더 신경을 쓰자고 다짐했건만 빠른 망각으로 인해 혹은 애써 암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다. 보통 암에서 회복되었다 하면 지난 생활을 뒤돌아 보며 앞으로 나만을 위해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살겠다고 결심한다는데 우리는 당장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었다. 그러다 요즘 우리부부는 은퇴에 대해서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 직장생활에 지치기도 했고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금전적인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등의 고민거리는 있지만 은퇴후에 하고 싶은 일들로만(위안을 받을 수 있고 더 나은 삶으로 이끌어 준다는 글씨기 포함 ^^)채워진 하루를 생각하면 살포시 미소가 지어진다.
패스워드를 Retirement2026 으로 변경한 노트북을 펼치며 오늘도 엑셀과 씨름을 한다.
첫댓글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일상으로 돌아오셨다니 다행이에요..ㅠㅠ 간결하면서도 그간의 삶의 굴곡 앞으로의 희망까지 알차게 마무리 지어진 글 같아요^^
그럭저럭 무탈한 인생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살짝의 부침은 있더군요. 그래도 삶은 살아내야죠 긍정적으로다가 하하하
뭔가 마음이 무거워지다가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신다니 저도 덩달아 미소로 마무리하는 밤입니당
송미쌤에게 살짝의 미소를 드렸다니 다행입니다 하하
미선쌤^^
첫 문단이 너무 좋아요!!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까 기대하며 읽게 되네요.
선생님이 지금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은퇴 이후 하고 싶은 일들로만 채워진 하루 일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 궁금함이 생기는 글이에요. 그 부분을 조금 더 써주시면 더 좋은 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