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인보(美容人譜)67
섬섬옥수, 손끝에 미용기술을 심다
커트교육에 심혈을 다하는 최영규 원장
고은 시인은 주위 사람들 만 명을 대상으로 시를 짓고 <만인보>라는 시집을 출간했다. 이는 시인이 주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려주는 단적인 예이다. 기자는 이를 차용하여 주변 미용인에 대한 시와 스토리를 매달 한 편씩 쓸 예정이다. 그 중에는 성공한 미용인도 있을 것이고 동네에서 나 홀로 미용실을 운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기자에겐 모두 소중하고 고귀한 미용인 자산이다. 그 분들과 함께 한 생활이 기자에겐 기쁨이고 행복이다. 우리는 미용으로 엮어진 떼려야 뗄 수 없는 미용가족이니까. 이완근(본지 편집인대표 겸 편집국장) alps0202@hanmail.net
행복한 미용인, 함께하자
-최영규 원장
섬섬옥수(纖纖玉手)라는 말은
여성만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기술강사이며
미용국가대표였던
한 남성미용사가
전국을 돌며
몸으로 보여주고 있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헤어디자이너에게
그 마음을 채워주고
예술가라는 자부심을
마음속에 깊이 각인 시켜주고 있지
그는
남성의 한계를 넘어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기까지 흘렸던
눈물과 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지
그렇기에
그의 기술을
최고의 미용인들에게
전수하러 다니지
행복한 미용인이
모두 함께하자 외치지
순수국내파, 최영규 원장
한국 남성미용가의 계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최초의 남성미용가를 작고하신 유지승 원장으로 보는 시각은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그 외에도 박준, 찰리정, 박승철 원장 그리고 이철 원장 등이 뒤를 잇고 있습니다. 모두 미용실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사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남성미용가들입니다. 그밖에도 몇 분을 더 꼽을 수 있습니다.
왜 기자가 남성미용가를 언급하느냐 하면 섬섬옥수(纖纖玉手)의 미용기술로 소리나지 않게 미용계에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또 한 사람의 남성미용인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50대에 접어든 남성미용인들은 대부분 해외 유학을 다녀와서 1990년대 말에서부터 2000년대 초까지 미용재교육기관을 설립해 미용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들만 열거해봐도 권홍, 사이리, 김환, 유단군, 헨리박, 권오혁, 박호준, 하성기, 박종찬, 권오성, 임디안, 크리스기 등등 꽤 많은 이름을 열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은 미용재교육기관을 만들어 미용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었지만, 지금은 몇 개 교육기관만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영규 원장은 이들과 결이 다른 미용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순수국내파(?)로서 오직 자신의 노력과 미용에 대한 열정으로 나름의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기술강사는 물론 미용국가대표로도 활약했습니다.
노력 끝에 얻은 기술강사, 미용국가대표
최영규 원장은 학창시절부터 손재주가 남다름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랐습니다. 항상 큰형님 딸의 머리를 만지고 땋아주며 예쁘게 해주는 것이 큰 즐거움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런 일을 계기로 미용에 관심을 가졌으며 미용사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그리고 명동과 강남에서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하며 빠르게 미용기술을 익혔습니다. 고향을 떠나 사회생활 경험을 처음으로 하며 배우던 시절이라 많이 힘들기도 했을 것입니다. 맨 먼저 ‘하트미용실’이라는 간판을 달면서 참 많이 울었답니다. 지나간 시절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라서였지요.
그러나 열심히 한 덕분에 미용실 운영이 잘되고 안정이 되어가면서 어린 시절부터 꿈꾸었던 기술강사 도전을 위해 대한미용사회중앙회 전국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대회에서 크리에이티브와 헤어바이나이트 부분에서 1등을 하였습니다. 최영규 원장의 도전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꿈의 자리인 국가대표에도 도전하여 그 또한 성취합니다. 미용국가대표가 되어 파리세계월드대회에 참가, 단체전에서 3등이라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대한미용사회중앙회 13기 기술강사에 도전하여 기술강사도 되었습니다. 최영규 원장이 소망했던 거개의 꿈을 이룬 것입니다.
이러한 성과를 최영규 원장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형설지공의 노력에서 비롯되어졌다고 겸손하게 말합니다. 옛일을 상기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순수국내파답게 최영규 원장의 미용을 향한 열정은 누구보다 뒤지지 않았고, 기술력은 값진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기자가 최영규 원장을 처음으로 알게 된 때는 최영규 원장이 숙명여자대학교의 평생교육원 미용산업최고경영자과정에 다니던 2010년이었습니다. 그 당시 최영규 원장은 숙대 미용산업최고경영자과정 22기의 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졸어작품전이 끝나고 뒤풀이를 거나하게 했고, 그 뒤로 자주 만났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섬세하고 모나지 않은 성격
한번은 비가 무지하게 많이 오던 날, 화양리에서 몇 분의 미용인들과 같이 만나 반주를 겸한 저녁을 먹고 7080주점에 가서 비를 벗삼아 시와 음악에 대해 논하며 신나고 즐겁게 보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최영규 원장은 보기와 다르게(?) 섬세하며 성격이 둥글둥글 모가나지 않습니다. 몸은 어찌나 부드러운지요. 우연한 몸을 흔들며 맛깔나게 부르는 노래는 가수 이상의 실력을 자랑합니다.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어느 철학자는 말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생각하며 빙그레 웃을 수 있는 추억을 많이 가진 사람이 성공한 사람’이라고 기자는 말하고 싶습니다.
최영규 원장을 생각하며 추억을 반추하다가 기자는 아주 오래된 잡기장을 뒤적였고, 최영규 원장이 우리 잡지 2011년 1월호의 표지연출을 했던 기록을 찾았습니다. 당시 최영규 원장은 2010년 11월 6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2010 프랑스 파리 월드대회>에서 3명의 미용국가대표 중 한 명으로 출전하여 종합 3위의 쾌거를 이루었던 주인공이었습니다.
당시 지금은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국제기술위원회 위원장인 권기형 국가대표 트레이너가 중심이 되어, 최영규(아방세헤어컬렉션 원장, 숙대 평생교육원 미용산업최고경영자과정 22기 회장), 김성아(김성아헤어펌 원장, 영산대 미용예술학과 외래교수), 박준우(샘미용타운 2호점 원장, 국제문화대학원대학교 미용학 석사) 등 3인이 국가대표로 종합 3위의 쾌거를 이루었고, 이듬해인 2011년 1월호의 뷰티라이프 표지연출을 했던 것입니다. 3명의 국가대표가 연출한 2011년 신년호의 표지는 그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커트 기술 보급 위해 동분서주
최영규 원장은 요즘 커트 세미나를 위해 전국을 뛰어다니고 있습니다. 내 손안의 기술을 많은 미용인들에게 전수하여 미용인 모두가 행복한 삶을 누렸으면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는 열려 있는 사고가 아니면 실행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미용인은 예술가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쉬운 일인 것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내가 먼저 건강하고 행복하면 고객에게도 그 마음이 전달된다고 생각합니다. 나이 제한이 없는 우리 미용은 최고의 직업입니다. 미용인 모두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미용인을 누구보다 사랑하는 최영규 원장의 마음이 담긴 말입니다. 그는 또 이렇게도 말합니다.
“고객의 머리카락이 극손상되어 왔을 때, 저의 기술과 노력으로 고객의 머리카락을 회복시켰을 때, 고객님이 해주는 한마디 ‘원장님 최고’, 이 말을 들었을 때 행복하고 미용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마음을 나누고자 미용인의 기술력 향상에 애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하여 최영규 원장의 바람이 모든 미용인들에게 퍼져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기자는 하게 됩니다.
최영규 원장은 현재 가족 셋이서 미용실을 아담하게 운영 중입니다. 작은 꿈이 있다면 가족이 함께하는 토탈뷰티숍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최영규 원장의 소박한 꿈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미용인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최영규 원장이 더 많은 미용인들에게, 더 많은 기술을 전수하여 그의 꿈 마냥 미용계의 모든 사람들이 예술가로서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오늘은 가을비가 올 것같이, 하늘이 3년 굶은 시어머니 상을 하고 있습니다. 가을비라도 낙엽을 적시면 최영규 원장한테 전화하여 옛적의 이름다웠던 추억을 다시 한 번 느껴보자고 꼬드겨야겠습니다.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동물입니다.
최영규 원장 프로필
-1999년 광진구 화곡동 하트미용실 개업
-1994년 국제미용선수권대회 커트 금상
-2009년 K,B.F 헤어바이나이트, 크리에이티브 모델부문 금상
-2010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국가대표, OMC 파리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3위
-2010년 일본 야마노 연수
-2011년 숙대 평생교육원 미용산업최고경영자과정 수료
-2011년 세종문화회관 드림헤어쇼 출전
-2012년 대한미용사회중앙회 13기 기술강사 자격 취득
-2013년 오송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헤어쇼 출전
-2013년 한국예술원 교수 역임
-현재 대한미용사회중앙회 국제기술분과 위원
-현재 아방세헤어샵 운영
<뷰티라이프> 2024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