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9.26일 박 동원 논설위원이 올린 짤막한 컬럼입니다. 통치자에게는 측근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결하게 설명했군요.
◐ ◐ ◐
문재인 대통령이 공격을 받으면 윤건영, 임종석, 윤영찬 같은 측근들이 나서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해명했다. 특히 어떤 문제가 생기면 박근혜, 이명박을 줄기차게 소환했다. 그래서 ‘내로남불’ 소릴 들은 것. ‘내로남불’이 되더라도 대통령을 옹호한 것이다.
공적인 국무적 방어는 대변인이 하지만, 정치적인 정무적 방어는 측근들이 해야 하는데 대변인이 ‘정무적 방어’를 하니 정부 신뢰가 떨어진다. 이번 비속어 발언 사태도 대변인은 유감을 표명하고, 측근들이 나서 정치적 방어를 해야 하는데 대변인이 다 떠맡다보니 욕을 곱배기로 듣는 것이다.
윤건영, 임종석, 윤영찬 같은 문의 측근들은 이준석 표현대로 보면 ‘문핵관’'이다. 대통령을 실질적으로 보좌하는 측근들이다. 국정운영에는 정무가 있고 국무가 있다. 국무는 국무위원들이 하지만, 정무는 측근들이 한다. 측근들이 비록 비공식 라인이지만 통치에 반드시 필요한 이들이다.
이준석이 잘못한 것 중에 가장 큰 잘못이 통치에 필요한 정무라인을 '윤핵관'으로 낙인찍어 윤석열 대통령의 정무 기능을 흐뜨려버린 것이다. 잘하나 못하나 측근들이 정무적 판단을 보좌하고, 문제가 생기면 방어를 하며 대통령으로 가는 비난을 측근들이 대신 받아내며 완충시켜줘야 되는데 바로 ‘직격탄’을 맞게 했다. 당대표는 자기 역할이 따로 있는데 다 관여하려니 사달이 난 것이다.
통치는 고도의 정치행위다. 통치는 국무와 정무의 두 수레바퀴로 굴러간다. 국무는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하지만, 정무는 정치인 출신의 측근들이 한다. 정무수석이 있지만 이는 공적 정무를 챙기는 자리지, 실제로 최종판단을 하는 측근들이 있어야 된다. 대통령이 마음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야 판단도 방향도 제대로 잡을 수 있다.
이준석은 당연히 측근들이 할 수 있는 일을 당대표인 자기를 패싱한다며 삐쳐 뛰어나가, '윤핵관'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대통령의 팔다리를 잘라버렸다. 물론 몇몇 측근들이 오버하는 상황이 없진 않았지만, 그렇다면 적극적으로 ‘핵관’들과 소통하며 견인해내는 게 당대표다.
적대적 모순이 있고 내부적 모순이 있다. 적대적 모순은 대립하며 이겨야 하는 모순이고, 내부적 모순은 소통하며 극복해내어야 할 모순이다. 내부적 모순을 적대적 모순화시켜 갈등을 증폭시킨 게 '이준석 사태'의 본질이다. 적대적 관계가 형성되니 대립할 수밖에 없고 꺾어서 이겨야 해소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출처 : 최보식 의 언론(https://www.bosik.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