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사랑, 닮고 싶어라
황영준 2013. 12. 4
사랑한다. 사랑하라. 누구나 흔하게 쓰는 말이지만,
사실 이보다 인간적인 말이 있겠는가.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이야기다.
1982년, 동산교회를 개척해서 예배를 모인지 2년째 되던 해 성탄 이브였다.
어른 30명에 아이들은 좀 더 많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하고,
서로에게 잘 해 주려는 그런 분위기였다.
유초등부와 중고등부 찬양예배를 드리고 선물도 나누었다.
교회가 있는 지역(광주 북구 풍향동)은 미개발지역 이었다.
나지막한 언덕에 주택들이 모여 있고, 비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으로 이어졌다.
행사를 마친 늦은 시간에 손님이 찾아왔다.
잘 아는 부인이 초등학생 두 아들과 함께, 또래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성탄 선물 보따리를 들고 온 것이다. 미리 약속했던 일이라서 그들을 데리고
산타클로스로 나섰다. 그 때, 광주교육대학 빨간 벽돌 담장을 의지해서
판잣집(무허가 건물)을 짓고 사는 집들이 많았다.
거기 사는 우리 교회 꼬맹이들을 방문했다.
단칸방에 들어가서 선물을 주었는데, 뜬금없는 선물을 받고 무척 신나 했다.
친근하게 지냈던 그 부인에게 금년에는 아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시키자고 권했다.
어렵게 사는 이웃과 나눔의 기쁨을 체험하게 하자고 했다.
선물을 받은 아이들 기쁨도 컸지만 찾아간 아이들이
더 좋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예배당을 건축하면서부터(광주 북구 우산동) 봉사활동에 나섰다.
여전도회는 매월 귀일원을 방문해서 목욕 봉사를 했다.
건물 후미진 곳에 물통을 놓으면 그곳이 목욕탕이었다.
일손이 부족했던 때라서 이런 봉사도 도움이 되었다. 몇 년을 다니니
얼굴이 익어서 친근하게 지낼 수 있었다.
여전도회가 여럿이 되면서는 교도소 장기수 몇 명과 결연을 맺고 정기적으로 방문했고,
또 다른 그룹은 소록도에 김치를 담아가는 일을 했다.
남전도회원도 기쁨의 집(담양)을 다녔다.
행려자, 알코올 중독자, 정신 장애자들이었다.
처음에는 예배드릴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 대밭 가에 모였는데 찬송가도 몰랐다.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하게 했다.
그들의 생활 가운데 은혜가 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원장이 아내와 함께 오직 예수 사랑으로 30여 명에게,
밥 해 먹이고, 재우고, 돌보는 것이었다. 감동적인 헌신이었다.
시설 보완에도 힘을 보탰다.
성탄절 떡국잔치를 잊을 수 없다.
12월 25일, 성탄예배가 끝나면 남녀 교인들이 방문해서
마당에 가마솥을 걸고 떡국을 끓였다. 장작불 연기가 피어올라서
온 집안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면서도 즐거웠다. 시설도 불편하고,
나눠먹기도 힘들었지만 참 즐거웠다. 개인별로 나눠주는 양말이나 과자를 받고
고마워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어떤 청년은 나를 보면 하나님 오신다고 소리 지르며 달려 나와 부둥켜안았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초청해서 점심을 대접하고,
두터운 점퍼를 입혀주고, 군에 있는 청년들에게도 깜짝 선물을 보내서
고맙다는 인사편지를 받기도 했다.
그런 시설들이 지금은 정부 지원으로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생활도 좋아졌다.
유급 직원도 많다. 그전처럼 어려운 경제 사정을 몸으로 때우는 그런 고생은 지나갔다. 마음과 작은 물질로 서로를 섬기며, 작은 일에도 고마워하던 그 시절이 삼삼 하다.
작년 12월 25일 오후에,
두 교회 목사님이 교인들과 함께 소록도 교회에 가겠다고 해서 함께했다.
명절이나 기념일이면 오히려 외롭고 쓸쓸한 한센인 들이다.
2시간 걸려 늦은 시간에 도착했지만, 연락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에게
성탄선물을 전했다. 먼 길을 갔던 분들의 더 크게 기뻐하는 눈치였다.
지난 11월에도 동산교회에서 김장김치를 가져갔다.
대부분이 손을 잘못 쓰는 장애자라서 김치를 담글 수 없다.
그런 형편이라서, 김치는 보약 같은 귀한 선물이라며 고마워한다.
금년에도 만나면 반가울 사람들이 많다.
임마누엘로 오신 예수님, 그 은혜를 찬양하며, 좋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큰 기쁨의 좋은 소식 예수 탄생
낮아지고 섬기고 대신 죽은 예수 사랑 닮고 싶어라.
가브리엘 천사처럼 하나님의 사랑 전하리라
기쁨원 성탄절 방문
여러 해 전에 찍은 사진이라서 인물들이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함께 했든 그 시절에 함께 했든 모든 분들이,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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