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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첨삭을 통한 통합지도 전략_김슬옹
-경기도 2007년도 논술능력평가대회 최우수상을 받은 송이슬 양과의 대화 _김슬옹
1. 문제설정
1) 첨삭의 긍정성에 주목한다면 대면첨삭이 가장 이상적이다.
2) 무엇을 첨삭하느냐보다 어떻게 첨삭하느냐가 중요하다.
3) 첨삭은 양면의 칼이다. 독이 될 수도 있고 영영분이 될 수도 있다.
4) 첨삭은 단지 글을 고쳐 주는 것이 아니라 글을 부추기는 것이다.
2. 대면첨삭의 자리매김
1) 첨삭이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면 대면첨삭을 통해 텍스트 토론이 되어야 한다.
2) 대면첨삭은 보통 대화일 수도 있고 상담일 수도 있고 지시일 수도 있다.
3) 대면첨삭은 학생글의 교재 텍스트가 되는 묵직한 만남이다.
4) 대면첨삭은 학생의 내면 들여다보기의 은밀하고 즐거운 만남이다.
3. 대면첨삭 주요 전략
1) 성실한 기자가 인터뷰 준비하듯 철저히 준비한다.
2) 학생글을 철저히 읽고 꼼꼼하게 인터뷰 내용을 메모하되, 그렇다고 준비한 메모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3) 학생이 되도록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대화 전략을 잘 짠다.
4) 담화 형식상 인터뷰라 하였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토론이 될 수도 있다.
4. 송이슬 양과의 대화
1. 안녕. 전국의 초중고 선생님들께 한 번 자기 소개 멋지게 해 볼래요.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광주중앙고등학교 2학년 송이슬이라고 합니다. 신문기사에 ‘논술의 왕’이라고 나와서 친구들이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저는 그저 문학선생님이 꿈인 평범한 여고생이랍니다. ^^ 만나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2. 오늘 우리 함께 얘기하는 논술 시험은 언제 본 것인가요.
며칠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4월이었어요.
- 1등 했다는 소식 듣고 기분이....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어요. 될 줄은 정말 몰랐거든요. 교내 최우수상을 받은 것만으로도 정말 기뻐서 한 달 동안 즐겁게 보냈어요. 그런 큰 상은 바라지도 못했어요.
- 그 기쁜 소식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전달하고 싶었는지...
당연히 가족이죠. 이 소식을 듣자마자 어머니와 아버지 얼굴이 떠올랐어요. 기뻐하실 모습을 생각하면 정말 빨리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3. 이제 같이 읽어 보겠지만 솔직히 처음 답안지(문제지이죠?^^) 받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어요. 어려웠나요. 아니면 쉬웠나요. 해볼 만 하다?
작년에도 똑같은 시험을 봤었어요. 작년이나 올해나 그 시험에 대해 크게 알고 있는 학생들은 많지 않아요. 저도 물론 그 학생들 중 한 명이었어요. 처음에 문제를 보고서 우리가 배운 속미인곡이 나와서 정말 반가웠지만 (다)와 (라)지문을 보면서는 정말 어렵다는 생각이 덜컥 들었어요. ^^
4. 시간은 110분이었는데 쫓기는 않았나요. 시간 배분은 어떻게 했지요
솔직히 제가 워낙 덜렁거리는 성격이라 시간을 배분하고 그것을 딱딱 지켜나가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읽는 시간을 더 주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어요. 그래서 한 40분 동안은 계속 본문을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 개요는 짜고 했는지...
- 언제부터 썼는지
5. 같이 한 번 읽어 봅시다.
◆ 경기도 논술 경시대회 2007 문제와 답, 해설
<답안 작성시 유의 사항>
1. 시험 시간은 110분임 2. 논술문의 제목은 쓰지 말고,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쓰지 말 것 3. 답안은 검정색 펜으로 작성하고, 수정할 때에는 원고 교정부호를 사용할 것
[논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답하시오.
㈎ 우리 전통 사회는 농업에 기초를 둔 사회로 자연에 도전하기보다는 자연에 순응하며 이어져 왔다. 이와 같이 자연에 적응하는 오랜 관습 속에서 풍수지리사상이 등장하게 되었다. 풍수지리사상은 도성(都城), 사찰(寺刹), 주거(住居), 분묘(墳墓) 등을 축조(築造)하는 데 있어 재화(災禍)를 물리치고 행복을 가져오는 땅의 생김새를 판단하려 하였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풍수지리에서 자유로운가? 혹시 교가의 시작이 “oo산 정기 받아...”이거나 “xx강 휘어감는...”으로 시작하지는 않는가? 이것은 우리가 아직도 풍수지리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런가하면 지정학자(地政學者)들은 땅의 위치를 매우 중시한다. 이들은 나라나 집단이 어디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정치나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는지를 연구하여 ‘지리가 곧 운명’이라는 식의 주장을 펴곤 한다. - 고등학교 『한국지리』교과서 -
㈏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 보오. 내 생김새와 내 거동이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이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귀찮게 굴었던지 반가워하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 보니 내 몸이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고 사람을 탓하겠는가?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 내어 낱낱이 헤아려보니, 조물주의 탓(운명)이로다. - 정철, ‘속미인곡’ -
㈐ 일반적으로 도덕을 인간의 고유한 가치 체계라고 생각하여 동물과 인간을 나누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도덕에도 동물이 지닌 생물학적 속성이 스며들어 있다. 동물과 인간은 도덕적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과학적 탐구의 결과 양자의 구분이 단지 ‘정도의 차이’이지 ‘종류의 구분’은 아니라는 사실들이 속속들이 밝혀지고 있다. 양자 모두에게 유전자에 내재되어 있는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본능적 성향이 있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이와 같은 점에서 본다면 도덕은 인간 고유의 영역이 아니라, 단지 인간의 진화된 본성의 산물일 뿐이다. 도덕은 우리 행동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결정론이 단순하지 않음에서 비롯되는 환상에 불과하다. 그 구체적인 사례로 부모의 자식 사랑에 대해 살펴보자. 부모의 자식에 대한 헌신적 사랑은 유전자를 나눈 뜨거운 사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부모와 자식들은 50%의 유전자를 공유하므로, 자식들에게 헌신하는 것은 간접적으로 부모 유전자의 번성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가족 혹은 가까운 친척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행위는 표면적으로는 이타적 행위이지만, 이때의 이타적 행위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나와 피를 나눈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즉,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 최정규, 『이타적 인간의 출현』-
㈑ 실존주의는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며 결코 상대화할 수 없는 인간의 실존 문제를 중시하였다. 특히, 실존주의는 현대 과학 문명과 전쟁 속에서 비인간화되어 가는 인간의 현실을 고발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 각 개인의 주체적 삶을 강조하였다. 실존주의의 선구자인 키에르케고르(S. A. KierKegaard)는 불안과 죽음의 문제를 극복하고 참된 실존을 회복하기 위하여 ‘신 앞에 선 단독자(單獨者)’로서 인간의 주체적 결단을 강조하였다. 사르트르(J.P Sartre)가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명제는 단순하면서도 심오하다. 그 출발점은 인간에 있어서 “본질은 실존에 선행한다.”라는 명제였다. 이를테면 종이 자르는 칼이나 시계를 만드는 노동자처럼 우선 도면을 그리고, 그런 다음 그 도면을 실현하는 절대자와 같은 장인(匠人)이 있다고 하자. 이 장인의 작업 과정을 보면 본질인 도면은 존재, 즉 실현에 선행한다. 그러므로 장인이 만드는 제작물체는 그 나름의 목적성이 전제된다. 하지만 사르트르의 실존주의가 뒤엎으려 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사상이다. 만일 인간이 피조물이 아니라면, 어떠한 본질도 그 실존에 선행하지 않는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어떤 특별한 목적성도 그 존재에 결부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간만이 완전히 자유로우며, 인간만이 선험적으로 정해진 정의(廷議)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규정에 의해 부과된 명령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선과 악을 ‘창안하는 것’이 인간이 할 일이다. - 고등학교 『윤리와 사상』교과서 -
[논제1] (라)에 비추어 볼 때, (가), (나), (다)의 공통적 주제가 무엇인지 서술하시오. (10점) (100자 이내, 띄어쓰기 포함)
[논제2] (가), (나), (다)에 나타난 인간관 또는 생활 태도를 (라)의 관점을 활용하여 각각 비판하시오.(90점) (1200자 내외(±100자), 띄어쓰기 포함)
▶ 질문
1. 주어진 지문 가운데 반가운 지문? 어려운 지문?
(나) 정철의 속미인곡은 정말 반가웠지만 (다)와 (라)지문은 정말 어려웠어요.
2. 어려운 지문에 대하여(있다면)
- 특별히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가
어려운 말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지문을 읽으면서 배경지식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5. 최정규 글에 대하여,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남에게 잘 해 준다면 그것은 이타주의가 아니라 이기주의 아닌가?
그것은 본능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잘 해주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하지 않을까요. ^^;;
4. 실존주의에 대해서
- 학교에서 어떻게 배웠나
- 지금은 어떻게 이해하고 있나.
- 실존주의에서는 왜 본질보다 실존을 강조했다고 보나.
어려운 질문인데요. 학교에서 배웠는지 안 배웠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지금도 썩 이해는 되지 않아요. 답안을 작성할 때, (가),(나),(다)에 반대되는 글이라는 점을 생각해서 써내려갔기 때문에 그 지문을 정확히 이해했다고 말을 못하겠어요.
▶ 답안 - 광주 중앙고등학교 송이슬
<논제1> (라)에 비추어 볼 때, (가), (나), (다)의 공통적 주제가 무엇인지 서술하시오. (10점) (100자 이내, 띄어쓰기 포함)
[답안] 세 글은 인간의 주체적 결단을 강조하는 (라)글과는 다르게 인간을, 자연에 의지하고 정해진 운명에 굴복할 뿐만 아니라 유전자에 내재된 방식대로 행동한다고 설명했다.
[강평] <논제1>은 아쉬운 점이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전체적인 주제를 하나로 취합해 주지 못했다는 점, 즉 ‘인간의 삶이 결정되어 있다’는 내용을 첨가해 주면 좋겠다. 또 하나는 마지막 문장의 ‘세 글은’과 ‘고 설명했다’는 부분을 삭제하면 좋겠다.
▶ 질문
<논제 2>의 극찬에 비해서는 평이 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을 보고 제가 잘못 쓴 부분에 대해 부끄럽기도 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 지금 다듬는다면 어떻게 다듬고 싶은가.
인간의 주체적 결단에 대한 (라)글과는 다르게 인간의 삶이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는 내용이다.
- 마지막 문장의 첨삭에 대해 동의하는가. 동의는 하지만 ‘내가 쓴 문장에서는 그 두가지를 다 넣는게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요.
<논제2>
[1] 이 글을 읽고 나는 고등학교 문학선생님께서 들려 주신 김동리의 <역마>라는 소설이 떠올랐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의 어머니인 옥화는 아들의 역마살을 피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따라 어머니 곁을 떠나 방랑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소설은 (가),(나),(다)글과 인간에 대한 관점이 비슷한데, 나는 이런 관점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 (가)에서는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는 것에서 비롯한 풍수지리사상을 예로 들어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아산만 방조제 공사 때 폐유조선을 사용해 험한 바닷물살을 가로막은 고 정주영 회장의 일화나, 사막을 순식간에 부자들의 로망으로 바꿔버린 두바이의 예를 통해 볼 때 인간은 자연의 제약을 극복하는 자유로운 존재라고 할 수 있다.
[3] (나)에는 자신의 운명에 체념하는 인간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 역시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례로 반박할 수 있다.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 히로타다와 루게릭 병이란 무서운 병을 앓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로 세계 최고의 우주 물리학자가 된 스티븐 호킹 박사 등이 그 예이다. 이렇듯 인간은 자신에게 닥친 어떠한 운명에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여 극복해 나가는 존재이다.
[4] (다)에서 글쓴이는 도덕을 인간의 고유한 가치 체계가 아닌 본능적 성향이 진화된 산물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즉,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친척들에게 친절을 베푸는 행위가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함에 따라 본능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로부터 행해져 내려온 ‘자신의 진심을 다한다’ 는 뜻의 ‘충(忠)’과 ‘자신을 미루어 남을 대한다.’는 뜻의 ‘서(恕)’의 정신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 인간은 동물과는 다르게 타인을 존중하고 나를 낮추며 살아왔다.
[5] 과거에 인간은 내세에 의존하고 자연을 두려워 하여 신성시 하였다. 이런 모습도 그 시대의 상황에서 인간이 선택할 수 있었던 최선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이미 변화의 물결을 탔고 인간은 오히려 자연과 공존하는 법을 알게 됐다. 더 나아가 자연의 법칙을 어기며 생활의 편리함과 더 나은 환경을 추구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간은 우주를 밝혀내는 연구를 하고, 수명 연장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그와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고 나를 낮추는 법을 배우고 있다. 이런 예를 통해 볼 때 인간은 더 이상 자연 앞에 무릎 꿇고 울부짖는 나약한 존재가 아니라, 주어진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주체적인 존재이다.(1257자)
* 단락 표시([])는 인터뷰한 이(글쓴이)가 표시한 것임.
◆ 질문
1. 1등은 했지만 지금 읽어 보았을 때 아쉬운 점은 없는가.
평에서 나온 것처럼 단순한 예가 아니라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는 창의적인 예시를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2. 환경운동가들은 정주영 씨의 간척 사업을 부정적으로 본다. 그런 관점을 고려해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가.
환경적인 면에서는 물론,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정주영 씨의 아이디어는 인간이 자연환경의 제약을 뛰어 넘었다는 면에서는 당연히 존경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3. 이 문제에서 요구하는 관점이 바람직한 관점이라 할지라도 특정 관점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이런 관점에 동의하는가.
- 만약 원치 않는 관점을 요구할 때는 어떻게 쓸 것인가.
우유부단하다고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어느 한 관점에 전적으로 동의한 다거나 반대한 다거나 하지 않아요. 모든 관점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는 양면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따라서 반대의 관점을 요구한다면 그 관점의 긍정적인 면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했겠죠.
4. 마치 자로 잰 듯이 분량을 정확히 지켰다. 어떤 방법을 썼는가.
- 일부러 자수 조절에 신경을 많이 썼는지 아니면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지.
원고지를 쓸 때 이 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일종의 경고선을 그어 놔요. 그런 다음 최대한 그 선을 넘기지 않도록 노력해요.
▶ 최우수 학생 답안 강평
최우수 작품을 선정하기까지 읽은 횟수만 20여 차례 된다. 위 학생의 논술문을 논제가 요구하는 내용을 가장 무난하고 적절하게 작성한 글이다.
- 가운데 줄임-
<논제2>는 형식과 내용 면에서 설명하겠다.
형식면에서 ‘서두, 본문1, 본문2, 본문3, 맺음말’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논제에서 요구하는 비판적인 글을 작성하는 형식으로는 최적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각각의 분량도 <서두>가 200자 정도, <본문1>이 200자, <본문2>가 240자 정도, <본문3>이 240자, <맺음말>이 300자 정도를 이루고 있다. 맺음말이 다소 긴 것이 단점이다. <서두>에서는 예시를 통해 흥미 유발을 하였고 마지막 문장에서 글쓴이의 입장이 제시하였다. <본문1>에서는 제시문 분석, 반례 제시,주장 강조의 형식을, <본문2>는 (나) 제시문 분석, 반례2개 제시, 주장 강조의 형식을, <본문3>은 제시문 분석, 반대 논거 제시의 형식을, <맺음말>은 현실의 모습 제시, 인간의 지속적 노력 강조의 논리적 전개를 보이고 있다.
내용면에서는 가장 돋보이는 점은 예시가 매우 적절하다는 점이다. <서두>에서 흥미유발의 요소로 제시한 김동리의 ‘역마’는 운명론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는 주장을 잘 나타내는 요소이다. (가)제시문의 반증으로 제시한 ‘아산만 방조제 공사’,‘두바이 발전상’은 (가)의 지리환경 결정론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로 아주 적절하다. 아쉬운 점은 예시 2개를 하나로 줄여 깊이 있고 심층적으로 쓰면 더 좋았을 것이다. (나)에서는 비판의 근거로 ‘오체불만족’과 ‘스티븐 호킹 박사’의 예를 들었다. 마찬가지로 반박의 자료로 매우 적절하며 아쉬운 점도 앞의 내용과 같다. (다)에서도 반박의 자료는 예시라기보다는 상술로서 자세히 서술한 경향이 짙다. ‘충(忠),서(恕)’의 정신을 들어 인간의 유전자적 결정론에 대한 반박의 자료로 삼았다. <맺음말>은 다른 학생들과 다르게 매우 길게 작성하였다. 이것은 양면성이 있다. 긍정적인 점은 앞의 내용을 정리하고 부연한 측면이다. 하지만 평이하고 개성이 없으며 단순한 제언 정도의 역할만을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문장의 전개 면, 예시의 적절성, 구성, 표현 등의 면에서 이 논술문은 매우 수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참신한 예시와 유려한 글의 전개는 다른 학생의 수준을 압도하는 면이 있다. 다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창의성이라는 것은 하나의 문제에 대해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사고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다 따라서 하나의 예시를 깊이 있게 분석하는 글을 쓰거나 결론을 줄이고 본문의 분량을 늘여 깊이 있는 사고의 글쓰기를 하였다면 더 좋은 논술문이 되었을 것이다.
◆ 질문
1. 워낙 좋은 평이지만 그래도 전반적인 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 글에 대해 평을 해주셨다는 것 자체가 무척 영광이었어요. 그치만 다른 평들을 읽어보았는데 다른 평들에 비해 제 평이 좀 더 엄격한 느낌을 받았달까? 그래서 조금 서운하기는 했어요.^^
2. 심사위원들에게 한 말씀 올린다면?
뽑아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이요. 제 글을 뽑아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 길이 없었는데 이렇게 여기서 말하게 되네요!^^
[붙임]
[논술 하이킥] 경기도 논술평가 인문계 1등 광주중앙고 2학년 송이슬 양
《경기 광주시 광주중앙고 2학년 송이슬(17) 양. 송 양은 4월 경기도내 모든 고교생이 치른 논술능력평가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송 양의 답안에 대한 심사위원단의 평가는 이랬다.
‘적절한 예시와 유려한 글 전개가 다른 학생의 수준을 압도한다.’
논술학원이라곤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송 양은 어떻게 ‘논술의 왕’이 됐을까?》
○제대로 읽어라
논술에서 송 양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문제분석’이다. ‘요약-비판-내 주장하기’로 ‘세트’형 문제가 나오는 게 통합교과형 논술시험의 추세. 결국 동일한 제시문을 두고 두세 문제가 나오기 때문에 ‘제시문의 내용이 뭔지’ ‘문제가 요구하는 것이 뭔지’만 정확히 이해해도 문제의 절반은 해결할 수 있다.
이번 논술시험도 마찬가지. 송 양은 제한시간 100분 가운데 40분을 문제분석에 투자했다. 인간의 삶을 환경결정론, 운명결정론, 생물학적 결정론의 시각에서 각각 바라보는 제시문 (가)∼(다)와 인간의 주체적 의지를 강조하는 제시문 (라)를 서로 비교하는 문제였다.
송 양은 먼저 제시문을 찬찬히 읽고 밑줄을 그었다. 이후 각 제시문 옆 빈칸에 주제를 한두 줄로 요약해 메모했다. ‘주제를 요약하라(100자)’는 1번 문제는 제시문을 읽는 과정에서 이미 해결된 셈이다.
‘논술의 왕’으로 통하는 경기 광주중앙고 송이슬 양은 평소 친구들과 자유롭게 떠들고 대화하는 것도 논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송 양이 22일 교정에서 친구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 최세미 기자
○사례를 메모하라
학생들이 논술에서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가 제시문 속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이다. 송 양은 일단 각 제시문 옆에 제시문의 주제와 관련된 짧은 사례를 메모한다. 책이나 신문에서 읽은 내용으로부터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까지 생각나는 대로 쓴다. 그 중 논제가 요구하는 바나 글 전체의 흐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한두 개를 선택해 예시로 사용한다. 제시문의 문장을 베껴 쓸 염려가 없는데다가 창의성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이번 논술평가에서 송 양은 △충남 아산만 방조제 공사 때 폐유조선을 사용해 바다 물살을 가로막았던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 및 사막의 부유국으로 발돋움한 두바이(환경결정론 비판) △장애인이 낸 자서전 ‘오체불만족’과 장애인 우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운명결정론 비판) △교과서에서 본 ‘충(忠)’과 ‘서(恕)’의 정신(생물학적 결정론 비판)을 각각 사례로 들었다.
○논술공부, 따로 없다
주로 책과 신문에서 글감을 얻는 송 양. 학교 독서교육과 고교 1학년 때부터 들어온 방과 후 논술특강이 큰 도움이 됐다. 광주중앙고는 독서교육이 철저한 학교로 소문났다. 전교생이 한 학기에 책 3권을 의무적으로 읽고 독후감을 쓴다. 송 양이 요즘 읽고 있는 책은 소설 ‘김약국의 딸들’. 성적순으로 여학생, 남학생 각 100명만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에선 별도로 격주 1권의 책을 읽고 독후감 검사를 받는다.
이 밖에 주 1회 1시간 반씩 외부강사가 진행하는 논술특강에선 ‘뉴스 일기’를 검사한다. 노트의 한 면에는 일주일 동안 가장 이슈가 된 사건의 신문기사를 스크랩하고, 또 다른 한 면에는 기사를 요약(300∼400자)한 뒤 ‘나의 주장-주장의 이유-대책’을 3단계로 써보는 것이다.
○소크라테스처럼 대화하라
책과 신문에서 아무리 좋은 사례를 얻었더라도 이를 제시문과 연결하는 논리력이 없다면 소용이 없다. 시사 이슈나 배경 지식에 관한 자료를 읽은 뒤 선생님과 20∼30명의 학생들이 자유롭게 문답을 주고받는 논술특강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은 이런 논리력과 순발력, 그리고 창의적인 적용능력을 키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필요하다고 보니?”(교사)
“저는 FTA를 안 했으면 좋겠어요.”(학생)
“왜?”(교사)
“미국보다 우리나라의 농업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농민들한테 피해가 크니까요.”(학생)
“농업은 그렇지. 그럼 농업 말고 다른 분야는 어떨까? 우리 소비자들의 입장에선?”(교사)
○생활이 논술이다
논술수업뿐 아니라 모든 대화는 논술의 ‘잠재적 글감’이 될 수 있다는 게 송 양의 생각. 친구들이나 기숙사 선배들, 학교 선생님과 주고받은 대화 중 되새길 만한 대목은 따로 메모해 놓거나 기억한다.
이번 논술능력평가에서 송 양이 ‘두바이’라는 멋진 사례를 들 수 있었던 것도, 기숙사에서 3학년 선배 언니와 잡담을 주고받다가 우연히 ‘얻어들은’ 내용을 따로 공부해둔 덕분이다. 당시 송 양은 사막을 배경으로 한 개그 한 토막을 선배에게 들려주며 웃고 있었는데, 선배가 불현듯 “호호호. 사막을 완전히 바꿨다니, 완전 ‘두바이’잖아?” 하고 말했던 것. 송 양은 두바이에 관한 자료를 샅샅이 찾아보았고 관련 내용을 메모해 두었다.
“그냥 조잘거리고 노는 것 같아도 사실 모든 대화는 ‘정보의 교환’이 아닐까요?”(송 양)
궁금한 게 생기면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3학년 선배들이나 같은 학년 친구들에게까지 거침없이 물어본다는 송 양은 810명인 전교생이 모두 가족 같다고 말할 만큼 소문난 ‘마당발’이다.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진학해 장차 문학 선생님이 되는 게 꿈. 송 양은 “FTA 같은 건 사회과목을 잘 하는 친구한테 물어보지만 시나 소설이 나오면 제가 친구들을 가르쳐 줘요”라며 웃었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 질문
1. 진짜 논술 학원 근처에도 안 가 보았는가?( 농담??)
아쉽게도 정말 근처에도 안 가 보았어요. 저희 지역은 그다지 번화한 곳이 아니라 논술학원이 없어요. ^^
2. 방과 후 특강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1학년 때는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었고, 그 중 하루는 논술일기를 써 내야 했어요. 논술일기는 일주일동안 신문을 읽고 그 중 기사 한 편을 골라 기사요약을 한 후 자신의 의견을 쓰는 것이었고요. 2학년 때는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있었는데 논술일기는 여러 분야 중 자신이 전문적으로 알 고 싶은 분야를 선택해서 그 분야에 관한 기사를 읽고 더 심층적으로 써서 냈어요. 수업은 선생님께서 그날그날의 주제에 관한 개념, 용어 등을 설명, 정리를 A3크기의 용지에 프린트해서 나눠주셨어요. 그럼 우리는 선생님께서 논술일기를 채점하시는 동안 그 내용을 읽고, 채점이 끝나면 그 주제에 대해 수업을 받았어요. 선생님께서는 너무 딱딱한 수업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셔서 늘 주제와는 다르게 샛길로 새는 날이 많았지만 오히려 저는 그런 점에서 더 논술수업을 듣고 싶어 했어요.
3. “생활이 논술이다”라는 말이 아주 멋지다. 특별히 논술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인가?
고등학교에서 입학 전 프로그램이 있거든요. 그곳에서 처음 논술수업을 들었을 때요. 그 때 선생님께서 논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설명해 주실때는 왜 진작 몰랐을까 하는 생각에 두근두근 거렸어요.
4. 중학교 때까지는 어떤 글을 써 보았는가.
평범했어요. 일기(관찰일기, 마인드맵, 그림일기, 시, 효도일기 등등), 독후감, 자기소개서 등 모두가 한 번 쯤은 써보았을 만한 글들이죠.^^
5. 평소 과목 공부는 논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
논술을 그렇게 많이 해보지 않아서 영향을 끼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많은 예를 들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해요. 문법 같은 경우는 맞춤법 등에 큰 영향을 끼치고, 문학은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접함으로써 제 생각을 풍부하게 해 준다고 할까요? ^^
6. 마지막으로 선생님께 묻고 싶은 것은?
실례지만 성함이 참 독특한데 의미가 궁금해요^^ (진심 반, 농담 반;;)
- 평소 논술 관련해서 제일 궁금한 것은?
모두가 궁금하겠지만 논술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요.^^
5. 마무리
1) 역시 대면첨삭은 묵직한 내용과 따끈따끈함의 만남이다.
2) 생활 중심의 통합논술은 바로 첨삭의 교육전략에도 해당된다.
3) 논술왕 이슬양은 공교육에서 지향해야 할 통합논술의 전형을 보여 준다. 문제는 평범하거나 논술을 싫어하는 평민들을 어떻게 왕으로 키울 것인가이다.
4) 대면첨삭은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아주 좋은 대화 전략이라고 본다.
[퀴즈]
1. 대면첨삭의 문제설정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첨삭의 긍정성에 주목한다면 대면첨삭이 가장 이상적이다.
② 어떻게 첨삭하느냐보다 무엇을 첨삭하느냐가 중요하다.
③ 첨삭은 양면의 칼이다. 독이 될 수도 있고 영영분이 될 수도 있다.
④ 첨삭은 단지 글을 고쳐 주는 것이 아니라 글을 부추기는 것이다.
<답> ②번
<해설> 무엇을 첨삭하느냐보다 어떻게 첨삭하느냐가 중요하다.
2. 대면첨삭의 자리매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첨삭이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면 대면첨삭을 통해 제대로 된 지시가 있어야 한다.
② 대면첨삭은 보통 대화일 수도 있고 상담일 수도 있고 지시일 수도 있다.
③ 대면첨삭은 학생글의 교재 텍스트가 되는 묵직한 만남이다.
④ 대면첨삭은 학생의 내면 들여다보기의 은밀하고 즐거운 만남이다.
<답> ①번
<해설> 첨삭이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면 대면첨삭을 통해 텍스트 토론이 되어야 한다.
3. 대면첨삭의 주요 전략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성실한 기자가 인터뷰 준비하듯 철저히 준비한다.
② 학생글을 철저히 읽고 꼼꼼하게 인터뷰 내용을 메모하되, 그렇다고 준비한 메모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③ 학생이 되도록 많은 질문을 할 수 없도록 철저하게 대화 전략을 잘 짠다.
④ 담화 형식상 인터뷰라 하였지만 실제 내용에서는 토론이 될 수도 있다.
<답> ③번
<해설> 학생이 되도록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대화 전략을 잘 짠다.
4. 대면첨삭에 대한 다음의 설명 중 가장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면첨삭은 묵직한 내용과 따끈따끈함의 만남이다.
② 교과 중심의 통합논술은 첨삭의 교육전략과는 무관하다.
③ 논술왕 이슬양은 공교육에서 지향해야 할 통합논술의 전형을 보여 준다.
④ 대면첨삭은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아주 좋은 대화 전략이라고 본다.
<답> ②번
<해설> 생활 중심의 통합논술은 바로 첨삭의 교육전략에도 해당된다.
[요점정리]
1. 첨삭의 긍정성에 주목한다면 대면첨삭이 가장 이상적이며, 무엇을 첨삭하느냐보다 어떻게 첨삭하느냐가 중요하다.
2. 첨삭은 단지 글을 고쳐 주는 것이 아니라 글을 부추기는 것이다.
3. 첨삭이 일방적 지시가 아니라면 대면첨삭을 통해 텍스트 토론이 되어야 한다.
4. 대면첨삭은 학생글의 교재 텍스트가 되는 묵직한 만남이다.
5. 대면첨삭을 위해서는 먼저 학생글을 철저히 읽고 꼼꼼하게 인터뷰 내용을 메모하되, 그렇다고 준비한 메모대로 인터뷰를 진행할 필요는 없다.
6. 대면첨삭에서는 학생이 되도록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대화 전략을 잘 짠다.
7. 생활 중심의 통합논술은 바로 첨삭의 교육전략에도 해당된다.
8. 대면첨삭은 소크라테스 대화법이 아주 좋은 대화 전략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