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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희망연대조합 케이블 비정규직지부 원문보기 글쓴이: 케비선전부장 신언태
[현장]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노숙농성 10일차 | ||||||||||||||||||||||||||||||||||||||||||||||||||||||||||||||||||||||||||||||
민주노조 파괴하려 해고·직장폐쇄 강행한 씨앤앰·MBK·맥쿼리 강력 규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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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민주노조를 사수하고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해 서울 도심에서 노숙농성과 거리투쟁을 잇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동조합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는 지난 7월 8일부터 서울 청계광장 옆 파이넨스센터 뒤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 신문 <노동과세계>가 케이블방송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10일차 농성투쟁 현장을 동행했다. 민주노총 사진기자는 오늘 현장을 취재하다 고교 동창을 만났다. <편집자주>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노동자도 있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한쪽에서는 장기를 둔다. 몇몇 노동자는 비와 쓰레받기를 들고 다니며 농성장을 청소한다. 파이넨스센터 건물 20층에 MBK가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먹튀자본 맥쿼리가 있다. 농성장 주변에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가 담긴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대량해고 노조파괴 공작에 앞장서는 투기자본 MBK-맥쿼리 규탄한다!” “M(마이클) B(병주) K(킴) - MBK 파트너스 김병주회장 사모펀드 먹튀자본 배불리기 위해 씨앤앰의 하청 노동자를 대량해고한 자랑스런 투기자본의 이름입니다!” “대통령님은 사모펀드 MBK와 맥쿼리에서 케이블방송을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투자받아 인수한 점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세요!”
케이블방송 씨앤앰의 설치와 유지보수(AS), 철거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씨앤앰의 정규직 직원이 아니다. 씨앤앰의 영업구역인 서울, 경기 23곳 모두 파트너사로 불리는 하청업체가 위수탁 계약을 통해 운영하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그 중에서도 AS는 대부분 하청업체 정직원, 설치는 하청업체와 개인사업자, 또는 건바이건으로 계약된 도급(재하도급), 그나마 지난 2013년 2월 13일 노동조합을 만들고 반년이 넘는 임단협을 파업투쟁으로 승리하면서 원하는 조합원은 모두 하청업체 정직원 전환을 쟁취했다. 노동조합이 있기 전 평균임금은 유지보수 직군이 190만원, 설치직군이 210만원이었다. 이는 근속연수 평균 8년, 평균연령 38세인 노동자들이 한 달 평균 68시간 이상 일해서 받는 금액이었다. 회사는 지표차감, 검수차감이란 이름으로 차감을 하고, 기타 유지비도 개인에게 부담하게 했다.
18개 업체(지회) 중 16곳이 2014년 2월 공동교섭을 시작했다. 교섭에 진전이 없어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했고, 중노위 쟁의조정 과정에서 원청이 나오지 않는 한 노동조합의 요구안에 대해 협력업체 사장단에서 나올 것이 없다는 것을 중노위도 인정하고 쟁의조정 중지 결정을 했다. 노조는 5월 26일부로 쟁의권을 획득했다. 노원 원케이블서비스가 6월 21일 조합원 10명에게 소사장(재하도급) 계약만료를 핑계로 고용승계를 거부했고, 6월 30일에는 씨앤앰 외주업체 마포 티엔씨넷 조합원 28명, 일산 시그마네트워크 36 조합원을 대량 해고했다. 조합원 74명을 계약해지한에 이어 노동조합이 7월 8일 노숙농성을 선포하니까 씨앤앰은 즉시 협력업체 13곳에서 공격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오늘 밤에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던데요, 비가 오면 잠자리는 어떻게 하세요? 농성하는 조합원들 세 끼 식사는 어떻게 할까? “저희 장모님이 식당을 하세요. 사정을 말씀 드려서 저렴하게 매일 저녁밥을 지어다 주세요. 저녁을 그렇게 먹고 아침에는 컵라면에 전날 먹고 남은 걸 먹어요. 점심은 각자 사먹고 영수증을 제출해요. 도시락은 쓰레기도 많고 피해가 크더라구요.”
권경승 조합원(56세)에게 말을 걸어봤다. “안녕하십니까? 민주노총 신문에서 오늘 하루 함께 하려고 왔습니다. 어제 농성장에서 주무시면서 춥지는 않으셨어요?” “어디 협력업체 소속이시고 얼마나 일하셨어요?” 권 조합원은 2013년 6월 노조에 가입했다. “11명 중 8명이 가입했어요.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 노조에 가입한 건데 정작 나이 있는 사람들만 가입하고 젊은이들은 안해 안타까워요. 우리가 잘해야죠.” 두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한다. 부인은 유방암 수술을 한 뒤 건강이 좋지 않다. “제가 혼자 벌어 대학등록금 대기가 어려워 지금 아이들이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있어요.” 고용을 보장받고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지만 50대 노동자가 거리에서 노숙하며 투쟁하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사실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몰랐어요. 현장에서 일할 때가 가장 좋죠. 제 주변에 KT에 다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다시 협력업체에 들어가 일하는 사람이 많아요. 먹고 살아야 하는데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쫓겨나면 어떡합니까.”
삼성역 7번 출구 앞 씨앤앰 본사가 있는 사거리 한쪽에서 민주노총가를 비롯한 투쟁가가 연달아 울려퍼진다. 노조 간부들은 집회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고, 조합원들이 도착하는 대로 대오를 형성한다. 잠깐 대기하며 집회를 기다리는 시간. <노동과세계> 사진기자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며 상기된 얼굴로 다가왔다. “전에도 저를 봤는데 말을 꺼내려다 제가 사라졌더래요.” <노동과세계> 사진기자와 중앙고등학교를 같이 다닌 한 친구는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6년차 노동자다. “얼마 전에 거리에서 만났는데 무슨 일 하느냐고 했더니 케이블방송에서 일한다고 했거든요. 여기 씨앤앰이고 우리 조합원인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고교 동창으로 지내던 이들은 이제는 민주노총에서 사진을 찍으며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는 노동자, 그리고 케이블방송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민주노조 사수와 인간다운 삶을 위해 싸우는 노동자로 다시 만나 손을 잡았다.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아보자!” “전조합원 총단결로 파업투쟁 승리하자!” 김영수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장이 대회사를 통해 씨앤앰 원청과 먹튀자본 맥쿼리를 강력히 규탄하고, 노동자들이 앞장서서 건강한 일터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지부장은 “더운 날씨에 시청과 광화문 등에서 노숙하며 대시민선전전과 1인시위를 하느라 고생이 많다”면서 “그래도 우리가 씨앤앰과 맥쿼리의 부도덕과 가입자들에 대한 기만행위를 알려내 바로잡고 우리 일터를 사람이 살 만하게 건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격려하고 “직장폐쇄로 우리를 억압해도 굴하지 말고 강고한 투쟁으로 그들에게 경고하자”고 밝혔다.
“노동조합에 어떻게 가입하게 되셨어요?” 쑥스러워 묻는 말에 답변조차 잘 못하는 여성노동자.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여성노동자도 남성들과 함께 어깨 걸고 당당히 투쟁하고 있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조합원 545명 중 여성은 70여 명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행진과 실천투쟁에 나섰다.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4열로 서서 방송차를 따라 삼성역 7번 출구 안쪽 골목에 위치한 씨앤앰 본사 건물로 향한다. 노조파괴 주범 중 한 사람인 박민혁 부사장을 형해 노동자들이 외친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500여 명이 삼성동 씨앤앰 본사 건물을 돌며 함성을 지른다. 노동자들 구호소리가 씨앤앰 본사 건물을 쩌렁쩌렁 울린다. “박민혁아! 희망연대 출동했다 바짝 긴장해라!” “직장폐쇄 부당해고 박민혁이 책임져라!” “공동투쟁 승리해서 인간답게 살아보자!”
호주 사모펀드인 MBK 맥쿼리는 이명박정권 때 인천공항철도를 받아 적자경영을 하다가 대한민국 정부에 다시 되팔아 넘겼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씨앤앰을 매각하려다 노동조합이 걸림돌이 되니까 민주노조를 파괴해 매각가격을 높이려고 한다. 노동자들이 외친다. “우리를 해고하고 직장폐쇄를 해서 100억을 들여 매각가격을 높이려 한다면, 우리가 투쟁으로 매각가격을 떨어뜨려 주겠다! 책임없다 회피말라 원청이 책임져라!” 씨앤앰 원청인 2014년 임단협 과정에서 노조파괴공작을 진행하며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MBK, 맥쿼리라는 투기자본으로 잘 포장해서 매각하려다가 이에 실패하자 매각의 걸림돌로 노동조합을 지목하고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공세에 나선 것.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 그리고 근처 사무실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씨앤앰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씨앤앰 차를 타고 씨앤앰 상품을 파는 노동자들입니다. 씨앤앰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단계하도급으로 인해 간접고용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74명이 하루아침에 계약만료로 해고돼 길거리에 나앉았고, 7월 8일 노숙농성을 선포하자 13개 업체 조합원들 회사 출입을 금하는 공격적 직장폐쇄를 해서 우리는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씨앤앰 원청이 책임지라고 여기 왔습니다. 우리의 절박한 요구를 외칩니다.”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희망연대노조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전 조합원들은 씨앤앰 본사 건물을 향해 대량해고와 직장폐쇄를 일삼는 노조파괴 행태를 규탄했다. 정오경 씨앤앰 본사 규탄투쟁을 마무리한 노동자들은 점심식사 후 2개 조로 나뉘어 서울 수십개 거점으로 이동해 거리 선전전을 하거나, 종로 수운회관에서 교육을 받았다. 1개조는 의료민영화를 강행해 노동자서민의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자본의 배를 불리려는 박근혜 정부의 음모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해 교육을 받았다. 다른 조는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18개 지회 조합원 절반인 300여 명이 시청역, 종각역, 종로3가역, 종로5가역, 을지로입구역, 을지로3가역, 을지로4가역, 충무로역, 명동역, 명동성당, 그리고 종로통 일대에서 일제히 선전전을 전개했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조합원들은 서울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씨앤앰과 맥쿼리의 투기와 먹튀, 노조탄압 행태,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담은 선전물을 나눠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어 농성당번인 목요일조가 농성장으로 오고 어젯밤 농성장을 지킨 수요일조와 나머지 조합원들은 귀가했다. 오후 6시 경 서울 파이넨스센터 농성장에서 목요일조 조합원들이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하셔야죠. 어서 드세요.” 오늘 저녁 메뉴는 닭고기를 찢어넣고 얼큰하게 끓인 육계장과 오이무침, 멸치볶음, 김치다. <노동과세계>도 식판에 밥을 받아다 농성장 한쪽에서 저녁을 먹었다. 배식하는 간부들 말대로 정말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간부들이 농성장 한 구석에서 설거지를 한다.
직장인들이 지인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귀가해서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곳 농성장에서 하룻밤을 지샌다.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기 위해, 일터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진짜사장 원청 씨앤앰이 해고와 직장폐쇄를 철회할 때까지 이들은 투쟁을 이어갈 것이다. 노용수 조직부장이 마무리집회에 앞서 오늘 농성장을 사수하기 위해 온 목요일조 조합원들에게 농성장에서 서로 지켜야 할 수칙을 설명했다. 집회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밤 11시30분에 마무리한 후 12시경 취침을 한다. 근처 건물 화장실을 사용하되 청소하는 노동자가 힘들지 않게 깨끗이 사용하자고 했다. 쓰레기는 각자 치우고 분리수거를 한다. 조합원이란 걸 구분하기 위해 전원이 몸자보를 한다. 박석훈 부지부장(50세)과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박 부지부장은 오늘 아침 <노동과세계>를 만났을 때부터 냉커피를 갖다주는 등 이것저것 챙겨줬다. “제가 유선방송에서 30년 간 있었어요. 노조를 만들고 나서 임단협을 하려고 조합원들 임금명세서를 모았더니 3년 일한 사람 실수령액이 140만원인 거에요. 정말 놀랐어요. 케이블에서 3년 경력이면 모든 걸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연차에요. 그런 사람들을 그렇게 부려먹었어요.” “우리 조합원들이 다 순하고 착해요.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주는 대로 받고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잖아요. 저는 원청도 밉지만 파트너사(협력업체)들도 정말 미워요. 원청이 수료를 깎으면 중간에서 더 빼돌려먹고 나쁜 짓을 많이 했어요. 죽어나는 건 노동자들 뿐이죠.”
각 지회별 소개와 인사를 한 후 오후 7시20분 분 MBK가 입주해 있는 파이넨스센터 앞에서 저녁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날 무렵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밤 12시 경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오후가 되면서 습기 머금은 바람이 거세게 불더니 급기야 벌써부터 비가 온다. 조합원들은 일단 젖는 물건들을 한데 모아 비닐로 덮고 건물 처마 등에서 비를 피했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 목요일조는 연대차 방문한 전국학생행진 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노숙농성 10일차 일정을 마무리한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민주노총으로 이동하는 길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단식투쟁과 노숙농성을 하는 광화문광장에서도, 티브로드지부가 노숙 중인 흥국생명 앞에서도 비를 피하기 위해 급히 비닐을 덮는 광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지부는 노수농성 11일차인 내일(7월 18일) 전 조합원이 광화문 KT 본사와 정부종합청사 앞에 집결해 집회를 열고, 오후에는 선전전과 의료민영화 교육을 진행한다. 이어 시청역 4번 출구 MBK 앞에서 케비지부 집중 연대한마당을 펼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