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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위로가 되실지 모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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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명연주 명음반 모범 청취자는 아닙니다.
예전에 일요일 선곡 내용으로 말이 좀 났을 때. 모든 서양 음악의 근원은 교회 음악이니 일요일에 교회 음악을 주제로 음악을 트는 것이 타당하다는 말씀을 하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때 제가 실망을 해서 그렇게 따지면 모든 서양 문물, 학문의 근원은 신학이니 일요일마다 신학을 공부하는 것도 타당하냐며 따진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제게 명연주명음반은 반드시 들어야 하는 클래식FM프로 목록에서 제외 되었습니다.
그래도. 누구나 인정을 하듯 명연주명음반이 클래식 FM의 무게를 잡아주는 메인 요리와 같은 느낌을 주는 존재인 것은 변함 없습니다.
불량 청취자인 저도 선곡표 확인을 하며 음. 오늘은 이 분이 이런 곡을 고르셨군...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
이런 저런 생각도 해 보고. 정말 좋아하는 곡이 선곡표에 있으면 다시듣기를 해서라도 듣곤 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클래식 애호가였던 선친께서 남기신 희귀한 옛날 음반들 (1930년대부터 모으셨답니다!) 을 창고에 쌓아 두고만 계시다는 분께 '음반 아까우니까 정만섭 씨에게 연락을 해 보시라. 우리 좀 듣게.'라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정만섭 씨라면 그 음반들이 주는 감동과 느낌들을 나누고 쪼개서 별을 주고 분류를 해 가며 틀어주실 거라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정만섭 씨 나름의 기준으로요.
고르고 분류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얼마나 재미있습니까.
예술에. 예술을 감상하는데 객관적인 평가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냥 흘러가는 느낌인 걸요.
정만섭 씨는 그 느낌들에게 별을 주고 평가를 해 가며 청취자에게 전해주시는 거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 때 싫은 소리 한 사람 입장에서 이런 말씀 드리기도 좀 그렇습니다만.
너무 괘념치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