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첫 절기인 입동이 지나고 바람이 찬 기운을 가득 몰고 온 하루
모험의숲에 모인 다섯 명의 아이들...
춥다고 몸을 웅크리면서도 각자 하고 싶은 놀이에 몰입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불을 피우고, 모래마당에서 케이크를 만들고, 연못에서 낚시를 즐깁니다.
그러다가도 모두 모여 힘을 합쳐 함께 불을 피우고 아침 간식으로 귤을 구워 먹었습니다.
색색깔의 낙엽이 깔린 숲길을 걸으며 씨앗의 여행을 도와주기도 하고 낙엽으로 동물 모양도 만들어 봅니다.
걸을 때마다 바스락 거리며 아이들에게 말을 거는 낙엽들이 재미를 더해 주고,
새록새록 떠오르는 지난번 달빛산행 때의 추억들이 숲산책을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아침에 무얼 먹고 왔는지 넘치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 한 어린이 한 명은 숲의 나무와 바위와 돌덩이들과 힘겨루기를 하고,
다른 어린이들은 그 모습에 웃음을 멈출 수 가 없었답니다.
오늘은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날,
비록 과도이지만 진짜 칼을 이용해 야채를 썰다보니 오히려 교사가 더 긴장을 멈출 수가 없었네요.
하지만 아이들은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믿음이 있으니 진짜 칼을 맡길 수가 있었습니다.
매운 것을 먹기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있어 비록 하얀 떡볶이가 되었지만 맛은 끝내주었답니다.
서로 간을 보겠다며 너도나도 다투는 바람에 간은 정말 딱! 맞았구요.
아이들은 엄지척!을 하며 꼬치어묵과 함께 떡볶이 한 냄비를 다 비워냈답니다.
오후에는 다음 시간에 만들 화살 재료인 마른 개망초 줄기를 아이들과 함께 꺾으러 다녀왔습니다.
그러고 나서 아이들은 모래마당에 ‘숲카페’를 오픈했습니다.
오전에 기운을 다 써버린 다정한 오빠손님의 주문량이 많아 카페는 아주 분주했네요.
(메뉴판의 맞춤법이 아닌 아이들의 예술성에 집중해주세요)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시험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며,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의 호응과 반응으로 자신감을 획득합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은 단순한 지식을 놀이를 통해 입체적으로 엮어내며 자신의 세계 속에 자신만의 형태로 구축해 냅니다.
“뇌는 결코 고립 속에서 성장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호작용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놀이의 세계 속에서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찬 기운이 가득한 입동의 시기, 이런 때일수록 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내며 사람간의 따뜻함으로 겨울을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세상에나 건희가 계속 무슨 돌을 뽑았다고 했는데 ㅎㅎㅎ 버스타기 전에도 기운이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아침에 먹은 소고기뭇국 때문일까요?
웃음 한가득 선물하고 간 건희 저력의 바탕에는 소고기뭇국이 있었군요! 동생들에게 맞춤 놀이 서비스를 해 준 건희가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어머 카페 물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아이는 누구일까요 ㅎㅎㅎ
이렇게 추운 날 집이 아닌 밖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모험의 숲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봄이는 '바닐라 라떼'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물으니 엄마가 자주 마시는 거라 알고 있다고 하던데요 ㅎㅎ 엄마 취항도 알고 김장 하는 엄마의 수고도 아는사랑스런 딸래미네요