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서리산, 축령산
산행경로 : 불기고개 - 서리산 - 축령산 - 선돌마을 - 무량사 - 오독산 - 입석2리 - 운수리 - 대성리 - 등나무가
산행일시 : 2015. 5. 16. 09 : 01' ~ 16 : 59' (7 : 58')
산행거리 : 28km
산행 준비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가 아침에서야 부랴부랴 준비를 하는 바람에 아침도 못먹고 점심 준비도 하지 못했다. 버스가 화장실에 들리는 동안 약 800m를 달려 매점에서 음료수와 빵을 겨우 사왔다. 아침부터 허둥대는 것이 오늘 하루 순탄치 않은 산행을 예고하는 것 같았다. 사진 속 시간이 3분 정도 빠르다.
불기 고개에서 옷을 갈아입고 배낭을 정리하는 사이 사람들이 모두 사라졌다.
철죽이 거의 져서 그런지 한반도 모양의 지도가 잘 보이지 않는다.
아침도 못먹고 설렁 설렁 오다보니 서리산이다. 아직 지지않은 철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왔다.
여기까지는 잘 왔다.
여기서 갑자기 가던 길이 없어졌다. 이미 길을 잘못 들은 것같은데 그 길마저 없어졌다.
뱀이 또아리를 틀고 있다. 조심해서 지나간다.
잣나무 군락지인데 등로는 사람들이 나무를 잘라 덮어버려 없애버렸다. 아마도 잣를 훔쳐가는 사람들이 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길을 없앤 것같다.
30여분을 계곡에서 헤매다가 축령산 밑에 있는 농장에 도달했다. 짧은 바지와 티를 입어 팔다리에 생채기가 많이 났다. 여기서 농장을 운영하는 사장님과 30여분 이얘기 저얘기를 하는데 성남 분이셨다. 4급 공무원에서 정년하고 여기서 농장을 운영하신다고 한다.
그런데 운두산을 모르신다. 하긴 내려가면서 만난 이 곳 주민들 대부분이 운두산을 모르는데 신기하기까지 하다.
매점에서 구입한 빵을 먹고 30분을 쉬고나니 산행하고픈 생각이 없다. 물을 보충하고 일단 등로를 찾아 임도로 내려온다.
신기한 것이 만나는 사람들에게 운두산을 물어보지만 아는 사람이 없다.
무량사까지 와서 매점에 들어가 점원에게 물어보니 구글로 등산로를 알려준다. 아까 내가 내려왔던 임도중간에서 오독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보여준다.
이제 처음부터 다시 산행을 시작해야한다. 콜라 한모금으로 목을 축이고 약 45분 정도 치고 올라간다. 그런데 임도가 끝나고 등산로로 이어지는데 여기 등산로를 나무를 베어 덮어버려 어느 정도 올라가니 등산로가 사라벼버렸다. 요 부분이 오늘 등산 중에 가장 짜증이 나는 부분이었다. 농민들의 입장을 이해가 가지만 있던 길도 없애버리니 아예 통행금지를 시키던지..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 겨우 정상 등산로를 찾아 한숨을 돌린다. 뱀이 앞장 서서 간다.ㅎ
그런데 한참 가다보니 느낌이 이상하다. 길을 또 잘못 들은 것이다. 오늘 왜 이러지. 작년 영남 알프스에서 대형 알바를 했던 때와 비슷하다. 무슨 귀신에 홀린 것 같다. 남들은 잘 가는 멀쩡한 길을 두고 몇 번씩 잘못가다니 내가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헛 웃음을 지으며 내려와서 사람들에게 물으니 입석2리란다.
산을 내려와 뙤약볕에 약8km를 걸어 식당까지 물어물어 걸어왔다. 생기지 않던 뒷꿈치에 큰 물집도 잡히고 계곡을 헤매느라 팔다리에 생채기도 많이 나고 내려갔다 올라갔다 쌩고생을 많이 했던 산행이지만 그래도 비록 순탄한 등산은 아니지만 내게 늘 용기와 함께 시련을 주는 알바 산행도 나는 정말 사랑한다.
첫댓글 알바도 산행임을~~~~^^ 언제 뵈어도 그 열정이 부럽고 어디서 나오는 거래요? 산행 시작 앞서 가며 시동 걸어 봤지만 전 그저 살방 산행이 체질인가 봐요. ㅎㅎ
수고하셨네 알바 인하는게 좋은듯
대부분 한번 알바로 하산하면 끝인데 다시 올라간거가 대단
비암까지 알아서 안내햇는데 또
아무래도 H.P에 나들이 프로그램을 깔아서 유사시 루트를
말객님의 산행스턀이나 원칙등은 지랑 비슷하거나 배우고 싶은데 알바를 사랑(?)하시는것만은...ㅋ
그날은 아침부터 형편이 많이 어려우셨던지 대형 알바를 하셧네요.웬만한 분들이라면 차 못 타고 산에서 독사와 함께 지냈을 겁니다. 알바를 해서 벌충을 하셨으니 설악산은 말객님 독무대인데 여유있게 산행하실 것 같습니다.제가 알바하는 것 같은 다급했던 마음으로 생생하게 잘 읽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