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열전 83. 성암스님(1914~1980) - ②신심 없으면 만사 이룰 수 없어

[獨覺山人]

사진설명: 삼화사 마당에 선 성암스님. 단정한 옷차림과 흰 고무신에서 수행자의 향기가 느껴진다. 사진제공 공운스님

“중이 잿밥을 내려 먹을 줄 알아야 하는데, 진정 신심으로 잿밥을 내릴 줄 아는 기도를 해야 한다. 신심이 없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네.” 성암스님(惺庵, 1914~1980)은 제자들에게 선교(禪敎)에 대한 공부와 함께 출가 수행자면, 염불 기도를 신심(信心)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암스님과 교분이 많았던 탄허(呑虛, 1913~1983)스님 상좌인 혜거스님(금강선원장)은 “성암스님은 ‘수행자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보여주었던 어른”이라면서 “예불을 모실 때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을 보고 발심(發心)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고 회고한다.

성암스님 제자인 화암스님(양평 사나사 주지)도 “은사스님께서 법당에서 재를 올리실 때 염불을 독송하시는 목소리를 듣고 환희심을 내는 불자가 많았다”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독경하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새벽 3시면 자리에서 일어났던 성암스님은 매일 두 시간 정도 예불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했다. 두타산 삼화사 이전불사를 하는 과정에서 몸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을 때의 일이다. 병상에 있던 스님은 예불시간이 되면 비록 몸은 누워있었지만 합장하고 조용한 목소리를 예불을 모셨다.

“부처님 아니 계신 곳 없으시니”
수행생활 한 치의 소홀함 없어

정성을 다하는 행동은 홀로 있을 때도 소홀함이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편한 옷차림’으로 잠자리에 들지 않았을 정도. 장삼과 양말만을 벗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 후 잠자리에 들었다. 스님을 모시고 여행을 할 때 그 모습을 본 상좌가 “스님, 불편하지 않으세요. 편한 차림으로 잠자리에 드세요”라고 말했다. 성암스님의 답이다. “부처님 아니 계신 곳 없으신데, 예의에 어긋난 옷차림을 하는 것은 잘못이야.”

스님의 신심은 따라하기 어려울 만큼 치열했다. 때때로 토굴을 찾아 용맹정진을 했던 스님이다. 1960~70년대 강원도 두타산 기슭에서의 일이다. 약간의 곡식을 걸망에 담은 젊은 스님이 산을 오르고 있다. 언제 사람이 지나갔는지 흔적조차 없는 ‘길 아닌 길’을 땀으로 옷을 적시며 헤쳐 갔다.

삼화사 관음암 뒤로 한참을 올라가자, 조그만 토굴(土窟)이 나타났다. 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초막(草幕)은 한사람 눕기에도 좁은 공간. 그나마 덤불이 길을 가로막고 있어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에 딱 좋다. 손으로 땀을 훔친 젊은 스님이 걸망을 내려놓고 주위를 살폈다. 조그만 목소리로 “스님, 스님”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삼매(三昧)에 빠져있는 은사 성암스님을 뒤로하고 상좌를 산을 내려갔다.

스님은 최소한의 곡기(穀氣)만 들면서 수행정진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번 토굴에 들어가면 좀처럼 내려오지 않았다. 생사를 결단(決斷)내겠다는 의지가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스님은 화기(火氣)가 있는 음식을 마다하고 생식(生食)으로 일종식(一種食)을 하며 정진했다.

[地藏行者]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無涯心]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다정불심]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

[크시티가르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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