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鼓山] 875m 전북 진안
산줄기 : 백두덕유지맥
들머리 : 진안군 안천면에서 동향면을 넘는 13번국도 수치
위 치 전북 진안군 안천면/상전면
높 이 875m
# 참고 산행기[사네드레]
구량천을 따라 49번 국도가 지나는 곳에 위치한 상전면 진밭마을에서 고산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는 진밭마을을 지나면 바로 나타나는 죽산 안씨 무덤 뒤로 이어진다.
고산은 2006년 4월1일 상전면에서 순환 등산로를 개설하였다. 그러나 이곳을 오르는 등산인의 발길이 뜸하여, 등산로는 눈과 낙엽으로 덮여 있어 길을 잃지 않기 위해 지도를 확인하며 올라갔다.
마을을 지나 등산로를 오르다보니 잠시 후 상전면에서 달아놓은 등산로 표지기를 발견하게 된다. 분홍색 바탕에 '상전면 순환 등산로 개통' 이라는 글이 적힌 표지기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묶여 간간히 바람에 날리고 있다. 표지기를 발견한 후로는 길을 찾는데 어려움 없는 산행이 된다.
515m 높이의 산영치에 올라섰다. 암벽 아래로는 얼어붙은 구량천과 하얀 연기를 내뿜는 천반산휴양림이 보인다. 건너편으로 흰색의 장벽처럼 솟아 있는 눈 덮인 천반산이 자리하고 있다.
산영치를 지나 조금 가면 거대한 암릉지역이 나타난다. 가파른 비탈면 아래로 연결된 등산로엔 많은 눈이 쌓여 있어 겨울에 산행하기에는 위험한 길이다. 앞서 지나간 산토끼의 흔적을 따라 눈을 헤치고 잔가지를 잡으며 조심스레 비탈면을 내려가면 암릉 위의 둔덕에 다다르게 된다.
힘들게 내려온 보답인 듯 암릉의 오른편으로 뿌연 안개 속에 덕유산 일대의 산세가 수줍은 듯 드러내는 모습이 일품이다. 능선과 산짐승의 흔적을 따라 암릉이 끝나는 곳에 다다르면 새로운 암면을 만나게 된다. 암릉과 암면 사이에 놓여진 작은 작은 바위로 뛰어내려 넓게 비탈진 암면을 오르면 말라있는 고목 한그루가 바위면 위로 솟아 있다. 살아있는 동안 깊게 내린 뿌리 때문인지 차가운 암반 위에 모진 바람을 가르며 서있다.
외로운 고목을 지나며 암릉은 끝나고 숲으로 둘러싸인 능선길로 들어서게 된다. 정상으로 향하는 눈 덮인 길, 눈이 온 지 꽤 되었지만 산짐승 흔적 말고는 사람의 흔적은 작년에 달아놓은 작은 분홍색 표지기 뿐이다.
초입부터 보이던 토끼 발자국은 마치 이곳이 길이라고 알려주듯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는 동안 끊이지 않고 이어져 있다. 811m 지점의 봉우리에 오르니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올라온 길을 돌아보니 어느새 멀어진 암릉지대와 구량천이 햇살을 받아 눈부시다.
휴식을 마치고 20여분 정도 올라 정상에 도착한다.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있고 남쪽을 제외하고는 모두 높은 나무들과 잔가지로 쌓여 있다. 시원한 조망이 없는 다소 실망스러운 곳이다. 정상에서 오른쪽(동쪽)으로 내려가는 희미한 산길이 보인다. 지도를 보니 싸리재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용담호의 모습을 보기 위해 왼쪽(서쪽)으로 길을 잡고 내려가길 5분 정도. 능선 위에 넓게 자리잡은 헬기장이 나타난다. 헬기장에선 멀리 용담호가 내려다보이고 맑은 날이었더라면 주변 산군 조망은 무척 멋질 것이리라. 북쪽으로부터 조항산, 지장산, 서대산, 성치산, 진악산, 명덕봉, 명도봉, 구봉산, 운장산, 옥녀봉, 부귀산, 마이산, 내동산, 성수산, 덕태산, 백운산, 장수덕유산까지 안개 속에서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다. 희마하게나마 드러내는 산들을 지도에서 찾아가며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서쪽으로 약 40분 가량 가다보면 지도에 838m로 표시된 무명의 바위봉우리에 도착하게 된다. 멀리 용담호가 굽이굽이 똬리를 튼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무명봉 바로 아래에서 북서쪽 능선과 서쪽 능선으로 나뉘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삼거리라고 알려주는 표시가 없어 능선이 나눠지는 것만 알 수 있다.
잠시 산행을 멈추고 방향을 찾기 위해 지도를 찾았지만 산행 도중 바람에 날아갔는지 배낭이 열려 있고 지도가 보이지 앟는다. 간간히 보이던 등산로 표지기도 눈과 잔가지로 찾을 수가 없고,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는 등산로는 눈까지 덮여 길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다행이 GPS가 간간히 신호를 잡고 있었다. 작은 GPS의 화면을 보며 주변 산세를 비교하여 서쪽 능선으로 길을 잡았다.
한참을 능선을 타고 가다보니 예상했던 지형과 다른 모습이다. 산행을 멈추고 다시 GPS를 확인하며 자세히 비교해보니 능선을 잘못타고 있었다. 북서쪽의 대덕사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서쪽 방향으로 들어서 있었다.
다디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온 상황이라 일행과 상의 후 현재 있는 서쪽 능선의 끝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로 잡았다. 서쪽 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659m봉에 도착하니 멀리 마이산의 두 봉우리가 흐릿하게 나타난다. 659m봉에서 북쪽과 남쪽으로 길이 나뉜다. 눈에 덮여 정말 길인지 싶을 정도로 알아보기 힘들다. 북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인 듯 아닌 듯 눈을 헤치며 내려가니 잠시 후 다수의 죽산 안씨 무덤이 나타난다. 몇몇 봉분은 용담댐 건설로 이장된 흔적이 보인다.
무덤을 지나 월포리 방향으로 접어드니 용담댐으로 수몰되기 전에 있었던 집터들이 나타난다. 밭을 일궜던 흔적과 언덕 위에는 허름한 집이 한 채 남아 있다. 빈집으로 보이지만 얼마전까지 사람이 다녀간 득 맑은 계곡물이 호스를 타고 큰 대야로 흘러들고 있다.
오랜 시간의 산행으로 빈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옆으로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등산로가 보이고, 앞으로는 용담호를 끼고 돌아가는 길이 낮은 고개로 나있다. 휴식 후 고개를 넘으니 지도상에 없는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건설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 콘크리트 포장도로다. 도로는 구룡리와 월포리 사이의 계곡 대덕사 입구를 알리는 표지석을 지나 용평교까지 이어져 있다.
대덕사 입구를 지나 용평교 방향으로 가면 용평대교 옆에 자리한 몇 곳의 식당들과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에 이른다.
고산 산행은 교통의 불편과 산행 중 길을 잃어 많은 고생이 뒤따랐지만, 그로인해 더욱 산행 전의 철저한 준비와 안전에 대해 신경쓰게 되었다.
진밭에서 정상을 거쳐 용담호로 내려오는 산행길을 제대로 밟아보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산행길잡이
진밭마을-(30분)-산영치-(10분)-암릉지대-(1시간5분)-811m봉-(20분)-정상-(5분)-헬기장-(40분)-838m봉(삼거리)-(1시간25분)-659m봉-(30분)-묘지-(25분)-빈집-(45분)-대덕사 입구-(35분)-식당
고산은 덕유산 서북쪽으로 있는 몇 개의 지능 중 하나로 용담호를 잘 볼 수 있는 산이다. 이곳 주민들은 고산을 대덕산이라고도 부른다. 49번 도로가 이어지는 진밭마을이 들머리가 된다. 진밭마을에서 산영치까지 낙엽과 눈으로 덮여있는 인적이 없는 길이다. 산영치를 지나 암릉지대로 접어드는 길은 깎아지른 바위면을 내려서야 한다. 위험한 암릉지대를 지나면 811m봉까지 눈과 나무로 덮인 긴 능선길로 들어선다. 811m봉을 지나면 정상이 가까우며 정상에서 헬기장은 바로 옆이라 할 수 있다.
헬기장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우뚝 솟아오른 838m봉이 나타난다. 봉우리 바로 아래에서 길은 세 갈래로 나눠지고 서쪽 능선의 끝봉인 659m봉까지는 능선을 따라 간간히 나오는 바위지대를 지나야 한다. 659m봉에서 북쪽으로 죽산 안씨 무덤까지 경사면을 내려오면 계곡 건녀편으로 허름한 집 한 채가 나타난다. 이 집을 지나면 잠시 후 포장도로를 만나게 되고 도로는 용평교까지 이어져 있다.
*교통
자가용으로 고산을 가려면 서울에서 경부고속국도를 타고 대전까지 오면 대전-통영간 고속국도 덕유산나들목에서 나와 19번 국도를 타고 무주 방면으로 안성면 소재지까지 간 뒤 좌회전해 49번 지방도를 갈아탄다. 이후 동향면 사무소를 거쳐 죽도 방면으로 약 17km를 가면 진밭마을이 나타난다.
대중교통 이용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진안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2번 10:10, 15:10에 있다. 요금 13,800원. 진안에서 죽도까지의 교통편은 진안공용버스터미널에서 상전면행 버스를 탈 수 있다. 따로 번호가 없는 군내버스이며 진안에서 출발하여 상전면을 거쳐 죽도로 가는 버스는 매일 6번(08:20, 09:20, 12:40, 15:30, 18:00, 19:20) 운행한다. 진안터미널 063-433-2508.
*잘 데와 먹을 데
고산의 주변으로는 몇몇의 숙박시설이 있으며 가장 가까운 곳으로는 천반산휴양림(063-432-7366)이 있다. 그외 월포대교 건너에 있는 하늘과호수사이펜션(432-2347)과 죽도대교 건너의 마이산펜션(432-0361)이 있으며 진안읍으로 많은 숙박시설이 있다.
안천면에서 불로치터널을 지나 용평대교를 건너기전 길목에 금강어부촌(433-1592)을 비롯한 몇 곳의 식당이 있으며 불로치터널 인근에 자연산 민물고기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용쏘나루터(432-9973) 등이 있다.
*볼거리
진밭마을 옆으로 정여립의 최후로 기록되는 죽도가 있으며, 동향면 능금리에는 고려 초에 설립되어 1391년 고려 공양왕 때 중건되었다는 용담향교가 있다. 고산을 내려오며 만나는 대덕사에는 정한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신성시 하는 장소인 물탕이 있다. 1971년 12월2일에 전라북도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된 회사동3층석탑이 상전면 주평리에 자리잡고 있다.
글쓴이:이명재 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7년 3월호 [사네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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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 벗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