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마를 2주 앞두고 싱가폴로의 출장(3월1일~6일), 본사의 아시아 지역 딜러컨퍼런스 참석차 왔지만 일요일 아침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내기에는 훈련량이 부족하여 싱가폴 거리를 뛸 요량으로 지도를 살피다가 혹 대회가 있을까 싶어 찾아봤는데 때마침 2XU Compression Run이 도착 다음날(2일) 새벽에 열리는 것이 아닌가! 새벽? 이런 여기서는 대회가 어둑컴컴한 새벽에 열린다. 그도 그럴것이 아침 기온이 26~7도에 낮에는 32도를 오르내리니 우리처럼 8시나 9시는 꿈도 못꿀이다.
토요일 저녁에 도착하여 잠시 서울의 명동과 비슷하다는 오차드 로드를 여기저기 걷다가 저녁늦게 들어와 다음날 대회 준비를 하는데 벌써 12시가 넘어간다. 3시 30분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뜨고 바로 대회복으로 입고 호텔을 빠져 나온다. 시간이 새벽인지라 컴컴하고 택시는 거리가 멀다고(?겨우 5~6km) 승차 거부를 하네... 겨우 한 택시 잡아서 대회장으로 가자고 하니 이 기사양반 어디로 가는지 잘모른다고 한다. 그래서 무조건 그 근처로 가자고 하고 가는데 도로는 벌써 일부가 통제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우르러 몰려가는 것이 보여 세워달라고 하니 바로 거기가 대회장으로 가는 길목이다.
싱가폴이 작은 나라이니 참가하면 얼마나 하겠냐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어리석은 생각이였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거의 대부분) 대회복장인 노란색 2XU 싱글렛을 입고 모여들었는데 한 2~3천명 되겠지 했는데 대회 후 참가자를 확인하니 남여 합해 풀은 약 3천5백명, 하프는 무려 9천명이 넘었고 10km는 4천명이 넘었다. 여기서는 하프가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그리고 기록도 1시간 6분 정도이니 마스터스 치고는 엄청 좋은 기록이다.
대회장에 부랴부랴 도착해서 배번과 물픔을 찾아 짐을 맡기고 스트레칭 할 사이도 없이 바로 check in하러 들어갔다.
여기서 대회는 check in 시간이 있고 출발 시간이 따로 있다. check in 시간은 비행기 탑승하듯이 gate open 시간이 4:00부터 시작되었고 check in 하고 출발 대기선에 서는 것이 아니라 출발 대기 선 약 200m 전에 대기하였다가 출발 시간 10여분 전에 출발선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출발 시간(하프는 4시45분)에 출발.
우리나라와 출발 진행에 차이가 있는데 이런 방식은 도입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각설하고 더운나라에서까지 와서 달리기를 하였으니 기록으로 보여주여야 하는데 생각처럼 몸이 말을 들어주는 않는다. 대기선에서부터 땀이 삐질삐질나기 시작하더니 조금 달려도 땀은 비오듯이 흘러내리기 시작한다. 그래도 출발은 산뜻하게 했는데 왠걸 10km 정도를 지나자 온 몸의 기운이 다 빠져나갔는지 헉헉 지치기 시작하고 어디를 달리는지도 모른체 앞 사람이 달리는 방향으로 그냥 뛰기만하고 있다. 여기까지 와서 뭐하러 힘들게 뛰냐 그냥 선수도 아닌데 포기할까도 생각도 했지만 달리마 유니폼을 입고 걷는 모습은 보이기 싫고 또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텐데 꼴에 존심은 있어 이 악물고 뛰었다.
결승선이 보이니 아 살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며 마지막 힘을 내 본다.
주로에서 2km마다 주는 물과 포카리스웨터를 빠지지 않고 다 마셨다. 그럴수 밖에 없는 것이 땀으로 배출되는 양이 엄청나기에...
좀 더 시간적 여유를 두고 대회 분위기를 알고 싶었으나 다음 일정이 있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바로 움직였다.
짐을 찾고 옷 갈아입는 곳을 찾았으나 어디에도 없다. 화장실에서 갈아입나 싶어 보니 웬걸 땀에 절은 채로 그대로 버스며 택시를 타고 가고 있지를 않나, 에라 모르겠다며 나도 그냥 택시를 타니 아무말도 안한다.
이렇게 나의 첫 해외마라톤대회 참가는 아쉽게 막을 내린다. 처참한 결과만 뒤로 한 체...
장소: 싱가폴 니콜하이웨이
배번: 37175
기록: 1:43:30
페이스: 5'05"/km
순위: 167 / 7388(남)
신발: 미즈노 Elixir7
기온: 25~6도
대회 홈페이지
대회 결과....
완주메달, 우리나라 대회의 허접한 완주메달과는 차이가 있다.
21KM 코스도, 아침이었으면 싱가폴의 도시를 감상할 수도 있었을텐데 많이 아쉬웠다.
물품보관대
하프 check in 지점
완주 후 Finish line으로 되돌아와서 한 컷
온통 땀에 절었다. 뛰고나니 물수건 같은 것을 주길래 딲고 버렸는데 그것이 수건이었네.. 다른 사람들은 다 가지고 갔다. 흐미
밤인데도 사진은 엄청 찍어댄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상당히 많은 수의 사진이 찍혀있다.
10km 주자들이 출발을 위해 모여들고 있다. 10km는 7시에 출발하여 풀과 하프보다 2시간도 더 차이나게 두고 진행하는 것 같았다.
대회장 떠나기 전 셀카 한장
대회 사진들... 사진을 다운받으려니 우리나라 돈으로 6만원에서 9만원 정도해서 그냥 화면캡처...
대회 후 시내 관광
Merlion park에서 두리안모양의 건물을 배경으로...
*Merlion은 상반신은 사자 하반신은 물고기 모양의 상을 말함.
싱가폴 강의 주변 풍경
싱가폴 박물관
리틀인디안상가
말 그대로 아주 조그마하다. 인도 음식과 문신 등 인도 기념품 등을 판매하는 곳이다.
술탄 모스크
아랍 사원과 아랍 거리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쌍용에서 건설한 호텔로 싱가폴의 상징 건물, 세 건물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은 조형물이 아닌 전망대이면서 공원으로 이곳에서 야간에 워터쇼가 펼쳐진다. 사지머리에 물고기 꼬리 모양을 한 것이 Merlion.
차이나 타운의 불아사 앞에서, 4년전에 지어진 건물로 안에서는 예불이 진행 중이었다.
사진은 더 있지만 지면상 여기서 간단히 줄입니다.
뜻하지 않은 해외마라톤참가가 되었지만 나름 재미도 있었던 같습니다.
달리마 여러분의 건승을 빌며 동마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달리마 힘!
첫댓글 대회참가후기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국위 선양하고 달리마 광고하고 오셨네요,수고 많으셨습니다.^^
싱가폴에서...달리마 광고...멋져요...
대단한열정에 박수를보냅니다 짝짝짝!!!
만윤씨의열정 귀감이되어열심히달려야겠다고다짐합니다
축하 합니다. 좋은 대회 경험 히셨네요. 순위를 보아
기록도 좋은편이고 그 무더위에도 많은 인원이 참가
했다니 열기를 느끼겠네요. 나도 기회를 만들어 외국
대회 참가 해보고 싶네요. 잘 보았습니다.^^~
만윤님 수고했어요
그런열정계속쭉 또하나의추억 멋쪄요
달리고자 하는 패기와 열정 대단하네요 과연 본받을만 합니다^^
이제야 님의 글을 보네요.
그곳에 가본지가 언젠지 가물가물.
달릴수있다는 것이 큰 행복입니다.
멋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