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나무
학명:Sophora Japonica회화나무는 빨리 자라면서 수형이 아름답고 깨끗한 품격을 지니고 있어 조경수나 가로수로 적합하며, 꽃은 황색염료나 풍치치료제로, 열매는 살충제나 지혈, 습진치료제로 그리고 나무 전체에 함유되어 있는 Rutin은 혈관보강, 지혈, 고혈압, 뇌일혈 치료제로 쓰이는 유용한 나무이다 |
가정과 마을에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해서 더욱 사람을 받고 있는 회화나무. 거대하게 자라서 황백색의 꽃을 듬뿍 피우고 있다. |
|
|
꽃 피는 나무가 적은 한여름 8월 초순에 만개하는 회화나무 |
나무 중에도 출세한 나무가 있다.
모두가 나름대로 귀한 것들이나 특히 정2품송과 같이 큰 벼슬을 하사받은 소나무도 있지만 회화나무는 옛날부터 사람들에게 특별히 귀한 대접을 받으면서 심겨져 왔다.
중국 주나라 때는 과거에 급제하거나 벼슬이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회화나무를 심었고, 그 관리가 명예롭게 관리직을 떠나면서도 이 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풍습은 우리나라에도 전해져서 궁궐이나 서원 또는 높은 벼슬을 하던 대갓집에는 꼭 회화나무를 몇 그루씩 심었다고 한다.
지금도 창덕궁의 돈화문에 들어서면 왼편쪽으로 커다란 회화나무가 세 그루가 자라고 있고, 덕수궁이나 다른 궁궐에서도 볼 수가 있다.
옛날에 재판관이 송사를 처리할 때 회화나무를 가지고 재판에 임했다는데, 이것은 이 나무의 정으로 하여금 진실에 이르도록 하겠다는 뜻이 있었다고 한다.
묘를 쓰고 주변에 심는 나무종류도 죽은 사람의 신분에 따라서 달랐는데, 회화나무는 높은 벼슬을 했던 사람이 죽었을 때 묘지 주위에 심는 길상목으로 취급되어 왔다.
또한 학자가 죽었을 때 묘지에는 모감주나무를 심었고, 평범한 일반 백성의 무덤에는 주로 사시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물론 왕이 죽었을 때는 능 주위에 소나무가 심겨지고 왕족의 묘지는 측백나무를 심어서 단장을 했다.
지금도 살고 있는 집 주위에 회화나무가 있으면 그 집안에 항상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나무이다.
회화나무는 콩과에 속하는 낙엽활엽 수종으로 나무높이가 30m 직경이 2m까지 크게 자랄 수 있어 은행나무, 느티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 중에 하나이며, 현재 500∼1,000년 된 나무 10여 그루가 노거수로 보호받고 있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쯤인 8월 초에 황백색 꽃이 나무 전체를 뒤덮어 20∼30cm 되는 꽃대가 휘어질 정도로 많이 핀다.
꽃피는 시기가 밀원이 부족한 한여름이면 개화량도 많기 때문에 밀원수종으로 아주 적합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빨리 자라면서도 수형이 아름답고 깨끗한 품격을 지니고 있으며, 다듬어주지 않아도 스스로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 가는 나무라서 조경수나 가로수로 더욱 좋다.
중국의 수도 북경은 회화나무 가로수가 많이 심겨져서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며, 중국에서는 다른 도시의 가로수로 적극 권장하고 있다.
꽃은 황색염료나 풍치치료제로, 열매는 살충제나 지혈, 습진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나무 전체에 함유되어 있는 Rutin이라는 물질을 추출해서 혈관보강, 지혈, 고혈압, 뇌일혈 치료 또는 예방약으로 귀하게 쓰인다.
열매는 염주처럼 잘록한 모양을 하며 10월에 익는다. 이때 채취하여 노천매장했다가 이듬해 파종하면 60% 정도 발아되는데 두해 정도 키워서 옮겨 심으면 된다.
토심이 깊고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나 습기가 적어도 견디고 특히 내한성, 내공해성과 병충해에 강한 편이라서 나무를 기르기도 비교적 쉽다.
우리 생활에 나무의 쓸모는 종류에 따라서 참으로 다양하다.
옛 선조들이 지혜롭게 그 쓰임새를 찾아서 생활에 유익하게 이용했던 것을 더듬어 보고 현대과학이라는 기술로 발전시켜 나간다면 더욱더 유용한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 본다.
회화나무는 옛부터 그 나무가 가지는 의미로 인하여 귀하게 취급되어 집안에 심으면 행복이 찾아온다고 믿어서 즐겨 심는 민속의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정원수나 공원수로 또는 나무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물질도 매우 중요하며, 특히 밀원수종이 부족한 우리나라로서는 북경과 같이 가로수로 많이 식재한다면 양봉농가에 커다란 도움이 되리라 본다.
글ㆍ사진/정헌관(임업연구원 유전자보존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